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기업(氣up)을 찾아서] 1. 노무법인 명장

윤운채 대표 공인노무사와 '노무법인 명장' 직원들이 환하게 웃으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노무법인 명장'은 시차 출근제를 도입, 여직원들의 일·가정 양립 환경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다. / 김정미

[중부매일 김정미 기자] 우리나라는 OECD 국가 가운데 일·가정 양립이 미흡한 국가로 알려져 있다. 이는 노동생산성, 삶의 질, 사회자본 등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경력 단절 여성에게 재취업 기회를 제공하고, 일과 가정이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 여성친화적인 이들 기업은 여성이 지역사회의 재원이 될 수 있도록 개개인의 성장을 돕고, 일 하고 싶은 직장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업주와 직원이 모두 행복한 기업, 출근이 기대되는 충북의 여성친화적 기업 10곳을 취재했다.

기업고객의 인사와 노무업무를 지원하는 노무법인 직원들은 감정적 스트레스가 많은 직업군에 속한다. 법인 내부에 정시퇴근제도가 있지만 기업 고객의 업무시간에 맞춰야 하다 보니 정시퇴근이 원활하지도 않다. 근로기준법과 최저임금 상승 등 인사·노무 제도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근로자들의 역량강화 교육도 지속적으로 필요한 상황. 일·생활 균형을 고민하던 대표는 시차 출퇴근제를 도입했다.


#희망의 사다리가 되다

노무법인 명장의 여직원 휴게실 / 김정미

청주시 흥덕구 사창동에 위치한 노무법인 명장(대표 윤운채)은 인사노무 전문 컨설팅 업체이다.

전체 직원 13명 가운데 50%가 넘는 7명이 여성근로자이다. 업무 특성 상 사회보험에 관한 지식을 가지고 있고, 노무 관련 업무 경력이 있는 직원 채용을 희망하지만 관련 경력자를 찾기는 쉽지 않다.

노무법인 명장의 윤운채 대표 공인노무사가 선택한 방법은 경력단절 여성을 채용하는 것이었다. 윤운채 노무사는 "우연한 기회에 충북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를 통해 경력단절 여성을 채용했는데 업무 이해도 빠르고 일을 잘 해줘서 신뢰가 쌓였다"고 말했다.

윤 노무사는 "경력단절 여성들은 일의 소중함을 잘 알고 있다"며 "책임감도 남다르다"고 말했다. 이후 노무법인 명장은 경력단절 여성들에게 잇달아 취업 기회를 제공했고 평균연령도 더불어 높아졌다. 7명의 여직원 가운데 1명을 제외한 나머지가 모두 40대이다. 감정적 스트레스로 인한 근로자의 번아웃을 예방하는 것은 노무법인의 현실적 과제였다. 직원복지는 회사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매우 중요한 요소였다.

업무 공간과 분리된 여성휴게소를 만든 것도 이 때문이다. 명장의 여직원들은 휴게실에서 차를 마시거나 책을 읽고 동아리 활동을 하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 안으로부터 구축한 신뢰

윤운채 대표 공인노무사 / 김정미

"저는 권위적인 것을 싫어합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 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노무법인 명장은 직원들의 자율성을 존중한다. 주어진 업무만 책임감 있게 소화하면 되는 구조다. 시차 출근제는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

"여성들이 일을 하면서 조퇴를 하거나 출근이 늦어지는 이유를 보면 육아와 관련된 경우가 많더라고요. 직원들이 눈치보지 않고 마음 편하게 개인적인 일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어요."

탈권위적인 대표 앞에서 직원들의 제안은 거침이 없다. 3년 이상의 경력을 쌓은 후배 직원들은 선배들의 적극적 지원 속에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를 덜어낸다.

화기애애한 직장 분위기 속에서 직원들은 서로 위로 하고 위로 받는 멘토와 멘티가 된다. 윤운채 노무사는 "직원들이 서로 잘 지내서 직장 분위기가 좋다"고 했다. 일이 몰리는 매달 보름까지는 필요에 따라 야근을 하기도 한다. 정시 출·퇴근이 큰 의미가 없는 상황.

여직원들이 사건 대리를 하진 않지만 기업 고객을 상대로 임금과 4대보험 업무를 주로 맡고 있는 만큼 업무처리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하면 선배들과 윤 노무사가 나서 노하우를 공유한다.

출산 전후 휴가 및 육아휴직, 시차 출퇴근제, 가족 돌봄 휴직제, 경조휴가 및 경조금 지원, 동아리 활동 지원, 전직원 정규직 채용 등 안으로부터의 신뢰는 대외적인 기업 활동에도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노사 모두가 만족하는 기업

노무법인명장의 노동소법전 / 김정미

"업무에 있어서만큼은 모든 직원이 명장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장인정신을 갖고 일을 하자는 의미에서 법인 이름을 명장으로 정했습니다."

자율적 책임경영은 직원 개개인을 명장으로 만드는 기업의 핵심 가치이기도 하다.

"최고의 서비스와 명쾌한 해결로 고객을 감동시키려면 우선 직원들을 감동시켜야 한다고 생각해요. 근로자에게는 희망의 사다리가 되고 사용자에게는 경영의 동반자가 되는 책임있는 노무전문가가 되길 희망합니다."

근무환경을 대폭 개선하면서 업무 스트레스로 인한 직원들의 퇴사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직원을 채용할 때 연령과 경력도 중요하지만 장기근속을 유지하는 방향이 가장 중요합니다. 고용유지 비율을 높이기 위해 직원들을 위한 인센티브 제도를 마련하고 매월 1회 이상 직원 동아리 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업무공간을 벗어나 야외에서 애로사항을 나누고 효율적 개선방안을 모색하자는 제안은 직장내 분위기 전환에 큰 도움이 됐다.

노무법인 명장은 충북고용혁신프로젝트의 '출근이 기대되는 일터문화 조성 사업, 행복기업(氣up) 프로젝트'를 통해 직원들의 업무 소진을 예방했다. '노사 모두에게 신뢰받는' 노무법인은 법인 내부의 신뢰를 통해 공신력을 얻었다.

올해 가족친화 인증을 위해 컨설팅에 참여한 명장은 내년부터 시간제 일자리를 통해 직원 업무량을 조정할 계획이다.

윤 노무사는 "출근이 기대되는 직장, 일·가정 양립에 어려움이 없는 직장을 만들기 위해 힘쓰고 있다"며 "기업의 희망 파트너이면서 직원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명장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노무법인 명장은

노동법률 자문, 중소기업 지원제도 컨설팅, 아웃소싱(임금 및 4대보험, 고용산재사무조합), 노동사건 대리(해고, 산재, 체당금), 인사노무 컨설팅(평가 및 보상제도, 노무진단), 인사노무 강의 및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여성친화 기업을 만들기 위해 인사담당자 워크숍, 행복맘 워크숍, 충북여성리더십 세미나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근로자들을 참여시키며 역량강화와 네트워킹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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