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호박·시금치 등 가격 전월대비 평균 50% 상승
상인들"밤새 얼어 판매못하고 버리기 일쑤" 한숨

수분을 다량 함유한 오이, 파프리카 등 호온성 작물은 한번 얼면 속이 물러져 상품성이 크게 떨어진다. 사진은 한파에 얼어붙은 오이 / 안성수

[중부매일 안성수 기자] 지속되는 한파로 얼어붙은 채소를 버리는 상황이 속출하면서 채소상인들의 한숨이 늘어가고 있다. 여기에 하우스 난방비 증가와 적은 일조량으로 출하량도 감소해 채소 가격이 두배 가까이 올랐으며, 추위에 채소를 찾는 발길도 줄어 상인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특히 수분을 많이 함유한 오이와 호박, 파프리카 등은 추위에 취약해 물량의 절반을 버리는 등 손해가 늘고 있다.

30일 청주농수산물도매시장 관계자에 따르면 오이, 호박류의 호온성 작물과 깻잎, 시금치류의 잎채소 가격이 전달 대비 평균 50% 상승했다.

오이는 지난달 개당 500원에서 현재 800~1천원으로 두배 가까이 올랐고, 애호박은 지난 달 개당 1천200~1천400원에서 현재 2천원으로 약 60% 상승했다. 아삭이 고추와 청양 고추는 지난 달 1kg 5천원에서 현재 8천원으로 올랐다.

지속적인 한파로 채소 가격이 두배 가까이 증가했고, 채소를 찾는 발길도 줄어 상인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 안성수

청주농수산물도매시장 대진상회 유선진(28·여)씨는 "다소 고지대인 농수산물도매시장 청과 시장내 평균 온도는 영하 10도 안팎으로 추위를 못 이겨 일찍 철수하는 상회가 많다" 면서 "특히 전날 저녁에 들어온 경매물들이 밤새 서리가 끼거나 얼어붙어 팔수가 없게 되는 일이 속출하고 있고 그나마 경매로 구매해 진열한 채소들도 영하권 날씨속에 또 한번 얼어붙어 판매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봉명동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김모(48)씨는 "추위에 시장뿐만 아니라 식당도 찾는 이들이 눈에 띄게 줄어 들었다"면서 "손님이 적으니 채소를 사러 올 일도 적어지고 이래저래 힘든 시기"라고 한숨을 쉬었다.

농협하나로클럽 청주점도 채소가격이 크게 올랐다.

시장·마트의 채소값이 지난달 대비 50%가량 급등해 소비자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 안성수

농협하나로클럽에서 판매하는 백오이 1개 가격은 990원으로 지난 달(690원) 대비 43% 올랐고, 청양고추(150g기준) 가격은 는 2천50원으로 지난 달(1천280원) 대비 60% 상승했다. 애호박은 2천280원으로 지난 달(1천480원) 대비 54% 증가했고, 특히 파프리카는 2천480원으로 지난 달(1천180원) 대비 110%로 대폭 상승했다.

농협하나로클럽 관계자는 "해마다 겨울철엔 채소값이 여름 대비 급등하지만 올해는 긴 한파와 미세먼지로 인한 일조량 감소로 생산량이 감소했고, 이에 따라 시세강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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