[충북 농업의 블루오션 곤충산업] 16. 과제와 전망

식용곤충 갈색거저리

[중부매일 김정미 기자] 곤충자원을 발굴하고 활용하는 곤충산업이 새로운 농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곤충유래 물질에서 기능성 및 의약품 소재 개발이 이뤄지고 있고, 국내 한 대학병원은 고소애를 환자식에 적용하며 친환경 단백질 공급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곤충은 인간에게 유용하게 이용되고 있거나, 이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잠재적 가치를 지닌 생물자원으로 통한다. 충청북도 역시 산업화 가능성을 주목해 곤충산업 육성에 나섰다. 애완곤충, 식용곤충, 관광 활성화, 6차산업화 등 곤충을 활용한 산업화 시도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현장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곤충산업의 과제와 전망을 정리했다. / 편집자


#곤충농가·기업 상생모델 찾아야

왼쪽부터 이기열 농학박사, 김영호 충북도농업기술원 과장, 김용욱 (주)케일 대표, 류시두 이더블버그 대표

곤충농가와 전문가들이 곤충산업 활성화를 위한 전제 조건으로 제시한 것은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다.

곤충사육농가는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는데 안정적 수요처는 없다는 것이 문제이기 때문이다. 자치단체 혹은 정부 차원의 대규모 수요처가 필요하다는 지적은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

청주시농업기술센터와 함께 고소애순대를 개발해 화제가 됐던 ㈜글로벌푸드 박남규 대표는 "곤충산업을 미래 식량자원으로 육성하려면 곤충사육농가의 위생적 제조 가공과 생산 안정화를 위한 적극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곤충농가와 기업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판로 확대를 위해 농가와 기업, 학계와 지방자치단체의 협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여운하 (사)한국곤충산업협회 충북지부장은 경쟁력 확보를 위한 방안으로 사육농가의 체계적 사육 시스템 마련을 주문했다.

여운하 충북지부장은 "충북지역 대부분의 곤충사육농가들이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다 보니 수입은 적고 사육 방식도 제각각"이라며 "자치단체 차원에서 체계적인 사육 시스템을 마련해 규격화된 곤충을 생산해야 한다"고 밝혔다.

곤충산업 전문인력 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옥천군농업기술센터 사례는 곤충산업에 관심을 갖고 조례 제정을 준비중인 충북지역 시·군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귀철 소장은 "곤충산업은 창업비용이 저렴해 귀농인들의 사업 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전문지식이 부족하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그러면서 옥천군농업기술센터는 앞으로 전문인력 양성, 곤충생산기반 육성, 가공 판매와 홍보를 담당하는 곤충거점가공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곤충사육기술 보급, 곤충해설사 과정 개설, 곤충질병 방제를 위한 종충 구입비 지원 등 옥천의 움직임은 맞춤형 지원 시스템 구축 노력을 펼치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안기고 있다.


#곤충식에 대한 혐오감 극복해야

사진 왼쪽부터 여운하 (사)한국곤충산업협회 충북지부장, 전귀철 옥천군농업기술센터 소장, 박기환 (주)충북곤충자원연구소 대표, 박남규 (주)글로벌푸드 대표

미래식량이자 단백질 공급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식용곤충은 혐오감을 극복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농촌진흥청과 농업기술원을 중심으로 드물게 요리 레시피가 공개되기도 하지만 관심을 환기시키는 수준 그 이상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런 점에서 국내 1호 식용곤충 요리 식당 '빠삐용의 키친'을 운영하는 국내 대표 친환경 단백질식품소재회사 ㈜케일의 실험은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케일 김용욱 대표는 곤충의 혐오감을 없애는 방법으로 원형을 파괴한 분말화 및 소재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풍부한 영양과 기능성 물질을 자랑하는 '슈퍼푸드'를 대중적으로 보급하기 위해서는 거부감을 없애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국내 최초 식용곤충 전문 식품제조업체를 운영하는 이더블버그의 류시두 대표는 곤충 원형 그대로를 상품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류시두 대표는 마니아층과 숨은 수요 계층 공략에 나섰다. 그는 식용곤충의 영양과 가능성을 주목하는 소비자가 많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많은 요리보다 많은 매장을 통해 식용곤충과 일반대중의 접점을 높이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는 곤충을 먹기 위해서는 눈이 아니라 뇌를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식용곤충 산업 역시 행정적 지원을 필요로 한다. 흰점박이 꽃무지유충(굼벵이)을 생산해 제주곤충보감영농조합법인을 통해 진액과 환으로 상품화하고 있는 제주의 곤충농가들은 전담부서 마련을 과제로 꼽았다.

제주특별자치도 곤충산업협회장을 맡고 있는 이상호 회장은 중앙정부 차원의 소비확대 노력과 식품개발,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안정적 생산 기반 조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충북 토종곤충 산업화 방안 찾아야

충북도 농업기술원 반딧불이 / 충북도 농업기술원 제공

충청북도농업기술원 재직 시절, 반딧불이를 사육할 수 있는 사육 상자와 대량 사육기술을 개발해 특허를 낸 이기열 박사(전 충북도농업기술원 연구개발국장)는 곤충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이 박사는 "곤충은 지구에 사는 생물종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생명산업의 마지막 자원"이라며 "곤충산업에 대한 충북의 늦은 출발이 아쉽기는 하지만 몇 가지 과제를 해결하면 활성화가 가능하다"는 낙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이기열 박사가 꼽은 첫번째 과제는 곤충산업발전에 대한 적극적 지원과 연구개발을 선도해 우수 종자를 곤충사육농가에 보급하는 일이다.

충청북도가 올해 곤충종자보급센터를 유치하고 'ICT를 활용한 곤충종자보급센터 건립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을 추진중인 만큼 곤충종자보급센터가 충북에 설립되면 곤충산업도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충북농업기술원 김영호 친환경연구과장은 "곤충종자보급센터가 충북에 설립되면 연관 산업인 곤충생산, 가공, 유통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리지역에 맞는 곤충분야를 연구개발하고, 충북을 대표할 곤충관련 단체를 육성·지원해 농업인의 소득증대에 선제적으로 대응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기열 박사는 충북의 토종 곤충을 산업화할 수 있는 종 발굴, 이미 산업화된 곤충에 대한 부가가치 창출 방안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동애등에, 갈색 거저리, 장수풍뎅이, 반딧불이, 사슴벌레, 귀뚜라미, 나비를 비롯해 양봉, 양잠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사육해서 판매하는 1차 산업을 벗어나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지역별 곤충체험학습 생태원 조성을 통한 관광 연계, 다양한 정책 발굴, 관련 산업에 대한 인프라 확보 및 전문가 육성, 곤충산업 관련 조직 일원화와 예산 확보 필요성은 차별화 전략의 일환이다.

이기열 박사는 "환경정화곤충을 이용한 음식물과 가축분을 친환경으로 처리하는 시범사업을 확대해야 한다"며 "식의약용곤충 특화단지 조성, 지역 교육청과 연계한 자연 학습곤충 사육모델 개발 등 여러 정책을 도정에 반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끝>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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