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부동산시장 '트리플 악재' 수렁

내년 도내 아파트 분양시장이 아파트 신규 물량 집중에 따른 '과잉공급', '미분양 적체', '거래량 감소' 등 '트리플 악재' 수렁에 빠져 더욱 어려울 전망이다. / 김용수

[중부매일 이민우 기자] 충북 아파트 분양시장이 아파트 신규 물량 집중에 따른 '과잉공급'을 비롯해 '미분양 적체', '거래량 감소' 등 '트리플 악재' 수렁에 빠져 좀처럼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충북도·청주시 등에 따르면 아파트 과잉 공급으로 청약 경쟁률이 바닥을 맴돌면서 청주시는 좀처럼 미분양 관리지역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1년 3개월째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내년 대규모 신규 물량 한꺼번에 공급...악순환 되풀이

특히 신규 대기중인 분양 물량까지 겹치면서 미분양 적체가 갈수록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내년 분양 예정인 청주 지역 아파트는 8개 단지 5천870가구에 달한다.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 H부동산 관계자는 "내년 신규 분양이 이뤄지기 전까지 미분양 아파트가 소폭 줄다가 설 이후 분양이 본격화하면 다시 늘게 될 것"이라며 "내년 청주 율량·사천동 재건축아파트와 민간공원개발 사업 아파트, 지역주택조합아파트 등의 신규 물량이 대규모 대기 중이어서 부동산 시장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청주시 관계자는 "내년 16개 단지 1만5천 가구가 준공하면서 입주가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입주 예정자들이 기존 살고 있는 아파트를 제대로 처분하지 못으면 아파트값이 추가 하락하는 악순환이 거듭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분양 다시 증가세...아파트 매매가 평균 2천만원 이상 '추락'

이처럼 입주·신규 물량이 대규모여서 아파트 매매가 감소와 미분양 적체가 되풀이 되고 있다.

매매가가 계속 떨어지는데다 거래량마저 줄어들면서 가을 이사철 한때 주춤했던 아파트 미분양 물량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12월 청주시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3.3㎡당 630만원이었으나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지난 15일 기준 610만원으로 집계됐다.

청주 일부 지역에서는 아파트 가격이 1년 새 2천만∼3천만원 하락했다. 미분양 물량이 늘면서 기존 아파트값은 하락을 거듭했고 거래량마저 줄면서 부동산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5천300여 가구 미분양

지난달 말 충북 도내 미분양 아파트는 5천285가구이다. 청주 지역이 2천434가구로 가장 많고 충주 763가구, 음성 692가구, 보은 431가구, 제천 390가구, 진천 387가구, 옥천 163가구, 영동 25가구이다. 지난 6월 7천108가구에 달했던 미분양 물량은 10월 가을 이사철을 맞아 4천652가구로 큰 폭으로 감소, 호전 기미를 보였으나 이달 들어 다시 5천가구 이상으로 늘었다.

지난 9월 1천407가구 분양에 나선 청주 동남지구 시티프라디움의 경우 지난달 말 기준 전체의 69%인 971가구가 미분양됐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도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지난 5월 556가구로 소폭 하락했다가 지난달 말 654가구로 다시 증가했다.


기존 주택매매시장도 위축...부동산시장 '도미노'

게다가 기존 주택 매매시장도 얼어붙었다. 충북의 주택 매매 건수는 지난달 기준 2천504건이다. 한 달 전 1천843건과 비교하면 35.9% 증가한 것이지만 1년 전 2천794건에 비하면 8.8%(470건) 감소한 것이다. 아파트는 가격이 내려가면서 매매량이 줄었지만, 전세가는 반대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세가는 3.3㎡당 평균 485만원으로, 1년 전 478만원보다 1.4%(6만6천원) 올랐다. 지난달 전·월세 거래량도 1년 전 2천707건보다 8.1%(220건) 많은 2천927건에 달했다.

지역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아파트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그런데도 신축 아파트는 계속 들어서고 있다"면서 "입지가 좋은 지역에 아파트를 분양 받으면 손해를 보지 않겠지만 돈을 벌 목적으로 많은 웃돈을 주고 분양권을 구매를 했다가는 오히려 낭패를 보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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