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국회, 개헌안 도출해야" vs 한국당 "지선 곁다리 투표" 반대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8 무술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하기 위해 손을 든 출입 기자를 지명하고 있다. 2018.01.10. / 뉴시스

[중부매일 김성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2월 데드라인'까지 언급하며 정치권을 향해 6월 지방선거시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를 압박하자 여당은 총 공세에 나선 반면 야당은 개헌저지를 못박으며 강하게 반발했다.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11일 국회에서 당내 헌법개정·정치개혁특별위원회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 회의를 열어 문 대통령의 개헌 발언을 강하게 성토했다.

한국당은 그러면서 6월 지방선거시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 대신,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거쳐 올해 안에 개헌을 추진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11일 오후 충북 청주시 S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충북도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홍준표 대표와 정우택 전 원내대표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8.1.11 / 뉴시스

홍준표 대표는 이날 충북도당 신년인사회 참석차 청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국가개헌안을 국민의견 수렴도 하지않은 채 지방선거에서 곁다리 투표를 한다는 것으로 이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개헌이라는 것은 50~100년을 내다보는 국가의 기본틀을 정하는 중차대한 일"이라며 "연말까지 합의로 개헌하겠다고 약속한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또 "정부와 좌파세력들이 개헌에 집착하는 것은 개헌발표때 나온 것처럼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고 사회경제체제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도 이날 "'문재인 개헌'으로 가겠다는 술책"이라며 "개헌은 전적으로 국민 몫이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나경원 의원 역시 "문 대통령의 개헌안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심하게 위협하는 나쁜 개헌안"이라고 거들었다.

문 대통령이 여야 합의 불발시 권력구조를 제외한 기본권과 지방분권 중심 개헌을 우선 추진할 수 있다고 밝힌 것에 대한 비판으로 읽힌다.

나 의원은 "(대통령이) 정부안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개헌에 대한 진정성이 있는지 생각이 들었다"며 "제왕적 대통령을 종식하지 않는 개헌안은 의회 민주주의의 부정"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당 김동철(오른쪽) 원내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61차 원내정책회의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도자 의원, 권은희 원내수석부대표, 김 원내대표. 김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과 관련 "개헌에 대한 인식, 매우 우려된다"고 말했다. 2018.01.11. / 뉴시스

국민의당도 김동철 원내대표 주재로 이날 긴급 원내대표단 회의를 열어 문 대통령의 '2월말 데드라인' 발언에 대한 대책을 강구했다.

김 원내대표는 "개헌은 국회가 주도해야 여야의 이견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여야 이견이 해소 안 된 대통령 주도의 개헌은 성공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의 권력구조 제외 개헌 추진 발언 관련해서도 "제왕적 대통령제의 종식이 없는 개헌은 하나 마나 한 개헌"이라고 비판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홍익표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정책조정회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8.01.11. / 뉴시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 개헌 발의'를 시작점으로 지방선거시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에 반대하는 한국당을 향해 총 공세에 나섰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국회가 개헌안을 도출해야 한다"며 "정부의 개헌발의권이 마지막 수단이 되지 않도록 국민이 부여한 국회의 의무를 다하도록 작은 차이를 극복하고 여야가 결론 내자"고 한국당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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