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최저임금·배달 대행료 인상에 어려움 호소
"소비자 불만 염두 타 매장 동향 따라 가격부과"

/클립아트 코리아

[중부매일 김미정·안성수 기자] 치킨을 배달 주문하면 공짜로 오던 콜라와 무, 소스 등이 조만간 유료화될 예정이어서 야식족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치킨업계는 최저임금 인상에 배달대행료 인상, 물가 인상이 겹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고, 지갑을 더 열어야 하는 소비자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치킨업계를 시작으로 외식업계의 공짜 서비스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청주시 청원구 우암동의 K프랜차이즈 치킨집은 무료로 제공하던 콜라를 유료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미 다른 지역에서 콜라 한 캔(355㎖)에 500원을 받는 매장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매장 사장은 "가게 운영이 쉽지 않아 콜라서비스를 언제까지 지속할지 모르겠다"면서 "재료비, 인건비가 올라도 치킨값은 못 올려왔는데 괜히 콜라, 소스 등을 돈을 받았다가 소비자불만을 살까 두려워 다른 매장들의 동향을 살피고 있다"고 귀띔했다.

다른 업체가 콜라, 무, 소스 등을 유료로 전환하면 그때 합류하겠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위기다.
청주시 청원구 율량동 B치킨 업주는 "청주에서 콜라를 유료화한 곳이 생기면 우리도 유료로 받을 생각"이라고 언급했다. 청주시 청원구 사천동 B치킨 업주도 "요즘 치킨집이 많이 생겨서 많이 팔아도 남는 게 없다"며 "치킨값은 몇년째 동결이라 대신 콜라값을 받는 것을 고민중"이라고 콜라 유료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충북에 본사를 두고 있는 '경아두마리치킨'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아두마리치킨'은 치킨 두 마리에 2만~2만1천원에 판매하는 박리다매 업체다.

'경아두마리치킨' 관계자는 "치킨업계에서 콜라, 무, 소스에 대한 유료화 움직임이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 "인건비 오르고, 임대료 오르고, 닭값뿐 아니라 부재료값도 오르고 도미노로 악순환이라 걱정이 많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저희는 치킨 두 마리가 한 박스이고, 콜라가 하나 제공되니까 한 마리보다 마진율이 더 낮다"고 말했다.

치킨집 업주들은 '콜라 유료화'의 이유로 배달대행료 인상과 물가인상 등을 꼽고 있다. 배달대행료는 1건당 3천~5천원 선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치킨업계 관계자는 "배달인력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대행업체를 쓰고 있는데 배달업체에서 인건비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매장직원에 비해 친절·서비스가 떨어져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청주지역 배달대행업체는 10여곳. 기본료(1㎞이내 2천700원)에 100m 마다 100원씩 추가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택시요금 수준에 맞먹는다.

S배달업체는 새해 들어 배달기사들 사이에서 배달료 인상 얘기가 거론되고 있다. S업체 관계자는 "기름값이 계속 오르고 있고 업무도 힘들어서 배달료를 올려달라는 요구가 늘고 있다"면서 "기사들과 상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주에서 규모가 큰 편인 G배달업체는 "치킨집에서 가격을 올려야 배달대행료를 올릴 명분이 생겨서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런 가운데 한 패밀리레스토랑은 그동안 무료로 제공해온 식전빵 서비스를 이달부터 중단했고, 커피를 마실 때마다 도장을 찍어서 커피 1잔을 무료로 주던 서비스도 사라지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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