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이재한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중국을 국빈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현지시각) 중국 베이징 조어대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17.12.13. / 뉴시스

우리가 평상시 하는 말 중에 '타이밍이 예술이다'라는 말이 있다. 바로 매사에는 적당한 시기가 있다는 것이다. 보통 '적시성'이라는 말로 표현되기도 한다. 최근 들어 타이밍과 관련해 언론에 자주 거론된 일이 있다. 바로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 외교 관련 논란이다. 논란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중국의 난징대학살 80주년 추념행사기간에 방문하는 등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았다는 것과 다른 하나는 중국 정부로부터 홀대를 받았다는 것이다. 상당수의 언론이 이러한 '홀대론'을 부각하면서 연일 보도를 이어갔다.

그럼 과연 이번 방중 외교는 실패한 외교인가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냉정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번 방중 외교의 손익계산서를 뽑아보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드문제로 경색된 대중관계를 개선한 이익이 큰지 아니면 부적절한 타이밍에 방문하고 홀대를 받은 손실이 큰지 구체적으로 비교해 보는 것은 의미가 있는 일일 것이다. 먼저 방중 외교의 실패로 인한 손실부터 살펴보자. 언론보도 등을 통해 접했던 대로 중국측의 초기 반응은 다소 차가왔다. 그리고 중국의 가장 중요한 추념일인 '난징대학살 80주년'과 시기적으로 겹쳐 중국측 주요인사들과 접촉시간이 다소 짧았거나 오찬이나 만찬이 적었다. 여기에 우리 수행원들과만 서민식당을 방문해서 '혼밥'했다는 논란도 있었다. 이것이 홀대론의 근거로 사용되기도 하였다. 결국은 외교적인 의전이 다소 부족하고 국빈방문시 통상적으로 이루어지는 호화로운 행사가 적었다는 것이 가장 큰 손실로 지적된다.

그러나, 의전이 좀 부족하고 공식행사를 하는 시간이 좀 적었다고 이것이 외교의 실패이라거나 큰 손실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무래도 논리적 근거가 부족한 것 같다. 다른 측면에서는 사드 기습배치로 인해, 중국과의 관계가 더 이상 나빠질 수 없을 정도인 상황에서 방중을 했기 때문에 다소 냉랭했던 것은 아닐까라고 생각해 볼수도 있지 않을까? 결국 일부가 얘기하는 방중 외교의 '손실'은 그리 실체가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그럼, 방중 외교의 이익은 어떻게 측정될까? 외교는 일종의 비즈니스와 같이 역할을 한다. 더욱이 안보와 관련된 외교는 더욱 비즈니스와 가깝다. 대표적으로 미국은 안보외교를 통해 주요 협력국가에 무기를 막대하게 팔기도 한다. 이것이 외교가 가진 비즈니스적 속성이다.

그럼 이번 방중 외교는 어떤 모습으로 봐야 할까? 타이밍이 적절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서, 청와대에서는 사드 문제로 매일 300억 원의 손실이 나는 현실을 감안할 때 내년으로 미룰 상황이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특히 사드 경제 보복 해소로 경제 문제가 풀려가게 되면 경제성장률을 앞으로 0.2% 올리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추산하고, 다소 힘든 과정이었지만 중국측을 설득하여 국빈방문을 성사시켰다는 것이다. 중국이 일종의 제사기간(난징대학살 80주년)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입장에서는 더 미룰 수 없었다는 것이다. 만약 일부의 주장대로 올 1월에 방중을 추진하였다면, 몇 조 원의 추가손실이 발생하였을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결국 외교적 의전과 호화로운 공동 행사와 매일 300억 원의 우리 기업의 손실과 중국 진출기업의 눈물을 교환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이번 방중 외교의 손익계산서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우리는 진정한 국가의 품격, 즉 국격을 목격할 수 있었다. 국격은 보여주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국민과 기업을 어떠한 손해를 감수하면서라도 지키고자 하는 정부의 노력에서 확인된다는 것이다.

이재한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끝으로 사족 두 가지만 달고자 한다. 하나는 우리 정부가 외국 정부에 홀대를 받았다면, 누구를 욕해야 하는가이다. 아무래도 우리 정부를 홀대하는 외국 정부에 항의해야 하지 않을까? 다른 하나는 일본은 그토록 원해도 중국에 국빈방문을 성사시키지 못했는데, 정부는 중국이 불편해할 수 있는 그 시기에도 이를 성사시킨 것은 정부의 능력은 아닌가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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