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급 구청장·국장 등 그대로 5급 고참 사무관들 '발동동'
보직 못받는 팀장도 '수두룩' … 적극적 업무 불가·사기 저하

청주시청사 / 중부매일 DB

[중부매일 이민우 기자] 청주시 공무원 A씨는 지난 2005년 6급(행정직 주사)으로 승진했다. 올해로만 주사 13년차인 셈이다. 또 사무관 B씨도 승진의 기쁨을 누린지 오래다. 지난 2010년 사무관으로 승진한 뒤 7년이 지나도록 시청 안팎에서 '만년 과장'이라는 달갑지 않은 직함을 사용해오고 있다.

다른 공무원 6급 C씨는 "인사적체가 심해 '공무원의 꽃'으로 불리는 5급 사무관 승진을 못할 수도 있다는 걱정이 커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공무원들의 사기가 저하되고 있다. 특히 청주시가 내년 1월 1일자 정기인사를 앞두고 있지만 인사적체로 인한 공직사회의 불만을 해소할 수 있는 가능성은 그다지 없어 보인다"고 토로했다. 청주시는 올 연말 서기관·사무관급 정기인사를 단행할 예정이지만, 3급 부이사관을 비롯해 4·5급 명퇴자들이 없어 인사권자인 이범석 시장권한대행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실제 청주시는 3급 부이사관(경제투자실장) 1명을 비롯해 4급 서기관(구청장) 국장 18명과 5급 사무관(읍·면·동장, 본청 과장) 148명이 편재돼 있다.

특히 해마다 인사철만 되면 시 공직사회 전반이 뒤숭숭한 가운데 승진 명단을 놓고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인사적체가 갈수록 심화되면서 몇 년째 승진에서 누락되며 '분루(憤淚)'를 삼켜야 할 사무관들은 발만 동동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행정 사무관이 역임했던 '감사관'과 '청주시립미술관장'의 두 자리도 외부 공모로 진행돼 2명의 사무관 자리까지 빼앗긴 상황이다.

이처럼 사무관의 인사가 적체되면서 자연스럽게 6급 이하 승진도 원활히 이뤄지고 있지 않아 공무원들의 사기저하가 우려된다. 시청 팀장인 D씨는 공무원은 "청주시의 경우 서기관만 8년 한 실장을 비롯해 비교적 젊은 서기관들이 즐비해 인사적체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기관장급에 해당하는 구청장에서 본청 국장으로 수년동안 역임한 3·4급 고위 간부도 많아 인사적체는 더욱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어서 이 권한대행은 강력한 인사드라이브를 단행해 이를 해소, 직원들의 사기를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사무관 E씨는 "이 같은 인사적체가 지속될 경우 공무원들의 사기저하 뿐만 적극적인 업무수행을 할 수 없다"며 "다른 시·군에 비해 승진 적체의 기간이 많이 소요되는 청주시의 공무원들의 불만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며 장기적인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범석 권한대행은 "승진 인사요인이 없어 고민"이라며 "강제적으로 명퇴를 요구할 수 없는 상황인데다 뾰족한 대안도 없어 이번 정기인사가 매우 난처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지역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는 "청주시 조직이 성장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조직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조직건강의 핵심 키워드는 인사(人事)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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