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야기] 한범덕 미래과학연구원 고문

위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함이며 해당 칼럼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습니다 /클립아트코리아

요즈음 택시를 탈 때 저는 '청주안심콜'을 이용합니다.

제가 있는 근처의 빈차를 알아서 저와 연결시켜주는 방식이라 무척 편리합니다. 추운 날 밖에서 오래 기다릴 필요도 없고, 택시입장에서는 빈차로 있는 시간을 줄여주니 쌍방 간에 윈윈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제도라고 하겠습니다. 지금은 이와 비슷한 콜택시가 여럿 있습니다만 얼마전만해도 생각할 수 없었던 일이 아주 보편화되고 있으니 이런 변화가 어디까지 갈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제가 시장으로 재직하던 2014년 4월에 이 청주안심콜을 발족시켰습니다만 그때는 이처럼 빨리 시민들에게 보편화 될 줄은 몰랐습니다. 기껏 사무실에 연락데스크를 마련하고 여기저기서 걸려오는 전화를 가까이 빈차로 있는 기사들에게 전달하여 약속을 하는 시스템으로 생각을 하였지요. 그게 4년도 지나지 않아 스마트 폰으로 연결만 되면 누구나 쉽게 약속이 이루어지는 세상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어떤 면에서 이것이 소위 '챗봇'의 원형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챗봇은 채팅을 하는 로봇이라는 말이라는데요. 2016년 미국의 페이스북에서 처음 시작을 하였다고 합니다. 자기들의 채팅 소프트웨어인 '메신저'에 인터넷 꽃 판매회사인 1-800플라워즈가 연결한 것이 처음이라는군요. 그러니까 기업용 메신저에 채팅하듯 질문을 입력하면 인공지능로봇(AI)이 대화하는 대화형 메신저를 말한다고 하겠습니다. 그 뒤를 이어 뉴스전문공급회사인 CNN에서 도입하고, 날씨전문방송회사도 도입을 하게 되었으며 마이크로 소프트에서는 로봇에 음성인식과 화상인식을 입력한 챗봇을 도입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일본의 미츠비시 도쿄 UGJ은행은 로봇을 2개 준비하여 은행거래의 Q&A서비스를 2016년 3월부터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하나는 LINE공식계정용이고, 다른 하나는 스마트 폰의 애플리케이션용으로 지금까지 흔히 있는 질문과 답변을 축적하여 입력하고, 이를 학습시켜 서비스를 하게 하였다는 것입니다.

일본 나가사키현 사세보시에는 태블릿PC로 주문하고 결제도 하는 '이상한 바(Bar)'라는 이름의 무인바가 있다고 합니다. 손님들은 태블릿PC 속 화면에 있는 젊은 여성을 이미지화한 3D캐릭터 '아야 짱(젊은 여성을 부르는 호칭)'과 이야기를 나누고 농담도 한다는군요. 아야 짱을 개발한 유사이드유라는 벤처기업은 일본사회의 심각한 일손 부족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 이런 사이버 바텐더를 개발하였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카카오에서도 2018년부터 모든 가전제품을 제어하는 챗봇을 도입하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2017년에 소개된 일본경제신문의 자회사인 '닛케이 BP사'에서 '세상을 바꿀 테크노롤로지 100'이란 책에서 첫 번째로 내세운 테크노롤로지가 바로 이 챗봇입니다. 사람처럼 일을 해주는 이 채팅 로봇이 이제 보편화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4차 산업혁명의 서막은 사람 같은 로봇의 등장이 만드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한범덕 미래과학연구원 고문

아직은 대상 분야와 용도가 제한되어 있습니다만 점점 확대되어 우리 생활 모든 면에 도입되는 시대가 곧 다가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이제 사람이 기술을 의식하고 그쪽으로 다가가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이 사람의 바람을 이해하거나 예측하고 자동으로 움직여준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람과 가까워지는 기술은 사람에게 친화적이고 사람을 지키는 기술이기도 합니다. 물론 어떤 면에서는 너무 가까워진 기술에 불안을 느낄 수도 있지만 사람을 위하는 긍정적인 면이 크기 때문에 우선은 그 긍정적인 분야에 중점을 두고, 부수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는 문제에 대해서도 미리 예견하여 대처하는 방안이 필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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