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신상구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국학박사

위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함이며 해당 칼럼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습니다 /클립아트코리아

2017년은 광복 72주년이 된다. 그런데 아직도 친일 청산이 잘되지 않아 통일된 완전한 자주독립국가를 이룩하지 못하고 있다. 일제 강점기 당시, 친일파들은 민중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재산을 탈취하고, 항일투사들을 잡아들이고 살해하는 일에 앞장섰다. 또한 학도병 강제 징병과 징용, 위안부 강제 모집의 선동대가 되는 온갖 악행을 도맡아 저질렀다. 그리하여 1948년, 이들을 처벌하기 위해 '반민족행위처벌법'이 제정되고 반민특위가 만들어져 구체적인 죄목으로 친일파들에 대한 단죄에 나섰다. 그러나 이승만정권의 방해로 인하여 반민특위는 해산되고 친일파는 단 한 명도 단죄되지 않았다.

이렇게 버젓이 살아남은 친일파는 지금도 기득권을 계속 유지하며 나라 권력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부귀영화를 누리며 잘 살고 있다. 항일독립투사 후손들은 대부분 국가로부터 보훈 혜택을 받지 못해 권력의 주변부에서 가난하게 살고 있는 반면에 친일파 후손들은 후광을 입어 권력의 중심부에 진입해 떵떵거리고 잘 살고 있다. 한국의 근현대사를 돌이켜 보면, 친일은 독재와 억압, 불의와 부정의 토대가 되었다. 그리하여 이 땅에 70년 넘게 채워진 질곡의 사슬을 풀고 민주와 정의, 화합과 평등이 넘치는 살맛나는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이제부터라도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 청산 노력에 많은 국민들이 적극 동참해야 한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친일연구의 선구자인 고 임종국(林鍾國) 선생의 유지를 받들어 '친일인명사전'과 '항일음악 330곡집'을 발간했고, 뜻있는 국민들의 후원을 받아 2018년 3월, 효창공원 인근에 연건평 475평,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의 식민지역사박물관을 건립하기 위해 국내외에서 적폐청산 항일음악 토크콘서트를 개최하고 있다. 적폐청산 항일음악 토크콘서트에서 '항일음악 330곡집'저자인 고 노동은(魯棟銀) 선생의 아들인 노관우씨가 직접 피아노를 치며 항일음악을 들려주고 있어 참석자들을 감동시키고 있다.

민족문제연구소에 의하면, 건물을 구입해서 리모델링하는데 필요한 비용이 총 55억 원인데, 지금까지 마련된 건립 기금은 37억 원에 불과해, 앞으로 18억 원을 더 모금해야 식민지역사박물관 건립이 가능하다고 한다.

국민들의 호응도가 낮아 부족한 식민지역사박물관 건립 기금 18억 원을 모금하는 데에 어려움이 많아 박물관 건립이 무려 11년 8개월이나 지체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일본의 14개 시민단체들이 지난 2015년 11월 '식민지역사박물관과 일본을 잇는 모임'을 발족하고 일본 각지에서 건립 기금 1억여 원을 모금해 보내왔다. 그리고 그들은 박물관에 전시될 각종 자료도 기증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한다.

신상구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국학박사

식민지역사박물관 건립은 국가가 마땅히 해야 할 중요한 사업이다. 그런 국책 사업을 민간단체인 민족문제연구소가 국가 대신 하고 있다. 1991년에 창립된 (사)민족문제연구소는 국내외에 31개(국내 29개, 해와 2개)의 지부가 있고 후원 회원이 1만3,000명에 달한다. 만시지탄이 있지만, 이제부터라도 많은 국민들이 식민지역사박물관 건립기금 모금에 적극 동참함으로써 식민지역사박물관이 조속히 건립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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