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수요도 경신...예비율 14.7%로 아직은 '여유'

매서운 한파로 난방 수요가 급격하게 몰리면서 이틀 연속으로 전력 수요감축요청(급전지시)이 발령된 2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전력공사 남서울지역본부 로비에 전력수급현황 안내가 표시되고 있다. 2018.01.25. / 뉴시스

[중부매일 이민우 기자] 대전, 충남·북 등 충청권을 비롯해 '북극발 한파'가 사흘째 전국을 휩쓸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25일 오후 4시 현재 종관 자동기상관측장비(ASOS) 기준 서울의 최고기온은 영하 9.5도로, 평년(1.2도)보다 11도 가까이 낮다.

서울은 이날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6.4도까지 떨어져 전날에 이어 올겨울 들어 가장 낮은 최저기온을 재차 경신했다.

제천 영하 20도, 칼바람까지 겹쳐 체감온도 '뚝'

최강 한파에 꽁꽁언 의림지 / 중부매일 DB

특히 충북 제천지역이 영하 20.9도를 기록하는 등 충청권 일부지역에서도 영하 20도를 밑도는 혹한이 엄습하면서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아침을 맞이했다.

오후 들어서도 지역곳곳에서 영하권의 기온을 나타냈다.

청주 영하 8.9도로 영하 10도에 육박하고 있다. 오후 늦게 칼바람이 불면서 체감온도는 더욱 내려가 충주 영하 15.5도, 천안 영하 4도 등으로 영하 15도 안팎에 머무는 곳이 적지 않다. 현재 체감온도가 영상인 곳은 전국 54개 관측 지점 가운데 1곳도 없다.

이날 전국 대부분 지역에 한파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당분간 최강한파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무심천도 꽁꽁 얼었다"

체감온도가 영하 10도 아래로 내려가는 최강한파가 이어진 25일 청주 무심천 곳곳에서 대형 얼음이 나타나고 있다./신동빈

이같은 매서운 한파의 영향으로 청주 무심천이 지난 24일 얼어붙었다. 이틀째 연속 영하권의 수은주를 보이자 올 겨울들어 처음으로 무심천 결빙이 관측됐다.

지난 1982년 무심천 관측이 처음 시작된 뒤 올해까지 가장 빨리 무심천 결빙이 나타난 때는 1991년 12월 13일이다. 올해는 평년보다 21일 늦게 결빙이 관측됐다. 최근 35년간 가장 늦게 무심천이 얼어붙은 것이다. 청주기상지청은 기후변화 추이를 파악하기 위해 무심천 청주대교 부근에서 결빙을 관측하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중국 북부 지방에서 확장하는 찬 대륙고기압의 영향이 유지되고 있다"면서 "베링 해와 알래스카 부근에 큰 고기압이 자리 잡으면서 우리나라에서 찬 기운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막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대 전력 '8천645만㎾' 하루만에 기록 경신

또한 난방수요가 급증한 탓에 25일 최대전력수요 기록이 또 경신됐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록한 최대전력수요는 8천645만㎾으로, 전날 세운 종전 역대 최고기록(8천628만㎾)을 다시 갈아치웠다.

올 겨울 전 최대전력수요는 지난 2016년 8월 12일에 기록한 8천518만㎾였으나 지난 11일과 24일에 잇따라 최고 기록을 경신하더니 하루만에 종전 기록을 또 깼다.

최대 전력수요는 하루 중 전력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한 시간 동안의 평균 전력량으로, 발전설비가 어느 정도 필요한지 가늠하는 기준이 된다.

이날 최대전력수요 발생 당시 공급예비력은 1천270만㎾, 예비율은 14.7%로 전력 수급에는 문제가 없었다.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 한파 특보가 내려지면서 난방기기 사용이 늘어 전력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력거래소 등 전력 당국 '초비상'

이에 따라 전력 당국은 잔뜩 긴장했다. 기상청이 다음 주까지 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해 전력 사용량의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최근 연이은 수요 자원 시장 가동으로 공장 정지 시간이 늘어나면서 참여 기업들의 불만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주말로 접어들면서 산업용 전기 사용량이 줄어든다는 점은 다행스럽다.

전력거래소는 26일까지 사흘 연속 수요 자원 시장을 가동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참여 기업에 사전 통고한 상황이다. 전력거래소는 이에 앞서 지난 18일 제도 개선 일환으로 '수요감축요청 사전예고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전력 당국 관계자는 "전열기 사용 증가로 최대 전력이 계속 올라가고 있다"면서 "수요 자원 시장 참여 기업의 감축 활동이 수급에 큰 힘이 되고 있으며, 기업 부담 감소와 지원 방안 등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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