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대 경비원 고근세 씨는 "밝게 인사하는 학생들이 늘어날수록 보람된 하루를 보낸 것 같아 흐뭇하다"고 말했다. 사진은 고 씨 일상을 담은 '휴먼다큐-좋은 하루'캡처 / 배재대 제공

[중부매일 이종순 기자] "학생들 사이에서 '배재대 마스코트'로 불리시죠. 밝은 얼굴로 '좋은 하루 보내세요'라는 인사를 건네시는 경비원분을 모두에게 알리고 싶었어요."

배재대 학생들이 제작한 다큐멘터리 조회 수가 한 달 새 5천건에 육박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평소 배재대를 지나면 만날 수 있는 경비원의 일상을 담담히 담아 공감을 이끌어 냈다. 구소연·최세울·김태현 학생이 지난 5월 제작한 '휴먼다큐-좋은 하루'가 그 작품이다. 10월 말부터 유튜브와 배재대 홈페이지, 배재대 페이스북에 게시된 다큐는 5천128회 가량 조회됐다.

15분여 다큐의 주인공은 배재대 21세기관 경비원인 고근세(63) 씨. 어스름이 깔린 오전 6시부터 시작되는 그의 일상엔 인사의 중요성이 묻어난다.

영상 속 그는 출입구를 드나드는 학생과 교직원에게 '좋은 아침입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라는 인사를 빼놓지 않는다. 특히 학생에게 더욱 친근하게 인사를 건네는 반가운 인물로 묘사되고 있다.

영상 속 고 씨는 "인사는 인간관계의 시작이라는 말이 있다"며 "처음엔 인사가 익숙지 않던 학생들이 하나, 둘씩 인사를 받아주고 먼저 손을 흔드는 반가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고 씨 본연의 업무는 안내·경비다. 하지만 그의 인사 덕분에 배재대 구성원들은 타인에게 먼저 다가가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다큐를 제작한 구소연 학생은 "배재대를 멋지게 만드는 분들을 지나치고 살았다는 걸 깨달아 제작에 착수케 됐다"고 배경을 설명하며 "단 한 사람의 인사 습관으로 대학 분위기가 밝아지고 구성원이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다"고 소회했다.

고 씨는 "미화원들이나 다른 경비원도 배재대를 위해 일하긴 매한가지"라며 섭외에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다큐에 여러 사람을 조명하겠다는 학생들의 약속을 받고 촬영을 허락했다. 다큐에 미화원들의 청소 장면이나 다른 경비원들의 근무 모습이 들어있는 이유다.

다큐 말미엔 김영호 총장이 출연해 "캠퍼스에 인사 문화를 정착시켜 준 고마운 분이다"라고 고 씨를 지칭하며 "배재대 구성원은 이 분이 근무를 시작한 2년여 동안 나를 낮춰서 먼저 인사하는 게 몸에 배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다큐는 배재대 연극영화학과 '프로덕션 연출' 과제로 제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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