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일터 만드는 취업컨설턴트들] 1. 강소연·이임연·임미연 실장

충북새로일하기지원본부 취업지원센터의 취업컨설턴트들은 스스로를 기업지원 정보를 제공하는 큐레이터, 성평등 문화 조성의 설계자, 경력단절 여성의 디딤돌이라고 설명했다. 강소연·이임연·임미연 실장이 '일창출! 우리가!'라고 적힌 손 플래카드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 김정미

[중부매일 김정미 기자] 충북새로일하기지원본부(본부장 오경숙) 시·군취업지원센터의 취업컨설턴트들은 스스로를 기업지원 정보를 제공하는 큐레이터, 성평등 문화 조성의 설계자, 경력단절 여성의 디딤돌이라고 설명했다.

출근이 기대되는 행복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 구직자의 채용 및 적응을 돕고, 컨설팅을 하고, 교육을 지원하면서 조직문화를 변화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다. 출근이 기대되는 일터문화 조성사업 행복기업(氣up) 프로젝트는 취업컨설턴트들에게도 도전과 훈련의 연속이었다.


여성리더로 거듭나기

"충북새로일하기지원본부는 무척 역동적인 조직입니다. 내성적이고 수동적인 성격과 맞지 않아 이 일을 계속해야 하나 고민이 많았죠. 하지만 이번에 행복기업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어요. 창의적으로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기업들의 변화를 확인하면서 자신감을 얻었고, 보람도 컸습니다."

강소연(40) 실장은 올해 에이스메디칼㈜ 옥천공장, 농업회사법인 회오리 유한회사, 유진산업㈜을 대상으로 행복기업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직접 몸으로 부딪치며 체험하는 교육을 접한 기업들은 '신선하다'며 경계심을 풀었고, '정말 고생이 많다'며 고마워하기도 했다.

강 실장은 취업컨설턴트라는 직업을 통해 자신도 거듭났다고 설명했다. 옥천지역 취업지원센터의 리더가 되면서 책임감과 부담감은 커졌지만 두려움은 열정을 이기지 못했다.

강 실장은 "손 안에서 필요한 정보를 바로 확인할 수 있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처럼, 충북새로일하기지원본부 취업지원센터가 정부의 기업지원 정책과 프로그램, 일자리 지원에 대한 모든 정보를 기업이 원할 때 마다 맞춤형으로 서비스하는 기관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10여 년의 경력 단절을 겪고 지난 2012년 2월 입사한 강 실장은 "여성 친화적 근무 환경을 만드는 것도 필요하지만 여성들이 조직의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여성 사회참여 확대돼야

취업설계사와 사회복지사의 길을 걸었던 이임연(52) 진천취업지원센터 실장은 충북새로일하기지원본부의 초창기 멤버다. 여성의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는 유리천장(Glass-Ceiling) 지수에서 한국이 꼴지라는 점을 주목하며 여성 대표성을 높여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취업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다.

"세상의 반이 여자인데 사회적 지위를 보면 아쉬움이 많아요. 정치도 대부분 남성들이 하고 있는 상황에서 여성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될까 의구심이 들어요."

유리천장은 여성의 승진을 가로막는 보이지 않는 '천장'을 뜻한다. 이코노미스트지가 고등교육 기회, 노동시장 참여율, 육아 비용, 출산휴가 조건, 비즈니스 스쿨 지원률 등을 토대로 국가별 점수를 산정해 발표하고 있다.

이 실장은 전 세계에서 유리천장 지수가 가장 낮은 한국이 가장 높은 노르웨이를 본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노르웨이 기업이사회의 여성 비율은 EU 평균의 두 배인 40%에 가깝다고 합니다. 여성 이사 채용을 의무화한 덕분으로 풀이되는데요, 한국에서도 정치나 기업에서 여성 채용을 의무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공무원 시험을 보려고 모여드는 청년들에게 "중소기업을 다니면서도 일·가정 양립이 가능합니다"라고 말해 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고 이임연 실장은 말했다.

중소기업이 많은 진천의 기업 문화는 경직돼 있었다. 여성친화적인 제도 도입에는 공감했지만 임원 설득까지는 오랜 설득과 기다림이 필요했다. 외롭고 더뎠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이 실장은 올해 ㈜체리부로, 에코트로닉스㈜, 동국제약㈜, ㈜젬 등에서 행복기업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고 신입직원 직장적응 프로그램을 신청하는 기업이 증가하면서 아쉬움은 보람으로 채워졌다.


열정으로 일군 일터문화

증평취업지원센터 임미연(40) 실장은 직업교육매니저로 잔뼈가 굵었다. 2010년 충북새로일하기지원본부에 입사하며 본격적으로 여성 취업을 지원했다.

창의력을 요하는 사업은 만족도가 높았지만 부담도 컸다. 연말만 되면 새해 새로운 사업을 진행할 생각에 가슴 뛰기보다 도망칠 궁리부터 했다. 담대하게 즐길 수 있게 된 것은 최근 몇 년 전이다. 온 몸으로 부딪히며 행복기업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증평에 위치한 ㈜동화, ㈜시즈너에는 외국인 근로자와 결혼이주여성이 많았다. 덥고 습한 작업 환경에 이직률도 높았던 회사였지만 가족초청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직원들의 기업에 대한 신뢰가 높아졌다.

의무교육인 성희롱 예방교육도 허투루 하지 않았다. 내실 있는 교육, 정성을 다한 프로그램에 직원과 기업 모두 감동했다. 변화는 발품을 팔아 가능했다. 수시로 기업을 드나들며 열정과 에너지를 바탕으로 일터문화 개선을 제안했다.

임미연 실장은 "대부분의 여성들이 경제적 문제로 직업을 갖지만 당연한 권리를 찾는 일에는 소홀하거나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경력 단절로 자신의 삶을 찾지 못한 여성들의 취업을 지원하고, 당당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용기를 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앞의로의 계획은?

-구인구직자 맞춤 허브역할 할께요

"시·군지역 중소기업들은 정부에서 어떤 지원 제도를 시행하는지 관심도 없고 여력도 안 됩니다. 정부시책을 안내하고 직접 시행할 수 있도록 초석을 마련해주고 싶어요. 구직자에게는 더 좋은 직장을, 구인기업에는 맞춤 인력을 연결해주는 허브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강소연 옥천취업지원센터 실장

-딸이 맘놓고 일할 세상 만들고 싶어

"스물네 살 딸이 있어요. 딸아이가 마음 놓고 직장 생활을 하고, 아이도 키우면서 대우받고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요. 지금 하고 있는 이 일이 성 평등한 사회 구조를 만들고 변화시키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이임연 진천취업지원센터 실장

-경력단절 여성의 취업 돕고싶어요

"8년간 경력 단절을 겪고 취업지원 일을 시작했어요. 사내 커플이면 당연히 여자가 그만둬야 하는 것으로 받아들였죠. 주관도 주체성도 없었습니다. 저와 같이 등 떠밀리듯 경력이 단절됐던 여성들의 취업을 돕고 싶어요." / 임미연 증평취업지원센터 실장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