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민아트센터 소장품 기획전... 3월 10일까지 '2018 우민보고'

/ 우민아트센터 제공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동시대 현대미술계에서 활발히 활동해 온 영향력 있는 작가 13명의 개성있는 작업들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가 진행중이다.

우민아트센터(관장 이용미)는 지난 17일부터 오는 3월 10일까지 우민아트센터의 소장품을 관객에게 선보이는 기획전을 열고 있다.

2018 우민보고 '同床異夢(동상이몽)'은 매체나, 주제 면에서 특정 주제로 한정하는 일이 작업의 개별성을 간과할 수 있다는 가정에서 출발한 기획이다. 하나의 주제 아래 작업들을 묶어보려는 시도나 작위적인 이해와 증명을 강권하는 태도에서 벗어나 작업 자체에 주목하고자 한 것이다.

이번 전시는 각기 다른 작업들의 고유성은 남겨둔 채, 기획의 주제를 강요하고 설득시키지 않으려는 시도는 보편적 의미의 동상이몽의 사자성어가 함의하는 '균열' 의미보다는 '다양성'라는 측면에 무게중심을 두고 가치를 재발견하는데 의의를 두고자 했다.

임충섭 作, 'Fall'

전시장을 들어서면 임충섭(78) 작가의 작품을 마주할 수 있다. 서울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뉴욕 브루클린 미술관 미술학교를 수료하고 뉴욕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한 임 작가는 형이상학적 사색의 형태를 조각으로 드러내거나 사각의 캔버스를 과감히 해체해 자연과 문명의 관계에 대한 존재론적 성찰을 지속해 왔다.

이어지는 작품은 황인기(68) 작가의 화려한 현대적 작품 '오래된 바람 금강내산2, 금강내산1'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주변의 자연풍경이나 동양 고전 산수화의 이미지를 담고 있지만 반짝이는 색깔 큐빅 등을 활용해 이미지를 디지털 픽셀로 전환시킨 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보는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반짝임이 금강산으로 빠져들 것 같은 기운을 담고 있다.

한쪽 벽면에 자리한 붉은색 2개의 작품은 유희영(79) 작가의 'Untitled'. 유 작가는 색면의 단호함과 반복적인 줄무늬 구성을 특징으로 기하학적 형태와 색체 자체의 존립에 착목하는 색면 추상회화 작업을 해왔다.

윤형민 作, 'Magic Hand'

손으로 무언가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4개의 작품. 윤형민(41) 작가의 'Magic Hand'다. 다양한 나라의 언어, 역사, 사회적 관습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고전 작품에 영감을 받아 현대적 맥락으로 재해석했다.

책꽂이에 진열된 책자들. 그 사이로 흘러나오는 네온사인. 강애란(59) 작가의 'Lighting Books'이다. 강 작가는 텍스트적 구조와 이미지적 구조가 공존하는 '디지털 북' 작업을 통해 아날로그 서가의 이미지를 디지털 이미지로 변환하는 작업을 해왔다. 꽃과 자동차, 활자의 이미지가 한곳에 자리한 김현주(50) 작가의 판화 작품이 작품을 가까이 들여다보게하는 힘을 가졌다. 꽃과 자동차를 소재로 평판화와 디지털 프린트를 접목해 판화가 가진 형식적 특성을 활용하는 작업을 살펴볼 수 있다.

이어 황혜선, 노상균, 김주현, 강애란 작가의 소품들로 작품을 모아 따로 또 같이 보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어지는 작품은 홍명섭(71) 작가의 '이반의 생물학 몬스터 플라워'로 현대 미술의 존재방식과 그 본질적 속성에 대한 회의와 반성에서 출발해 보다 확장된 범위의 개념미술에 천착해 왔다.

사윤택 作, '골프공툭!'

그동안 '시간-지속-순간-틈' 등 시간성 혹은 운동성에 관심을 시작으로 일상 속에서 순간적인 움직임을 포착해 시각화하는 작업을 해온 사윤택(48) 작가의 '골프공 툭!'. 공이 튕겨져 가는 과정을 그림으로 표현해 관객들은 공의 움직임을 따라가보는것도 새로운 즐거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3개의 다른 작품이 또 하나의 작품으로 구성돼 전시되고 있다. 황세준(56) 작가의 '등신대'와 '꿀조국의 아침'이 그것이다. 황 작가는 일상에서 채취된 기괴하고 낯선 풍경을 화면에 옮기며 자본주의 사회의 리얼리티를 풍경 속에 구현해 왔다.

연필로 인간을 표현한 배형경(64) 작가는 9개의 각각의 작품속에 인간과 인간의 관계성에 대한 관심으로부터 인간의 원초성과 존재 의미에 대한 근원적인 탐구를 그려 넣었다.

홍승혜 作, 'Organic Geometry'

머리카락을 바라보는 극단적인 인식의 전환이 일어나는 찰나에 주목하며 동일한 대상에 갖는 이중적 시선의 아이러니에 대해 언급해 온 이세경(46) 작가의 'Hairline' 4 작품과 홍승혜(60) 작가의 픽셀이라는 기하학적 이미지의 최소단위에 생명을 불어넣은 'Organic Geometry', 코디최(59) 작가의 발과 머리가 따로 떨어진 'Head & Feet' 작품이 눈길을 끈다. 최 작가는 현시대의 다양한 문화가 빚어내는 충돌과 그 간극에서 탄생한 제3의 혼종 문화와 동시대의 새로운 사회현상에 대해 주목해온 작가다.

이용미 우민아트센터 관장은 "국내·외적으로 유명한 작가들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한국 현대미술을 한번에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민아트센터 관람 시간은 동절기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3월부터 10월까지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로 매주 일요일과 신정, 설날, 추석당일은 휴관한다. 문의 043-222-0357.

강애란 作, 'LightingBooks'
김현주 作, Neo-Car
배형경 作, 'Cite1-9'
유희영 作, 'Untitled'
이세경 作, 'Hairline5, 1, 3, 2'
임충석 作, 'Fall'
코디 최 作, 'Head & Feet'
홍명섭 作, '이반의생물학몬스터플라워'
황세준 作, '등신대, 꿀조국의 아침, 등신대'
황인기 作, '오래된바람_금강내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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