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락하는 백화점
쇠락하는 백화점
  • 박상준 기자
  • 승인 2017.12.03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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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아리] 박상준 대기자 겸 논설실장
옛 청주흥업백화점 폐점 후 모습 /중부매일DB

한때 차인표를 여성들의 로망으로 만든 드라마 '사랑을 그대 품 안에'에는 현대판 '신데렐라'가 등장한다. 백화점 의류매장 직원인 이진주(신애라)다. 그는 백화점 경영주로 부상한 강풍호(차인표)의 사랑을 독차지하면서 판매원에서 '사모님'으로 신분이 급상승한다. 백화점이 전성시대를 구가했던 24년 전 드라마다. 백화점 재벌 2세이자 백마를 탄 왕자로 나온 강풍호가 주인공으로 나온 것은 우연이 아니다. 백화점은 다양한 사회학적인 상징을 갖고 있는 기호(記號)다. '소비문화의 요람'이자 부를 과시하고 허영과 욕망이 교차하는 곳이다. 신데렐라 이진주에게 수많은 여성들이 대리만족을 느꼈다.

소비갈증을 해소하는 '도시의 오아시스' 백화점은 평안도 청년 박흥식이 일제강점기 서울에 화신백화점을 설립한 이후 100여년간 우리나라 유통산업을 견인해왔다. 1970년대 이후 도시의 인구집중과 생활수준 향상으로 백화점은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매출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특히 1988년 서울올림픽은 백화점 성장의 기폭제였다. 롯데, 신세계, 현대, 한화, 애경등 재벌들이 백화점 출점에 발 빠르게 나서면서 1996년에는 106개의 백화점이 전국 각지에 문을 열었다. 1990년 3조6050억 원(46개 점포)이었던 총매출이 2012년 30조에 달하는 등 10배 가까이 광폭 성장했다.

하지만 IT시대 유통채널이 바뀌면서 백화점업계에 스산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백화점이 저성장의 깊은 수렁 속에 빠진 것이다. 불황으로 백화점으로 가는 발길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선진국도 마찬가지다. 지난 1월초 USA투데이는 미국 최대백화점 체인인 메이시스가 올해 점포 68개를 닫고 1만여명을 구조조정한 기사를 실었다. 1년 전 전체 700여개 매장중 100곳을 폐쇄했지만 경영실적이 더욱 악화됐기 때문이다. 일본 역시 지난해 미스코시 백화점과 소고세이 백화점이 지방점포 6개의 간판을 내렸다.

최근 롯데, 현대, 신세계 등 이른바 '빅3' 백화점이 사상 처음으로 3년 연속 신규 점포를 열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새 점포를 오픈해봤자 돈을 벌기 는 커 녕 적자탈피를 걱정해야 한다면 굳이 출점할 이유가 없다. 이 같은 현상은 쇼핑 트렌드가 온라인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으며 IT기술의 발달로 가격이 저렴한 해외직구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강도높은 유통규제까지 겹치면서 오랫동안 '유통업계의 맏형' 노릇을 해온 백화점 산업의 성장시대는 막을 내렸다. 이제 성장이 문제가 아니라 점포 축소를 걱정해야할 처지다.

박상준 대기자 겸 논설실장

이미 미국은 백화점이 한 물 갔다. 오프라인 마트의 제왕인 월마트와 온라인쇼핑몰을 지배하는 '아마존'이 거대시장에서 격돌하고 있다. 매장을 안가도 집이나 사무실에서 클릭 몇 번하면 쇼핑이 끝나는 시대다. 백화점의 다음 타자는 대형마트가 될 것 같다. 업계 1위인 이마트 점포 수가 24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대형마트도 혁신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어졌다. 유통업계의 라이프사이클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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