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진단] 최동일 부국장겸 정치행정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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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 치러지는 지방선거는 지역의 대표를 뽑는다는 점에서 지방자치의 꽃이다. 이런 만큼 지역의 여야 정당들로서는 사활을 건 승부를 펼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지방선거를 6개월여 앞둔 지금쯤에는 모든 정당들이 자기만의 목소리를 내는데 주력하게 된다. 그런 시점인데도 불구하고 최근 지역이 한결같은 목소리를 내는 사안이 있다. 지역의 이익이 직결되는 문제라면 정치색을 떠나 누구나 한목소리를 내야겠지만 정파적 입장에 따라 모든 일을 저울추로 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보니 하나된 목소리가 그 어느때보다 더욱 커 보인다.

충북은 물론 대전, 세종, 충남의 관문인 청주국제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저비용항공사(LCC) 설립이 바로 그 것이다. 청주국제공항은 인천과 김포 등 수도권대체공항이라는 측면만으로도 지금보다 훨씬 큰 활용도를 보여야 하지만 충청권 600만의 관문공항이란 이름값에도 못미치는 처지다. 이를 해결하고 갈수록 급증하고 있는 항공수요를 감당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 청주국제공항 LCC 설립이다. 어찌보면 따지고 잴 필요도 없는 문제인데 현실에서는 전혀 다른 상황속에 놓여 있다. 지난 6월에 국토교통부의 국제항공운송면허 발급이 결정됐어야 했지만 어떤 이유에선가 결정도 심의도 미뤄지고 있다.

항공여객의 증가는 지구촌의 보편적인 현상으로 이는 항공사 설립을 이어지고 시장수요가 이를 뒷받침한다. 국내·외 노선을 막론하고 연중 좌석예약이 쉽지 않고, 흑자를 내는 국내 LCC들이 경쟁적으로 항공기를 도입하는 시장상황은 성장 가능성을 확인시키고도 남는다. 이뿐만이 아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향후 10년간 항공시장 성장률을 세계 각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의 두배가 넘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지난해 세계 여객시장은 8.6%의 성장을 기록했으며 특히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10개국의 폭발적인 성장세가 이를 이끌었다고 한다. 국내에서도 공항마다 동남아국가와의 항공노선이 속속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시장상황을 바탕으로 많은 전문가들이 청주국제공항 LCC 설립의 타당성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다른 지역 공항의 눈치만 보지 않는다면 면허발급을 미룰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더구나 청주공항 LCC 설립은 다른 공항들의 LCC 모기지화를 촉진시킬 것이란 주장이 제기될 정도다. 지역주민들의 바람도 뜨거운데 여야를 뛰어넘고, 지역과 신분을 초월해 충청권이 거듭해서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역에서의 활동만으로는 충분치 못해 서울 국회로, 세종정부청사로 발품을 팔아가며 때론 논리를 내세워서, 때론 노골적으로 압박을 하면서 해외를 향한 지역의 관문을 더 넓게 열어달라고 소리치고 있는 것이다.

최동일 부국장겸 정치행정부장

중국 고전(古典)을 보면 천만매린(千萬買隣) 등 매린(買隣)이란 말이 가끔 등장한다. '좋은 이웃은 돈을 줘서라도 산다'라는 뜻의 이말은 좋은 이웃의 중요성과 이를 위한 노력을 말할 때 주로 쓰인다. 그만큼 좋은 이웃을 갖는다는 것은 어렵고도 힘든 일일 것이다. 좋은 이웃은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먼저 지속적인 소통과 교류를 바탕으로 신뢰가 쌓여야 할 것이다. 이웃이 서로의 문턱을 괘념치 않으려면 양쪽을 잇는 길이 열려있어야 한다. 청주공항은 마음과 달리 한동안 발길이 묶였던 중국인과 새로운 이웃으로 부상하고 있는 동남아시아인들이 격의없이 드나들 우리나라의 대문으로 자리매김돼야 한다. 그 첫 단추는 청주국제공항 LCC 설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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