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매일
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외부칼럼 기고
호주 닥스센터를 다녀와서[기고] 이아랑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 건강증진교육부
기사와 직접 관련 없습니다. / 클립아트 코리아

지난 11월 중순 호주 멜버른 다운타운에 위치한 '닥스센터(Dax centre)'를 다녀왔다. 이곳은 정신질환 또는 심리적 외상을 경험한 사람들이 만든 1천500여 이상의 작품으로 구성된 갤러리이다. 영국에서 이주한 정신과 의사출신 Dax박사에 의해 정신질환 및 심리적 외상에 대한 이해 증진을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다. 1980년대 호주 빅토리아 주는 정신보건개혁을 통해 정신병원을 폐쇄되기 시작하였다. 정신병원이 정리되는 과정에서 닥스박사는 버려질 뻔한 환자들이 치료목적으로 그린 그림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는 환자들이 그린 그림이 교육적인 도구로 매우 가치 있다고 판단했다..

닥스센터의 담당자인 크리스틴은 갤러리의 예술작품들은 환자를 이해할 뿐만 아니라 '정신질환자 인식변화 통로'가 되어준다고 설명했다. 호주 빅토리아 주는 1988년부터 5년 단위로 4차 국가정신보건계획 전략을 펼치면서 정신보건 분야의 선도주자로 지목된다. 많은 시행착오들과 노력 가운데 닥스센터는 빅토리아 주 지역사회 내 정신질환자와 정신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편견을 해소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고 한다.

닥스센터는 미술전시 뿐만 아니라 학생, 교육자, 일반대중에게 교육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이 프로그램은 정신병과 심리적 외상에 대한 공감적 이해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정신과 전문의, 과학자, 교육자, 큐레이터 등 다양한 배경을 지닌 전문가가 연구 개발하여 진행된다.

닥스센터의 한 작품에는 갓난아이를 안고, 고통스러워하는 한 여성과 여성을 이해할 수 없는 표정으로 쳐다보는 5살 정도의 꼬마아이가 담겨져 있었다. 산후 우울증을 앓고 있는 한 여성의 삶이 사진작가에 의해 포착된 것이다. 시간이 흘러, 사진 속 꼬마가 성인이 되어 갤러리를 방문하여 이렇게 고백했다고 한다. "그땐 엄마가 저에게 짜증만 냈다고 생각했는데, 사진 속 엄마의 모습을 보니 당시의 엄마가 얼마나 정신적으로 고통스러웠는지 이해할 수 있네요. 이제야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게 됩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녀의 고백처럼 정신장애인의 미술작품 감상은 관람자가 과거에 경험한 유사한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러한 자신이 표현하지 못한 감정에 표현됨에 대리만족과 위안을 얻어 치유효과를 경험한다. 이러한 감정의 경험이 정신질환자들의 고통을 이해하고, 공감하면서 그들과 가까이 가는 과정이다.

이아랑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 건강증진교육부

우리나라에도 닥스센터와 같은 공간이 있다. 바로 용인정신병원 내 '리빙뮤지엄 코리아'이다. 정신병원에서 시작된 리빙뮤지엄은 정신장애인이 자유롭게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공간이다. 정신질환은 인간에게 고통을 주지만 예술활동은 무의식 속 직관과 창조성을 드러내는 계기로 간주하면서 정신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공간은 정신병원 내 위치하여 일반인을 대상으로 작품을 감상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정신장애인의 예술작품을 세상과 소통하는 기회로 만들었던 호주의 사례처럼, 우리나라에서도 다양한 정신건강 문화활동을 통해 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이 해소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관심이 높아지길 기대해 본다.

중부매일  jb@jbnews.com

<저작권자 © 중부매일,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호주#닥스센터#기고#이아랑#중부매일

중부매일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