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부정 청탁금지법 영향 국내시장 61.2% 점유
대형마트, 미국산 2배 증가...인식개선·가성비도 한 몫

11일 청주지역 대형마트에서 한 소비자가 소고기 코너를 유심히 바라보고 있다. / 안성수

[중부매일 안성수 기자] 연말 잦은 회식자리와 선물시즌을 앞두고 '소고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급화전략의 한우냐, 가성비가 좋은 수입산 소고기냐 선택은 소비자들에게 달려있다.

한우는 맛과 품질은 단연 으뜸이지만 값이 비싸다는 것이 단점이다. 반대로, 수입산 소고기는 값은 싸지만 위생과 맛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시장점유율은 수입산 소고기가 이미 한우를 따라잡았다. 11일 지역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소고기시장에서 수입산의 비중은 2013년 49.8%, 2014년 51.9%, 2015년 54%, 2016년 61.2%로 절반을 넘어섰다.

판매량 역시 한우는 줄고 수입산은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1일 롯데마트 청주점에 따르면 지난 1~10일 소고기 판매량은 수입산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 증가했고, 한우는 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홈플러스 청주점도 지난달 수입산 소고기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40%나 신장됐다. 특히 미국산이 2배 가까이 늘었다.

경기침체로 저렴한 것을 선호하는 분위기에다, 지난해 9월 28일부터 시행된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 영향으로 저가의 선물세트가 인기를 끌면서 수입산 소고기를 찾는 이들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가격은 두 배 가량 차이가 난다. 청주지역 한우 100g당 평균가격은 5천100원, 수입산 소고기는 2천500원으로 집계됐다.

한우농가는 2017년 현재 전국 9만 농가로, 2008년 전국 18만에서 반토막이 나면서 송아지 생산량이 크게 줄어 결과적으로 한우가격이 오른 것이다.

홈플러스 청주점 박성수 과장은 "김영란법 영향과 수입산 소고기 수요 증가로 수입산 소고기를 찾는 소비자들이 점점 늘고 있으며, 특히 미국산 소고기의 반응이 좋다"고 평했다.

롯데마트 청주점 관계자도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위생, 맛 등의 이유로 수입산 고기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는데 지금은 가성비 면에서 소비자들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성비가 좋은 수입산과 경쟁하기 위해 한우 가격을 낮추기란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 한우협회의 입장이다.

전국한우협회 정책업무 관계자는 "한우 가격을 낮추기 위해 농가의 사료비, 송아지가격, 인건비 등을 줄이기는 힘들다"면서 "김영란법, 한미FTA 등으로 한우 소비량까지 줄었다"면서 "유통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통업체별 한우 가격이 다른 것은 한우품질 차이가 아니라 유통구조와 업체 사정의 영향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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