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vs 항저우, 두 도시 이야기
시애틀 vs 항저우, 두 도시 이야기
  • 중부매일
  • 승인 2018.01.29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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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노근호 청주대학교 산학협력단장
시애틀 / 클립아트코리아

최근 산업·기술 트렌드를 점검해볼 수 있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가 얼마 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다. 올해 주제는 '스마트시티의 미래'였다. 전 세계 150여 개 국가에서 4000여 기업과 18만여 명이 참여했다.

지난해 CES 2017에서 확인된 것은 그간 얼리어답터들의 보여주기식 쇼케이스에서 벗어나 실생활에 도움을 주는 상용화였다. CES 2018에서는 폭풍처럼 진화하고 있는 기술·산업 간 융합이 스마트폰, 생활가전, 자동차 등 모든 것을 연결해서 인공지능이 통제하는 스마트시티 시장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예고한 것이다. 이제 숨 가쁜 기술·산업의 변화는 공간적 경제시스템에 심대한 파급 효과를 미치게 될 것이다.

지금처럼 광속으로 변화하는 기술·산업 환경에서 주목받는 두 도시가 있다. 미국의 시애틀과 중국의 항저우가 그 곳이다. 새로운 기술 중심지로 급부상하고 있고 젊은 인재들이 모여드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시애틀의 아마존 본사에는 2010년 이후 4만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직간접 투자 효과는 38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된다. 무엇보다 평균 연봉 10만 달러(약 1억1100만원) 이상의 고소득 직종 일자리가 늘고 젊은 고급 인재들이 자리 잡으면서 도시 자체가 갈수록 활력을 더하고 있다. 스타벅스 1호점과 아마존 본사가 반드시 방문해야 할 곳으로 인식되면서 시애틀은 관광도시로 자리매김했다.

시애틀에서 입증된 '아마존 효과'는 여러 국가와 도시들의 관심을 증폭시켰다. 지난해에는 '제2본사' 건설 및 공모 계획을 발표해 북미 전체 도시를 들썩이게 했다.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 북미 지역 54개주, 238개 도시가 유치 제안서를 제출한 바 있다.

항저우 / 클립아트코리아

항저우는 중국의 차세대 실리콘밸리로 떠오르고 있다. 정치 중심지 베이징, 경제 중심지 상하이에 이어 기술 중심지를 꿈꾼다. 알리바바와 중국 최고의 기술기업들이 튼실한 온라인 환경을 구축해놓으면서 중국은 물론 전 세계 많은 IT 인재들이 모여들고 있다.

항저우의 총생산에서 전자상거래,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등 IT 관련 분야의 기여도가 50%를 넘는다. 인공지능과 실물경제 융합이 IT 산업 발전 및 도시 경쟁력의 핵심 원천이 되고 있다. 항저우가 대륙의 스마트시티로 주목받는 이유다.

두 도시는 유사한 점이 많다. 시애틀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혁신기업들이 입지해 있으며 MS 빌 게이츠의 고향이다. 항저우에는 알리바바, 화웨이 등 기술기업들이 위치해 있고 알리바바 마윈이 태어난 곳이다. 글로벌 기업과 혁신 기업가를 키워내는 것이 최고의 일자리 대책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지역 경제시스템을 바꾸면서 도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최고의 시절이지만 최악의 시절이었다. 지혜의 시대이면서 어리석음의 시대이기도 했다. 믿음의 세기이면서 불신의 세기였다.' 영국이 낳은 가장 위대한 소설가 찰스 디킨스의 명저 '두 도시 이야기(A Tale of Two Cities, 1859년)'는 이렇게 시작한다. 두 도시는 프랑스 파리와 영국 런던을 가리킨다. 18세기 프랑스 대혁명 당시, 시대가 얼마나 격동적이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노근호 청주대학교 산학협력단장

혼돈의 시대에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들이 전개된다. 변화의 시대는 늘 역동적이기 때문에 유토피아가 될 수도 디스토피아가 될 수도 있다. 요즘 기술발전이 정치·경제 그리고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서 혜안이 요구된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두 도시는 마스다 히로야의 저서 '지방 소멸'이 던진 담론을 안고 고민하는 지역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오스틴을 이상한대로 두라(Keep Austin Weird)'는 미국 텍사스 오스틴의 구호와 지역주민들의 자부심도 눈여겨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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