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습한파로 백연현상 빈발... 주민 불안감에 대책요구도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5도 등 충북 대부분지역이 한파 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29일 오전 청주 인근 공장 굴뚝에서 수증기가 높게 피어오르고 있다.

[중부매일 이민우 기자]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5도 등 충북 대부분지역이 한파 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29일 오전 청주 인근 공장 굴뚝에서 수증기가 높게 피어오르고 있다.

특히 청주·오창산단 공장과 열병합발전소 등 도심 외곽에서 배출하는 연기의 정체를 놓고 지역 주민들은 '매연'(?)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을 가지고 있다.

연기의 정체가 궁금했던 주민들은 '왜 저런 연기가 나오냐'고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공장 관계자들은 "날씨가 추워지면 연기 관련한 주민 민원이 많게는 수십 건씩 몰린다"고 귀띔했다.

주민들이 의문을 품었던 연기의 정체는 '냉각수 수증기'다. 날씨가 급속하게 추워지면 '백연(白煙) 현상'이 나타난다.

열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데워진 냉각수가 냉각탑을 거쳐 외부의 찬 공기와 만나면 수증기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이 수증기가 마치 공장의 하얀 매연처럼 보인다는 게 공장측 설명이다.

주로 내·외부 온도차가 큰 겨울철에 이 같은 '백연 현상'이 흔히 발생한다. 꽃샘추위가 계속되는 등 동장군이 쉽게 물러가지 않는 봄에도 백연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겨울철에 '입김'이 나는 현상과 비슷하다.

실례로 SK하이닉스 청주공장 민원이 대표적 사례다. SK하이닉스는 공장 냉각탑과 관련해 이미 지웰시티 아파트 입주민들과 마찾을 빚어왔고 소음문제 해결을 위해 수십 억원을 쏟아 부었다. 생산시설에서 분출되는 수증기를 매연으로 오인하는 민원은 지금도 끊이질 않고 있다.

또한 공장 벽에는 '수증기 발생 지역'이라는 글씨가 큼직하다. '매연이 아니고 수증기'란 뜻이다. 하지만 사고를 겪은 주민들의 심정은 다르다.

산업재해는 사고 자체도 문제지만 후유증도 이에 못지않다. 지역사회에도 상상 이상의 여파를 미치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는 직접적 피해가 아니더라도 주민들이 느끼는 불안감이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 간접 피해는 결코 작지 않다.

해당 기업들도 이미지 타격이나 지역사회의 신뢰 저하 등 두고두고 치르는 대가도 크다.

이에 대해 지역 주민들은 "연기가 수증기로 보이지 않고, 유독가스가 포함된 게 아닌가 싶어 불안하다. 공장에서 뿜어내는 물질이 매연이 아닌 수증기라는 사실도 알고 있으나 그 안에 어떠한 물질이 포함돼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해당 공장에서는 주민들의 건강을 고려해 보다 적극적인 안전대책을 세워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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