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선 6기 충북도의 투자유치가 40조원을 넘어서 도정 사상 최고액을 기록한 가운데 12일 그랜드플라자청주호텔에서 열린 '투자유치 40조 달성 주역 경제인과 함께하는 CEO 포럼'에서 이시종 지사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축하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김용수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도정홍보를 강화하고 있는 이시종 충북지사가 12일 재임기간에 이뤄진 투자유치 실적을 발표했다. 이 지사는 기자회견을 통해 "2014년 7월 민선 6기 충북 호가 출범한 지 3년 6개월만인 이날 40조2천50억원의 투자유치 실적을 거뒀다"며 "민선 6기가 끝나는 내년 6월까지는 42조∼43조원의 투자유치 실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충북도의 세수확대와 고용창출을 위해 바람직한 현상이다. 무엇보다 이 지사가 투자유치를 위해 발 벗고 나선 것은 치하할만한 일이다. 하지만 충북도의 노력만으로 투자유치가 된 것은 아니다. 유례없는 반도체 호황으로 올해 사상최대 실적을 올린 SK하이닉스가 15조5천억 원을 투자하기로 한 것은 정부의 수도권 규제와 청주사업장을 낸드플래시 특화 사업장으로 키우겠다는 회사의 사업전략과 시장동향 등에 따라 결정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무엇보다 향후 과제도 많다. 이 지사가 공약으로 제시하고 그동안 수차례 언급했던 충북경제 전국 4%는 아직도 요원하다. 그렇다고 도민들의 생활이 나아진 것도 없다.

투자유치는 활발해지면서 각종 경제지표가 향상된 것은 일단 고무적이다. 투자 유치를 토대로 충북연구원이 분석한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생산 유발효과 40조2천210억 원, 부가가치 유발 12조8천460억 원, 취업 유발 23만4천573억 원에 달했다. 이 기간 충북은 산업단지 지정면적, 산업단지 분양 면적, 광제조업 증가율에서 각각 전국 1위, 수출 증가율 전국 3위, 고용률 전국 2위를 차지하는 등 각종 경제지표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이 같은 경제 파급효과가 결실을 맺으려면 더 지켜봐야 한다. 충북도가 이란 투바이전통의학기업과 20억 달러(2조 3000억원)의 투자협약을 체결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결국 행정력을 낭비하고 시간만 끈 채 무산되기도 한 전례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투자유치는 역대 충북지사가 공통적으로 공을 들인 현안이다. 10년 전 정우택 전 지사시절에도 투자유치실적을 홍보하며 "도정 사상, 전국 최고의 투자 유치를 달성한 쾌거"로 "'경제 특별도'실현을 가시화하고 도민의 자긍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지만 일부 거품이 끼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투자유치를 통해 지역경제가 활기를 띠려면 충북도가 단기적인 성과에 급급하지 말고 마스터플랜을 제대로 짜야 한다. 특정산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내륙지방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산업구도 다변화와 산업 파급력이 큰 대기업 유치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 또 취업유발 효과가 실제 성과로 이어졌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충북지역에서는 지난 2004년 이후 청년인재의 타 지역 유출현상이 지속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매년 1% 안팎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도민들이 투자유치를 체감할만큼 지역경제가 좋아지고 있다고 보기 힘들다. 도민들의 실질소득이 증가하고 충북경제 전국 4%를 돌파하지 못한다면 충북도의 투자유치 홍보는 공허한 메아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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