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8주년 탐사기획 일자리 리포트] 청년일자리 현장체험

청년일자리체험 지원사업에 참여해 도내 중소기업인 명전바이오에서 직무체험을 하고 있는 이상민(23·한국기술교육대학교 산업경영학부 2학년 왼쪽), 이가현(23·여·한국기술교육대학교 산업경영학과 오른쪽) 학생이 밝은 표정으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신동빈

"주말 근무, 야근이 잦은 것에 비해 수당을 챙겨주지 않고 혼자서 해야 하는 일의 양이 많아 쉴 시간이 없다, 월급은 적고 복지 등이 부족하다 등 이런 부정적인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그래서 중소기업을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많은 인식변화를 경험하게 됐습니다"(이가현·23·여·한국기술교육대학교 산업경영학부 3학년)

충북도는 전국 최초로 청년일자리체험 지원사업을 시범운영하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충북 출신 대학생은 겨울방학기간 동안 본인의 전공과 연계된 도내 중소기업에서 직무체험을 할 수 있다.

청년일자리체험을 하고 있는 이상민(23·한국기술교육대학교 산업경영학부 2학년)씨와 이가현씨는 도내 농업용품생산 중소기업인 명전바이오㈜에서 영업지원 업무를 하고 있다.

이상민, 이가현 학생이 기업의 실제 업무를 직·간접적으로 체험하고 있다./신동빈

회의를 마치고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가는 오전 10시 이들은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일에 열중하고 있었다.

이상민씨는 "다양한 기본업무를 하고 있지만 일하는 동안 홈페이지에 상당 부분을 관리하고 있다"며 "프리젠테이션(PPT) 등에 프로그램을 이용해 작성하는 업무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가현씨는 "영업지원업무를 하고 있기 때문에 주소록을 업데이트하는 일과 온라인과 오프라인에 우편 수발의 업무를 하고 있다"면서 "현장에서 문서나 자료전달 등에 지원을 요청하면 도와줘야 하기때문에 눈코 뜰 새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들이 평소에 듣던 중소기업 업무는 생각과 많이 달랐다.

오후에는 번역작업에 매달렸다.

이상민, 이가현 학생이 직무체험 참여 회사의 주력 제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신동빈

이가현씨는 "중소기업이 수출을 많이 한다는 생각을 못했는데 와보니 수출에 비중이 꽤 컸다"며 "외국바이어에게 보낼 문서를 번역하는 것도 많은 시간을 보내는 업무"라고 말했다.

이상민씨는 "회사 주력 상품이 규소인데 농업용품에 대해 아직 많이 몰라 배울 때마다 생소하다"며 "제품에 대해 배우는 것도 흥미롭다"고 덧붙였다.

오후 4시 이들은 책상에서 사업계획서를 적고 지우기를 반복하고 있다. 이가현씨는 "사업계획서는 회사에서 쉬는 동안 틈틈이 하라고 내준 과제 같은 일이다"라며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기에는 어렵고 막막하지만 체험 기간이 끝나기 전에 꼭 하나를 완성해 보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며 일자리체험 프로그램을 4주간 체험하면서 이들의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과 직무관련 생각에는 많은 변화가 생겼다.

이상민, 이가현 학생이 기업의 실제 업무를 직·간접적으로 체험하고 있다./신동빈

이상민씨는 "경영학과에 다니니 막연하게 사무직을 생각했는데 이번 체험을 계기로 영업 등 다른 분야가 적성에 더 맞는다고 생각하게 됐다"며 "직무 분야에 대해 조금 더 고민하고 진로설정을 바꿀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가현씨는 "중소기업에 대해 배운 것, 들은 것과 실제는 많이 달랐다"며 "단순히 공무원, 공기업 등에 취업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탄탄한 중소기업도 괜찮다는 생각으로 바뀌게 됐다"고 강조했다.

일자리체험 프로그램과 관련해 이들은 "방학 때 단순히 편의점, 음식점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 보다 큰 경험을 하게 돼 좋았다"며 "이런 프로그램이 계속 진행되고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해 많은 청년들의 고민을 덜어주었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어 이들은 "친구들 중 일부는 전공을 살린 매칭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어 보인다"며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학생과 기업이 같이 지원해 매칭하는 방식으로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방식보단 기업을 먼저 정하고 1지망, 2지망처럼 학생이 관심 있는 분야에 지원할 수 있는 방식으로 개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터뷰 - 김준석 명전비이오㈜ 상무

김준석 명전바이오(주) 상무이사 인터뷰/신동빈

"중소기업의 경우는 청년층 세대가 대기업, 공무원 등 취업의 눈이 높다 보니 청년층 인력난을 겪고 있다"

김준석(34) 명전바이오㈜ 상무이사는 중소기업 청년층 고용에 대한 어려움을 털어놨다.

김 상무는 "채용공고를 내면 30대도 흔하지 않고 40~50대가 70%정도 지원 한다"면서 "중·장년층도 필요하지만, 회사의 성장을 위해서는 청년층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해외 쪽 수출이 많아지면서 번역, 프리젠테이션, 문서작업 등의 업무비중이 높아지고 있는데 확실히 젊은 사람들이 그쪽 분야에 뛰어나다"며 "회사가 계속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청년층을 고용해 교육을 하고 맞춤형 인재로 키워내야 하는데 청년들은 중소기업을 외면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이번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만 1개월은 너무 짧다고 생각된다"면서 "정부와 기관은 3개월 이상 청년들이 같이 일해볼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도내에 탄탄한 중소기업들이 많고 대기업에 비교해도 많은 분야에 서 업무를 배울 수 있는 것은 장점"이라며 "청년들이 관심을 많이 가져 취업 후 같이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중소기업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며 "기업들도 청년들 눈높이에 맞춰 많은 부분이 달라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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