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적 소방점검 드러나...건물주·관리부장 구속 영장

화재로 대형 참사가 발생한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의 2층 여성 사우나 비상구가 창고로 불법 전용돼 막혀 있다. 총 29명의 사망자 중 20명의 사망자가 이 곳에서 발생했다. 2017.12.23 / 연합뉴스

[중부매일 특별취재반] 29명의 사망자를 낸 제천 노블휘트니스스파 화재는 예견된 인재였다. 이 사고는 화재발생 원인 부터 건물 안전 관리규정까지 지켜지지 않는 등 총체적 난국의 형상을 보여줬다.


얼음 제거작업 화인 요인 가능성 '증가'

'제천 노블휘트니스 스파 화재 수사본부는 노블휘트니스스파 건물주 이모(53)씨와 관리부장 김모(51)씨를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 등을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경찰은 앞서 '해당 건물이 이전부터 천장에서 누수가 발생해 추위로 천장에 결빙이 있었고 사건 발생 당일 오후 건물관리인 1명이 1층 천장에서 얼음을 제거하는 작업을 했다'는 진술을 확보해 화재관련 진위여부를 조사했다. 이후 사건발생 3일 후인 24일 건물주 이모씨와 결빙제거 작업을 하던 관리부장 김씨 신병을 확보했다.


비상구에 불법 적치물 쌓여

소방점검 또한 형식적이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건물은 소방시설법(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상 목욕탕, 레스토랑, 헬스장 등이 있는 다중이용시설로 '특정소방대상물'로 분류돼 있다. 이 특정대상물은 연면적 3천500㎡ 이상인 경우 스프링쿨러와 비상경보·방송설비를 갖춰야 한다. 그러나 생존자들은 연면적 5천㎡가 넘는 이 건물에서 당시 비상경보만 울렸다는 증언했다. 생존자 한모씨는 "화재발생당시 비상경보는 울렸던 것 같지만 스프링클러와 비상방송은 나오지 않았다"며 "비상경보도 화재발생 이후 탈출 할때 뒤늦게 울렸던 것 같다"고 전했다.

더욱이 20여 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킨 2층 여자 목욕탕 뒤쪽 비상구에는 불법 적치물이 쌓여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모(53·여)씨는 "8~9년동안 이 시설을 이용해왔는데 여자 목욕탕 뒤쪽에는 온갖 잡동사니가 쌓여 있다"며 "비상구였다는 것도 최근에 알았다"고 말했다.

소방점검 또한 형식적인 절차만 진행했다는 지적이다. 특정소방대상물로 분류된 이 건물은 주기적으로 소방안전점검을 통해 매년 1~2회 의무적으로 '소방시설 종합정밀점검표와 소방시설 등 작동기능점검표'를 의무적으로 작성해 비치해야한다. 지난달 30일 이 건물의 건물주인 이씨가 강원도 춘천의 한 소방안전점검 전문업체에 소방점검을 의뢰해 실시했지만 스프링쿨러 미작동, 비상구 불법 적치물 등은 적발되지 않았다.

소방관계자는 "소방안전점검에서 문제사항을 적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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