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아내가 지인과 함께 겨울여행을 다녀왔다. 지구의 남반구에 있는 호주(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를 여행했다. 호주는 남반구와 남극대륙 부근에 위치해 있다. 그래서 따뜻하다고 해도 우리나라의 초가을 날씨같다고 한다. 지도 책 펴고 남극대륙을 볼 때마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남아메리카 칠레에서 드레이크해협을 건너 킹조지 섬에 있는 우리나라 남극연구소인 '세종과학기지'이다. 또한 산악인 허영호팀이 1994년에 탐험한 빈슨산(해발 5,140m)이다. 허영호씨는 세계 최초로 7대륙의 3극점(남극·북극·에베레스트) 정상을 정복한 위업을 이룬 산악인이자 탐험가이다. 이번에는 똑같이 남극대륙을 탐험했지만 서로 다른 전략을 구사한 로알 아문센과 로버트 스콧에 대해 여러 자료를 통해 비교해 본다.

아문센 팀은 ①에스키모처럼 짐승털과 가죽옷을 입었고, ②일상화된 스키를 활용했으며 썰매끌기를 위해 50마리의 알래스카 개(허스키개)들을 택했다(스키 끄는 기동용 뿐만 아니라 식량용이기도 했다), ③식량 저장소로 3곳을 지정하여 저장소 좌우에 20개의 대형 깃발을 설치했다, 그래서 나중에 생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④썰매의 무게를 1/3정도로 줄였다. ⑤팀 구성원을 19명의 정예 탐험 멤버로 꾸렸다.

이에 비해 스콧 팀은 ①세련된 유럽식 방한복을 입었고, ②썰매 견인용으로 아시아의 만주산(産) 조랑말들을 선택했으나 며칠 후 얼어 죽었고 식량으로 활용하지도 않았다, ④더군다나 모터 썰매를 이용했으나 추위 때문에 곧 무용지물이 되었고, 설매의 무게를 줄이지 않았기에 전진하기도 힘들었다. ⑤팀 구성원을 거의 자연과학팀으로 꾸렸다. 탐험전문가는 없었고 의사, 과학자, 사진가, 스키어 등이었다.

또한 아문센은 스콧의 루트(길)보다 100여 ㎞ 더 짧았다. 눈길에서는 거리가 100m 줄어드는 것도 굉장히 도움이 되는데 너무 먼 거리를 잡았기에 팀원들의 피로감이 심했다. 더군다나 스콧팀은 5주간 남극 지질을 연구하고 해안선을 탐사했는데 수확은 펭귄 알 3개 뿐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당시 이 탐사 결과는 '지상 최악의 여행'이라는 제목으로 발행되었다고 한다.

두 인물은 거의 비슷한 시기에 남극대륙으로 출발했지만, 아문센은 인류 최초로 남극점을 정복하는 영예를 안았다. 그 후 전해지는 이야기는 여럿 있으나 두 가지만 소개하면 첫째, 스콧의 탐험대가 고생 끝에 1912년 1월 남극점에 갔으나 그들을 반긴 것은 검은색 텐트(노르웨이 탐사대의 상징)와 텐트 위에서 펄럭이는 노르웨이 국기와 국왕기, 아문센이 남긴 편지 쪽지였다고 한다. 스콧이 나중에 도착하면 편지와 국왕기를 노르웨이에 전해달라는 내용이었다. 둘째, 아문센은 이탈리아의 북극 탐험대가 1928년 실종되자 친구인 노빌레를 구하러 비행정을 타고 북극으로 가다가 실종되었다고 한다.

아문센은 유연한 발상과 현실적인 대처로서 그 후 영웅이 되었으나, 스콧은 "우리는 신사처럼 죽을 것이며 불굴의 정신과 인내력이 남아있음을 보여주겠다. 이 짧은 글과 우리의 시신이 그 이야기를 대신해 줄 것이다. 안타깝지만 더 쓸 수 없을 것 같다."는 마지막 일기를 남겼다. 아문센은 노르웨이의 영웅이고, 스콧 또한 영국의 영웅이다. 그리고 그 둘은 물론, 함께 탐험한 이들 또한 세계적인 영웅이다.

그 누구의 성공은 우리에게 큰 울림이 되고 또한, 그 누구의 실패는 우리에게 큰 성찰을 준다.

※생활에의 적용

▶첫째, 어떤 일(학습·작업·행사·봉사·탐구 등)을 할 때 꼭 체크리스트를 작성하고, 분야마다 하나하나 꼼꼼하게 살피고 분석해서 소홀히 하거나 빠진 것이 없는지 두세 번 점검하자.

▶둘째, 인생의 여정을 살다보면 성공이나 성취를 하여 기쁠 때도 있지만 실패하거나 좌절할 때도 있다. 그럴 때마다 다시 일어서는 태도를 갖자(넉다운Knock down 되더라도 넉 아웃Knock out되지 않아야 그 다음을 기대할 수가 있다).

▶셋째, 인터넷에서 섀클턴(영국의 남극 탐험가)에 관해 살펴보자. 특히 섀클턴의 용기와 노력은 '섀클턴의 위기 탈출 10계명'을 낳았고 우리 모두에게 큰 울림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