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진단] 정구철 충북북부본부장겸 충주주재

위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함이며 해당 칼럼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습니다 /클립아트코리아

오는 6월 13일 치러지는 제 7대 전국동시지방선거가 5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출마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잰걸음을 보이고있다. 이들은 각자 지역 유권자들의 성향이나 중앙의 정치지형 변화에 따른 영향과 여론추이 등을 나름대로 분석해가며 표계산에 들어갔다. 이미 정당에 몸담고 출마결심을 굳힌 사람들도 많지만 아직까지 확실한 출마여부조차 결정하지 못한 채 눈치만 살피는 사람들도 상당수로 알려졌다.

이처럼 출마예상자들이 긴박한 물밑움직임을 보이는 것과는 상대적으로, 많은 유권자들은 지방선거에 무관심하거나 오히려 냉소를 보내고 있다. 그동안 치러진 여러차례의 선거에서 "혹시나" 했던 기대감으로 후보자를 선택했다가 당선 후 "역시나" 하는 배신감으로 탄식했던 경험이 되풀이돼 왔기 때문이다. 선거기간 내내 유권자들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한표를 부탁했던 많은 지방선거 출마자들은 막상 당선되고 나면 오히려 주민들의 상전으로 변해 거드름을 피우고 민심에는 뒷전이다.

일부는 당선 뒤 각종 이권에 개입하고 비리에 연류돼 자신을 선택했던 유권자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아 당선된 인물들이 오히려 유권자들에게 공공의 적이 돼 버리는 아이러니한 일이 반복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지방선거에 대한 근본가치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자신의 이익만 쫓는 이기심으로 선거에 출마하기 때문이다.

출마자 중 다수는 자신의 명예나 알량한 권력을 위해 출마하고 일부 생계형 출마자도 있다. 이들은 지방선거의 수준이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유능한 정치지망생들의 진출마저 가로막는 등 지방자치의 근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런 사람들은 본인 스스로나 지역주민들을 위해 지금이라도 꿈을 접는 것이 현명하다. 만약 이들 스스로의 결정에 기대를 걸 수 없다면 유권자들이 직접 나서 이들을 걸러내는 수 밖에 없다.

유권자들은 권모술수와 감언이설에 능한 출마자들을 솎아내기 위해서는 혜안을 갖춰야 한다. 무엇보다 후보자를 선택하는 기준에 엄격해야 한다. 선거에 나서는 인물들이 지녀야 할 조건으로 능력에 앞서 중요한 것이 신뢰와 진정성이다. 출마자들은 선거때 유권자들과 약속했던 대로 당선 후에도 지역발전과 주민들을 위해 변함없는 열정을 보여야 한다.

신뢰의 바탕은 진정성이고,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표를 얻는 것이 바로 선거다. 부족한 능력은 배움이나 타인을 통해서도 어느정도 채울 수 있지만 진정성이 부족한 사람은 신뢰를 얻는 것이 불가능하다. 도덕성도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덕목이다.

우리 국민들은 선거를 통해 지도자가 된 인물들이 각종 비리에 휘말려 하루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수 없이 지켜봤다. 가깝게는 바로 우리 주변에서도 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원들이 각종 사건에 연루돼 신문 사회면을 장식하는 일들이 끊이질 않는다. 그럴 때마다 그들에게 일말의 기대를 걸고 선택했던 유권자들은 자신의 가슴을 치며 후회하고 자책한다. 이같은 악순환을 되풀이하지 않는 방법은 유권자들 스스로 후회할 일을 만들지 않는 것이다.

정구철 충북북부본부장겸 충주주재

그런 사람들을 뽑고나서 원망하고 비난하는 것은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다. 여러차례 속았던 만큼, 또 다시 속는 어리석음은 범하지 말아야 한다. 자격 미달자들을 솎아내는 것이 선거의 기능이고 이는 오로지 유권자들의 몫이다. 선거에서 한표가 신성하고 소중한 것은 바로 이같은 가치 때문이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