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경제] 4. (주)춤추는북카페

허영명 대표와 춤추는북카페 직원들이 손하트를 그리며 환하게 웃고 있다. / 신동빈

[중부매일 김정미 기자] 돈을 벌기 위한 기업이 아니다. 늘어난 만큼 일자리를 만들고, 그 일자리가 안정적인 고용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기대하는 기업. 허영명(39) 대표는 사회적기업 (주)춤추는북카페를 이렇게 설명했다. (주)춤추는북카페(공동대표 김윤모·허영명)는 장애인, 결혼이주여성 등 사회적 취약계층과 함께 커피숍을 운영하고, 직접 생산한 원두커피와 더치커피를 유통·판매하면서 바리스타 교육과 카페창업 컨설팅을 제공하는 사회적기업이다. 장애인보호작업장에서 시작해 5년만에 5개 매장을 운영하는 독립 법인으로 성장한 (주)춤추는북카페를 찾았다.


치유와 회복의 북카페

"전체 직원의 60% 이상이 장애인, 해외이주여성, 장기실직자입니다. 취약계층 고용은 기업의 경영 방침이자 목표입니다. 직원들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기업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주)춤추는북카페의 직원은 모두 15명. 이 가운데 11명이 사회적 취약계층이다. 직영 커피매장과 커피교육학원, 커피공장에서 근무하는 이들은 모두 풀타임으로 일을 한다. 안정적 일자리를 보장하기 위해 만든 채용 조건이기도 하다. 야간근무나 휴일근무 없이 주5일 근무에 최저임금 이상의 급여를 제공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허영명 대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언어와 문화적 차이가 있는 다양한 직원들이 모여 (주)춤추는북카페를 통해 관계를 맺고 그 속에서 치유와 회복을 경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 대표는 이러한 일자리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취약계층이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확신했다.

그는 "기업과 직원들의 유대감이 깊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자신감과 자존감도 향상되고 일터에서도 모두 즐겁게 일을 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회적 취약계층들이 마음 편하게 일을 하면서 꿈을 키우고, 더불어 자신의 변화와 성장을 통해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동행하는 기업, 그것이 바로 허 대표가 생각하는 사회적기업이고 사회적기업가 정신이다.

"당연하지 않았던 것이 당연해지면 세상은 바뀌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꿈꾸고 기대하는 것이지만 현실에선 어려운 일들에 관심을 갖고 조금씩 바꿔가기 위해 노력하는 용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풍요로운 삶의 마중물

허영명 대표와 춤추는북카페 직원들이 손하트를 그리며 환하게 웃고 있다. / 신동빈

허영명 대표가 (주)춤추는북카페 대표로 취임한 것은 2014년 7월이었다. "저로 인해 누군가의 삶이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주어진 일과 시간 속에서 최선을 다 하는 삶, 커피를 바탕으로 다양한 사업을 펼치는 중심에 (주)춤추는북카페가 있고 그 속에서 제가 함께 걸어갈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누군가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마중물이 되고 싶다는 허영명 대표는 (주)춤추는북카페가 장애인과 이주여성, 공간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마중물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주)춤추는북카페는 2011년 사회복지법인 유스투게더의 '장애인보호작업장 춤추는북카페'에서 시작됐다. 장애인의 재활을 돕는 도서사업과 커피생산시설을 운영하다 취약계층을 위한 전문적 일자리 마련을 위해 2012년 6월 독립 법인(주식회사)을 설립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사회적 취약계층들은 취업을 하기도 어렵지만, 취업을 하더라도 대부분 단순 업무 위주의 비전문적인 일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분들이 단순 업무에서 벗어나 좀 더 전문적이고 지역사회 구성원으로서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며 일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면서 사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커피숍에서 시작된 (주)춤추는북카페는 현재 커피공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직접 생산한 커피 원두와 더치커피 등을 유통·판매하고, 커피교육학원을 열어 바리스타 양성과 창업상담, 청소년들의 직업체험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밖에도 워크숍, 교육 및 각종 연회장에서 카페테리아, 케이터링 서비스를 통해 찾아가는 커피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허영명 대표는 이러한 (주)춤추는북카페의 사업이 직원들에게나 서비스를 받는 고객 모두의 삶을 풍요롭게 가꿔줄 것으로 확신했다.


지역과 함께하는 기업

허영명 춤추는 북카페 대표 / 신동빈

(주)춤추는북카페는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사회적기업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기획 사업이 카페일일점장 이벤트다.

"카페일일점장 이벤트를 통해 지인들을 초대하고 커피를 팔아 수익금을 창출하면 수익금 전액을 기부하는 나눔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춤추는북카페가 입점한 기관의 기관장, 대표자가 오픈식 때 일일점장으로 참여하는 경우, 그날 매출과 후원금은 장애인 복지사업과 청소년 결연사업비로 기부했습니다."

나눔의 순환공동체. (주)춤추는북카페의 바람은 소박하지만 결실에는 항상 희망과 감동이 함께 했다.

일자리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은 교육사업으로 연결됐다. 커피교육학원(춤추는북카페 커피공방)에서는 지난 2015년부터 충북여성인력개발센터와 업무협약을 맺어 장애여성, 다문화여성, 경력단절여성을 위한 바리스타 자격증 교육과정을 진행했다.

매년 20여명의 바리스타를 배출했고, 교육과정을 통해 배출된 바리스타 5명은 다시 춤추는북카페 지점에 취업했다. 지난 2017년 참여한 경력단절여성 교육생 20명 가운데 70%가 취업하는 성과도 거뒀다.

춤추는 북카페 케이터링 서비스

현재 (주)춤추는북카페는 가족회원(멤버십)을 모집해 매월 원하는 커피원두와 커피음료를 배달해주는 착한 (원두)배달을 진행하고 있다. 가족회원 신청서를 작성하면 원하는 장소에서 커피와 음료를 받을 수 있다.

지난해 말에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으로부터 장애인표준사업장 설립 지원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커피원두 대량 생산을 위한 공장을 매입하고 장애인 편의 작업시설을 갖춘 리모델링 공사와 대형 로스팅기계를 세팅한 커피공장을 건립했다.

현재 유통되고 있는 50여곳의 커피매장 외에도 커피 원료를 대량 유통할 개인과 프랜차이즈 커피숍을 찾아 착하고 좋은 원두를 유통하는 것이 (주)춤추는북카페가 꿈꾸는 희망이고 감동이다.

지난해 말 (주)춤추는북카페는 충북사회적경제협의회와 충북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공동 주최한 제3회 지역선순환경제 우수사례 시상식에서 우수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허영명 대표는 "(주)춤추는북카페가 커피와 관련된 다양한 교육과 커피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성장하길 바란다"며 "궁극적으로는 청주지역뿐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인지도를 높여 더 많은 일자리 창출 기회를 제공하고 소외계층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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