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충청권 10대 뉴스]

[중부매일 최동일 기자] 매해 그러지 않은 때가 없지만 2017년 올해도 다사다난(多事多難)한 한해를 보냈다.

국가적으로도 지난해부터 시작된 촛불의 힘으로 대통령 탄핵이란 초유의 상황을 맞았으며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됐다. 적폐청산이 시대적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지방분권 개헌이 정치권을 넘어 국가적인 현안으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이에 충청권에서도 지방분권 개헌에 대한 열망이 뜨거워지면서 이를 이루기 위한 활동들이 구체화됐다.

이런 가운데 지난 7월16일 청주에 300㎜에 육박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2명이 숨지고 400억원이 넘는 재산손실이 일어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또한 같은 날 괴산, 증평, 진천 등지도 기록적인 강수량을 기록하면서 여름철 대목을 앞뒀던 지역 관광산업이 타격을 입는 등 중부권에 수마(水魔)의 흔적을 남겼다.

반면 올해 역대 최고의 실적을 올린 SK하이닉스가 청주공장에 15조5천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혀 관심을 모았으며 '직지(直指)'의 고장인 청주시에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기록을 안전하게 보존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게 될 국제기록유산센터가 들어서게 돼 충청인들의 박수를 받았다. 또한 대전광역시의 랜드마크가 될 사이언스콤플렉스가 착공돼 시민들을 들뜨게 했다. 엑스포 과학공원에 6천여억원이 투입돼 지하 4층, 지상 43층의 설립될 사이언스콤플렉스는 시민들의 휴식처이자 중부권 관광산업 선도 공간이 될 전망이다.

장항선 복선전철 사업과 서산비행장 민항유치 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해 이 지역의 교통여건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충북도가 지난 10월에 열린 제98회 전국체전에서 종합 2위를 달성하고 장애인체육대회에서 11년만에 종합우승을 차지하는 등 체육분야에서 발군의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충청권에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올 여름 전국을 강타한 살충제 계란 사태에 지역의 산란계 농장 9곳에서 살충제가 검출돼 소동을 빚었고 충청권을 대표하는 도시의 수장인 권선택 대전시장과 이승훈 청주시장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낙마하는 불운을 겪었다. 그렇지만 행정수도 세종시가 국회분원 설치와 관련된 국비 예산을 처음으로 확보해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첫발을 내딛으며 충청권의 앞날에 희망을 비췄다.

# 대전·청주 양대도시 단체장 '낙마'

권선택 전 대전시장(왼쪽)과 이승훈 전 청주시장

올해 충청권은 지자체장들이 잇달아 불명예 퇴진을 하며 몸살을 앓았다.

먼저 2014년 6·4지방선거 당시 선거비용 회계보고를 허위로 신고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이승훈 전 청주시장은 상고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추징금 7천460만원)하며 직위를 상실했다.

이승훈 전 시장은 지방선거 당시 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비용으로 1억854만원을 썼다고 허위로 회계보고를 하고 제출해야 할 정치자금 2천137만원에 대한 영수증과 증빙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혐의다.

여기에 불과 1주일만에 같은 혐의로 기소된 권선택 전 대전시장도 재상고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의 판결을 확정하며 불명예 퇴진을 하게 됐다. 권선택 전 시장은 2014년 6·4지방선거 기간 선거운동의 목적으로 '대전미래연구포럼'이란 유사기관을 설립해 회원들로 부터 1억6천만원의 회비를 받아 경비와 인건비 등을 사용해 사전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선출직 공무원으로 정치자금법을 위반해 대법원에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받으며 '당선무효'가 됐다.


# 시간당 90㎜ 폭우 특별재난지역 선포

올해 7월 16일 청주시 전역에 시간당 90mm 이상의 폭우가 쏟아져 청주시 내 주택가 및 차량이 침수되면서 정전·단수·교통정체 등 피해가 속출했다.

새벽부터 낮 12시 30분까지 청주에는 289.9mm의 비가 내렸고 이는 1995년 8월 293mm가 내린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양이다. 이밖에 증평 239㎜, 괴산 183㎜, 진천 177.5㎜ 등 도내에 도 많은 비가 내렸다.

사상 최악의 폭우로 주택가 상수도관이 파열돼 단수 사태가 발생했다. 도심 일부 아파트 지역은 지하 전기실이 침수돼 단전되는 등 도시 기능이 일시적으로 마비됐다. 복구작업이 진행됐지만 한순간에 막대한 손해를 입은 시민들의 원성은 극에 달했다. 이에 정부는 7월 27일 청주시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피해복구 지원금 2천876억원 투입을 결정했다.

또한 도내 자원봉사자, 단체, 군·경 등이 수해복구에 참여했고 전국 각지에서 수해의연금도 지원됐다.

이번 홍수로 이재민 총 118가구(227명), 사상 3명(사망 2명, 부상 1명), 건물피해 878동, 농경지 455ha, 등이 발생했고 총 피해금액은 421억7천46만9천원으로 집계됐다.


# 직지의 고장 청주, 국제기록유산센터 유치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 '직지(直指)'의 고장인 청주시가 지난 11월 국제기록유산센터 유치에 성공해 세계적인 기록·문화도시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국제기록유산센터(ICDH, International Center for Documentary Heritage)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기록을 안전하게 보존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유네스코 산하기관으로 새로 설립되는 것으로, 2019년에 문을 열 예정이다.

기록유산을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도록 접근 정책을 연구 개발하고 국가별 맞춤 교육 프로그램도 개발한다.

사무국이 들어서면 기록유산 전문가가 없는 국내 교육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 2월께 유네스코와 한국 정부간 협정이 체결되면 국가기록원과 청주시는 설립기획단을 출범시켜 센터 설립을 준비한다.

청주시는 260억원을 들여 센터를 건립하고 국가기록원은 매년 운영비 5억~10억원을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기록유산센터가 들어설 예정지로는 청주시 직지특구 지역과 사직동 옛 국정원 자리가 거론되고 있다.

# 지방분권 개헌 논의 열기 확산

2017년은 문재인 정부의 출범과 함께 공약으로 내건 지방분권 개헌 실현을 요구하는 지자체과 시민단체들의 목소리가 그 어느때보다 뜨거운 한해였다.

문 대통령은 선거 당시 지방분권을 연방제 수준으로 끌어 올리겠다고 약속하고 내년 6·13 지방선거에 맞춰 지방분권형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문 대통령은 지난 10월 26일 전남 여수에서 열린 '지방자치의 날' 기념식에서 "지방이 튼튼해야 나라가 튼튼해진다"면서 "강력한 지방분권 공화국을 국정 목표로 삼고 흔들림 없이 추진해 가겠다"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이에 전국 각지의 자치단체와 정치권, 시민단체에서 서명운동을 펼치고 토론회 를 열어 지방자치분권 개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개헌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개헌 필요성과 개헌안에 반영될 내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충북을 비롯한 충청권에서도 지방분권 개헌에 대한 열기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본지도 분권개헌 단체와 함께 청주, 영동, 옥천, 괴산, 음성, 증평 등에서 순회 토론회를 개최했다.


# SK하이닉스 15조 5천억원 통큰 투자

올해 창립 34년을 맞아 매 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하며 눈부신 성공을 거둔 SK하이닉스가 15조5천억원에 달하는 통근 투자에 나서 관심을 모았다.

지난 1983년 10월 10일 출범한 SK하이닉스는 지난 9월에 2025년까지 충북 청주에 15조5천억원을 투자해 낸드(NAND) 관련 반도체 공장을 준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선 낸드플래시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 말까지 2조2천억원을 투입해 청주에 최첨단 반도체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올해 SK하이닉스는 '역대급'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1년 넘게 이어지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폭증, 매 분기 역대 최고 실적 기록을 갈아치웠다.

4분기에는 사상 최초로 '분기 영업이익 4조 원 돌파'라는 대기록을 세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실적 호조와 함께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 인수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성장성이 큰 낸드플래시 분야의 사업 및 기술적 측면에서 선제적 우위를 확보하면서 중장기적으로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 세종 국회분원 예산확보 행정수도 완성 첫발

올해는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첫 단추가 끼워진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2018년 예산안에 세종시 국회 분원 설치 관련 예산 2억원이 확보되면서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의 첫발을 내딛은 것이다.

당초 국회사무처가 요구한 20억원의 10%만 반영됐지만, 사업의 시작과 함께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세종분원은 정부부처의 3분의 2 이상이 이전한 세종청사에서 국회보고를 위한 서울 출장이 잦아지는 행정비효율성이 때문에 설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지역구 이해찬 국회의원이 국회 세종시 분원 설치 등을 담은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하자 국회사무처가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과 국회분원설치를 위한 용역을 추진했다.

이런 가운데 국회분원 첫 단추 예산이 확보됨에 따라 국회 운영위에 계류 중인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심사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되며 세종분원의 구체적인 안에 대한 정치권의 논의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 충주 전국체전 충북 사상 첫 2위

충북선수단이 제98회 전국체전에서 종합 2위를 달성했다. 제98회 전국체육대회는 지난 10월 20일부터 26일까지 7일간 펼쳐졌다.

이번 대회에는 전국 17개 시·도에서 총46개(정식 45개, 시범 1개)의 종목을 놓고 선수 1만8천784명, 지도나 6천346명 등 총 2만5천130명의 선수단과 해외 18개국 1천123명 등 총 3만여 명의 체육인들이 국토의 중심 충북으로 모였다.

충북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57개, 은메달 69개, 동메달 104개 등 총 230개의 메달을 획들하며 종합 2위(총득점 5만811점)에 랭크됐다.

특히 충북은 정통 강세종목인 롤러와 우슈, 정구 등 종목별 종합우승을 따내면서 큰 힘을 보탰다. 또 충북은 제36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11년만에 종합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충북은 금메달 136개, 은메달 124개, 동메달 116개 등 총 376개의 메달을 따내며 총득점 25만3천476점으로 종합 1위를 기록했다. 충북은 역대 최대규모인 764명의 선수단을 구성했다.

# 산란계농장 계란 살충제 검출 파문

지난해 겨울 AI(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로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한차례 계란파동이 있은 뒤 올 8월에는 살충제 계란 사태로 충청지역도 곤욕을 치렀다.

지난 8월 국내 산란계 농장의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면서 시작된 '살충제 계란 사태'는 살충제가 검출된 전국 49개 농장의 출하 계란을 수거·폐기하는 우여곡절속에 계란 소비감소로 이어졌다.

당시 충청권의 경우 충남 128개, 충북 79개 농장에 대해 전수조사가 실시됐으며 충남 8개, 충북 1개 등 총 9곳의 산란계 농장에서 살충제가 검출됐다.

살충제 계란 사태는 유럽에서 먼저 시작됐으며 국내에서도 수차례 위험성이 예고됐으나 정부의 안전불감증으로 인해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계란에서 검출된 살충제 성분은 피프로닐, 비펜트린, 피리다벤 등으로 닭 사육장에 살충제를 뿌리는 과정에서 흡수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산란계 농장들이 직격탄을 맞았고 시장과 마트 등 판매처마다 안전성 확인에 애를 먹었으며 단체급식 및 일반가정에서도 구입을 꺼리는 등 피해가 확산됐다.

# 대전 랜드마크 사이언스콤플렉스 기공식

대전광역시(시장권한대행 이재관)는 지난 12월 19일 엑스포 과학공원에서 사이언스콤플렉스 건립 기공식을 개최했다.

2021년 준공 예정인 대전 사이언스콤플렉스는 6천여억원의 대규모 사업비가 투입돼 지하 4층, 지상 43층에 연면적 27만1천336㎡ 규모의 메머드급 시설로 지어진다.

이 곳은 과학·문화체험시설, 호텔, 근린생활시설 등의 복합 엔터테인먼트로 건립되며, 시민들의 휴식을 위한 대규모 옥상정원과 광장이 들어서 향후 중부권 관광산업을 선도할 대전의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이언스콤플렉스 건립은 현재 건축허가만을 남겨놓은 상황으로 대전시, 대전마케팅공사, 사업자인 신세계 3자 간의 긴밀한 실무 협의를 통해 행정 절차를 진행해왔으며, 지난 11월 통합심의위원회는 옥상정원 일반인 24시간 이용 가능 동선 확보, 전망대 남측 갑천변 조망 확보 등 10여개 사항을 보완할 것을 요구하며 사업계획을 조건부 통과시켰다.

이에 신세계 측에서 이들 조건을 수용하기로 함에 따라 사이언스콤플렉스가 본격적인 추진단계에 돌입하게 됐다.


# 장항선 복선전철·서산비행장 민항 '청신호'

장항선 복선전철 사업과 서산비행장 민항유치 사업이 중앙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예타)를 통과해 충남 서북부의 교통편의 개선에 청신호가 켜졌다.

지난 2014년 4월 예타에 착수한지 3년5개월 만인 올 9월에 국토부의 예타를 통과한 장항선 복선전철은 서해선 복선전철과 함께 충남의 고속철도 시대를 열게된다.

장항선 복선전철화 사업 구간은 충남 아산 신창역에서 전북 익산 대야까지 118.6㎞로 총사업비 7천915억원을 들여 2018년 설계에 착수해 2022년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에따라 홍성~용산 57분(서해선 경유), 천안∼익산이 1시간대, 서천~용산이 3시간에서 1시간26분으로 단축되는 등 수도권 및 도내 주요도시가 1시간대에 접근 가능해진다. 장항선에 이어 12월 서산비행장 민항유치의 국토교통부 예타 통과 소식이 발표됐다.

오는 2022년까지 공항청사 등 시설물을 완공하고 2023년 민항기 취항을 목표로 추진되는 이 사업이 예타를 통과함에 따라 환황해권 시대의 선도지역인 충남 서북부의 하늘길이 열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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