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김호일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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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예전부터 모든 일의 기본은 감과 각 즉 '감각(感覺)'이란 생각에는 변함없다. 지역문화의 행정이나 기획 분야도 다르지 않다. 여기서 감각을 흔히 촉(觸)이라 부르기도 하고 센스(Sense)라 칭하기도 하지만 조금씩 다르다. 촉(觸)은 일반적으로 주관과 객관의 접촉 감각으로, 근원(根源)과 대상(對象)과 식견(識見)이 서로 접촉하여 생기는 정신 작용을 이르는 말이다. 그래서 '감촉'이나 '촉각'이 무딘 사람을 미련한 사람으로 부르기도 하는 것이다. 반면에 감각이 뛰어난 사람을 '촉새' 또는 '귀뚜라미 촉새 같은 사람'이라고 일컫기도 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육체적인 민감성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인, 의식이나 인식적 측면에서도 예민함, 명민함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혹자는 동물적 감각운운 하지만, 이성과 사물들의 인과관계에 기초한 오성을 갖춘 인간의 감각과 동물의 먹이와 번식에 대한 감각은 차원이 다른 영역의 일이다. 사업을 새롭게 시작하거나 자신의 업무를 지속하고 확장하려는 지역문화 기획자들에게 감각은 특히 중요하다. 물론 여기에는 타인이나 타 조직, 문화에 대한 이해는 필수불가결의 선결조건이다. 생각을 해보라. 무엇을 팔던 혹은 설득을 하던 간에 상대방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일방적인 외침이나 자기만족에 불과할 것이다. 필자가 지금까지 청주에서 3년 이상 지역문화 활성화와 문화콘텐츠와 문화산업 그리고 문화특화사업을 포함하는 각종 국내외 행사 등을 다채롭게 진행해 오면서 느끼게 된 몇 가지 청주만의 감각적 특성들을 이야기 해보려한다. 이러한 청주의 특성에 대한 이야기들은 문화칼럼이나 언론인터뷰를 통해서 여러 차례 이야기 한 바도 있다.

그런데 무슨 일을 어떻게 하든지 간에 이해의 불충분 조건은 어디에나 널려있다. 그것은 내가 남을 이해하지 못하니 남도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당연할 것이다. 무슨 말인가 하겠지만 필자가 오늘은 다소 서운한 감정이 담긴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2014년 12월이니까 벌써 3년이 넘은 이야기다. 필자가 청주로 와서 근무를 막 시작할 즈음에 한 달도 채 안된 시기였다. 단기계약직으로 1년간을 근무하던 한 직원이 사직서를 제출하였다는 소식이었다. 어찌 보면 사직이 아니라 계약기간의 만료가 되어 싫던 좋던 일자리를 떠나는 것이다. 그리고 이후 약 1주일간은 연락조차 닿지가 않았다. 떠나려고 마음을 먹고 그 마음을 실행에 옮기는 과정이 얼마나 어렵고 또한 복잡했을지는 충분히 이해가 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정해진 기간을 완료한 사람이 연락조차 되지 않으니 회사의 입장에서 보면 그동안의 섭섭함과 아쉬움이 그만큼 크다는 반증이 될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래서 직접 면담을 통해 1년을 근무연장하고 함께 일할 기회를 가진 바 있다. 물론 당사자는 정해진 기간에 보너스처럼 1년을 더하게 되었으니 마다할 이유는 없었으니 이 또한 좋은 일이 아니겠는가. 아무튼 이러한 상황에 닥쳐보니 이른바 90년대 중반이후 전개된 신자유주의로 인해 촉발되고 최근에 더욱 심화된 정규직과 계약직, 동일노동 동일임금 등의 문제 등으로 표출되는 단기근로자의 문제로까지 확장이 되었다. 사실 이러한 문제는 새로운 정부에서도 예의 주목을 하고 그 해결 방법을 찾고 있는데 1월, 한겨울에 특히 심하게 느껴지는 사회의 심각한 병폐이며 풀어야 할 숙제이다.

김호일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사무총장

필자 또한 계약직 단기근로자의 입장에서 지역의 유능한 인재들에게 보다 안정된 일자리 수를 늘이기 위해 노력해 왔다. 2014년 당시 정규직 27명으로 운영되던 문화재단이 2017년 정규직 연구원 50명 정원으로 늘어났으니 말이다. 표면상으로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은 규모와 업무량이 증가하고 확대되었지만 행정적 시스템으로는 아직도 변화해야할 큰 숙제들을 안고 있으며, 업무적으로는 독립성이 보장되고 창의적 시민문화를 수행하는 면에서 많은 발전을 거듭하고 있으나 지방정부의 출자출현기관인 지역문화재단으로서는 아직도 규정과 법령에 의한 변화되어야 할 부분이 없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공영역에서 우선 비정규직 등에 대한 차별철폐가 선행되어야 함은 당연하다. 문화영역에서 발견되는 이러한 비문화적인 행태는 결국 우리 모두의 외면 속에 더욱 확장되어 온바 이 문제의 해결에 올해는 더욱 더 매진하고 의견을 모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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