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관·시립미술관장·국제협력관 내정...공무원 사회 푸념
고위간부 용퇴없이 독식...기득권 내세워 줄세우기 '혈안'

청주시청사 항공사진 /중부매일DB

[중부매일 이민우 기자] 청주시가 7급 출신 고참 부이사관·서기관들이 수년 동안 실장·구청장·국장을 독식하고 있어 인사적체가 더욱 가중되고, 특정대학 출신들로 구성된 인맥들이 좌우하는 '줄세우기'와 '편가르기' 양상이 여전히 심화되고 있다.

현재 청주시는 부이사관과 서기관 등 실·국장의 낮은 청렴 의식과 폐쇄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조직 문화, 편가르기와 파벌주의 등 시대에 뒤떨어진 관행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특히 시는 부이사관·서기관 등 고위 간부들이 수년간 자리를 독차지하고 있으며, 개방형 공모제까지 진행해 공무원들의 설자리는 더욱 좁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외부 공모로 설자리 더욱 좁아져...공무원 '사기저하'

청주시가 13일 개방형 직위 감사관과 시립미술관장, 국제협력관 등을 내정하면서 승진 잔치 없는 공무원 사회의 푸념이 현실화됐다.

이에 따라 시는 오는 연말 정기인사는 서기관 1명, 사무관 2명, 6급 주사 3명 등 최소 규모로 승진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그동안 시는 감사관과 시립미술관장 등 인사 요인이 발생할 때마다 내부 공무원들의 승진 자리로 활용돼 인사적체 요인을 해소하는데 한 몫을 했다.

그러나 각종 비위에 휘말려 청렴도가 바닥을 치며 여론마저 악화되자 공무원들이 독차지하던 자리에 처음으로 외부 인사들의 진입이 허용된 것이다.

개방형 감사관에 ▶신건석 전 문화체육관광부 감사담당관이 ▶청주시립미술관장에 홍명섭 전 한성대학교 미술대학 교수가 ▶4급 상당 전문임기제 국제협력관에 김광희 KOTRA 대전충남지원단 처장을 내정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시 공모에 외부인이 등용되는 것은 있을 수도 있지도 않은 일이었으나 비리로 얼룩진 시 공무원 사회에 전문가 초빙에 대한 필요성이 인식되면서 이런 결과를 낳게 됐다.

7급 출신 고위간부, '기득권' 내세워 편가르기 심화

청주시청 전경 /중부매일DB

따라서 청주시 공직사회의 뼈를 깎는 쇄신과 자정 노력이 요구되고 있으나 '시정 조정관' 역할을 할 수 있는 고위간부 부재로 각종 내홍을 겪고 있다.

특정인이 9년간 구청장, 실·국장 등 시청내 요직을 독식(?)하면서 파벌주의는 더욱 견고해졌다. 시청의 한 공무원은 "적폐청산 시대에도 사라지지 않는 공직사회의 뿌리 깊은 파벌주의가 청주시 조직을 흔들고 있다. 모범을 보여야 할 부이사관, 서기관 등 고위간부들은 줄세우기에 혈안이 됐다"며 "7급 출신 공무원의 경우 기득권에만 혈안이 돼 있고 고참급 특정인 한 사람이 말을 만들어 공직사회를 음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고위간부, 솔선수범 하지 않고 이간질만 '혈안'

특히 수장 낙마와 잇단 공무원 비리로 공직사회는 크게 흔들렸다.

시는 지난 9월부터 최근까지 '피감'에 시달려야만 했다. 시 공직사회가 위축되기 시작한 시점은 지난 9월 국무총리실 감사를 받으면서다.

총리실 감찰반은 무려 한 달 동안 머물면서 시 안팎에서 제기된 인사청탁 의혹, 수의계약 밀어주기 의혹, 보조금 지급 적정성 등을 조사했다. 감사원도 지난달 13일 직원 2명을 파견해 시의 가축분뇨처리시설 위탁운영자 선정 과정의 특혜 의혹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이튿날인 14일에는 행정안전부가 보조금 사업과 민원처리 업무, 복지 분야 등을 면밀히 살폈다.

특히 보조금 사업의 경우 관련 담당자가 모두 조사를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집중적으로 감사가 진행됐다. 행안부 감찰반은 감사 15일 만인 지난달 29일 철수했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빠르면 이달 중 행안부가 또 다시 감사에 착수할 것이라는 소식이 나돌고 있다.

시청 공무원들은 "인사적체로 몸살을 앓고 있는 시의 내부사정을 감안하면 수년간 요직을 독차지 하고 있는 고위간부들의 용퇴가 그 어느때 보다 필요하다"며 "이같은 악순환이 되풀이되면서 또 다른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 공직사회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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