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라 소상공인] 30. 선물포장가게 '스칸폼' 권용선 매니저

현대백화점 충청점에 위치한 선물포장매장 '스칸폼' 권용선 매니저는 "선물은 그냥 줘도 좋지만, 정성을 담아 예쁘게 포장하면 선물의 가치가 더 올라간다"고 강조했다. / 김용수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선물'. 선물은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선물을 손안에 받아드는 순간 기분이 좋아지기 마련이다.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니까. 선물의 완성은 바로 '포장'.

"선물만 전해줘도 좋지만, 정성을 담아 더 예쁘게 선물을 포장해서 주면 그 선물이 더 오래 기억되고 상대방에게 마음이 더 잘 전달되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매장에 오시는 분들 자체가 감성적이세요"(권용선 매니저)

청주시 복대동 현대백화점 충청점 지하 1층에 위치한 선물포장가게 'SKANFORM(스칸폼)'은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앞두고 선물을 포장하려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평소 15명 안팎이 찾지만 요즘같은 연말에는 40여명에 달한다.

현대백화점 충청점 지하 1층에 위치한 선물포장가게 'SKANFORM(스칸폼)' 매장 전경. / 김용수

"포장은 뜯어버리면 그만인데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상대방이 그 선물을 받아들고 포장지를 열면서 느끼는 설레임과 기쁨, 기다림을 중시하는 사람도 있어요. 짧은 순간이지만 얼마나 행복한 순간인가요"

선물을 받고 기뻐할 상대의 얼굴을 상상하면서 선물포장을 맡기는 이들의 얼굴에도 설렘이 가득하다고 권용선(37·여) 매니저는 말했다. 포장을 하는 그녀도 덩달아 설렌다고 했다.

"선물은 '사랑'이고, 선물포장은 '행복'이죠. 선물은 사랑을 전하는 것이고, 선물을 포장해서 주면 받는 사람이나 주는 사람에게 기쁨과 행복이 두 배가 되잖아요"

1년중 가장 바쁜 크리스마스와 연말시즌, 선물 포장으로 레드 포장지에 진한 그린컬러의 리본을 추천했다.

선물포장을 할 때에는 선물을 전하는 이의 마음처럼 설레고 기쁘다고 권용선 매니저는 말했다. 그래서 리본 하나에도 공을 들인다고 했다. / 김용수

"연말에는 선호하는 트렌드가 레드에 그린, 골드에 실버에요. 어른들은 골드톤을, 젊은층은 레드톤을 선호해요. 레드컬러는 겨울에 따뜻한 느낌을 주고, 선물에 대한 강렬한 인상을 남길 거예요"

그러면서 밝은색 포장지에는 어두운 컬러의 리본을, 어두운 색 포장지에는 밝은 컬러의 리본을 추천했다. 조화가 좋은 컬러로는 레드와 골드, 남색과 은색, 크라푸트지에 와인색을 꼽았다.

권 매니저가 '스칸폼'을 운영한지는 현대백화점 충청점 오픈후 1년 뒤인 2014년 4월부터다. 줄곧 혼자 도맡아 운영하고 있다.

"백화점은 주말에 사람들이 많지만 저희는 평일에 바빠요. 주말에 선물을 전달해야 하니까 선물포장하러 오시는 분들은 평일에 오시죠"

선물의 가치를 올려주는 선물포장. 밝은색 포장지에는 어두운 컬러의 리본을, 어두운 색 포장지에는 밝은 컬러의 리본이 잘 어울린다고 권용선 매니저는 추천했다. / 김용수

청주토박이인 그녀는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이 일을 하게 됐다.

"20대 중반에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는데 본의 아니게 3번이나 회사를 바꾸게 된 거예요. 계속 직장생활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됐고, 그때 우연히 눈에 띈 게 선물포장이었어요."

2012년 그녀 나이 서른둘, 국비교육을 찾아다니며 선물포장 강의를 챙겨 들었다. 재미를 느꼈고, 소질을 발견했고, 선물포장에 욕심이 났다.

"학창시절 때부터 만들기를 좋아했어요. 종이퍼즐 맞추기도 잘 했고요. 손재주가 있었던 것 같아요"

1년간 교육을 받으면서 선물포장자격증 2급, 1급, 강사자격증을 내리 땄고, 화훼장식기능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청주 토박이인 권용선 매니저가 선물포장 일을 하게 된 계기에 대해 말하고 있다. / 김용수

"현대백화점 압구정점 선물포장코너 '스칸폼'에서 아르바이트로 시작했어요. 2013년 가을부터 1년 조금 안되게 일했는데 현대백화점 충청점을 맡아보는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고 고향인 청주로 내려오게 됐어요"

'스칸폼'은 현대백화점에 입점해있는 국내 선물포장 브랜드다.

지난해 9월28일부터 시행된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 영향으로 선물포장도 줄었을까.

"김영란법 이전에는 술, 시계 등 고가 선물에 대한 포장이 많았는데 김영란법 이후에는 실용적인 포장이 늘었어요. 가족이나 연인들에게 줄 옷이나 목도리, 장갑 등을 포장하러 오는 분들이 많으세요. 손으로 직접 짠 뜨개질 의류나 직접 바느질한 홈패션, 손수 짠 참기름 등 더 신경쓰고 싶은 선물을 포장하는 분들이 늘었어요"

앞으로 계획은 선물포장클래스를 여는 것.

"화장품 판매업처럼 포장할 일이 많으신 분들은 배우고 싶어하세요. 저는 선물포장 강사자격증이 있으니까 나중에 기회가 되면 수강생을 모집해서 선물포장클래스를 해보고 싶어요"

선물을 많이 주고 받는 연말연시, 권 매니저는 겸손하게 한 가지 당부했다.

"경제적 부담 때문에 선물포장을 안하고 덜렁 선물만 주는 분들이 많은데 선물에 정성을 담아 꾸밈을 해보시길 권합니다. 리본 하나만 묶어도, 집에 있는 재료로 겉포장만 싸도 선물의 가치가 올라가니까요"

2017년의 끝자락, 올 한해 감사했다고, 고생 많았다고 고마운 이들에게 '마음의 선물'을 내밀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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