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야기] 한범덕 미래과학연구원 고문

위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함이며 해당 칼럼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습니다 /클립아트코리아

이것 참, 곤란합니다.

새해 들어 양복을 한 벌 새로 하기로 하고 몸 치수를 재야했습니다. 오래 제 옷을 재단해온 친구는 제 치수를 너무 잘 아는지라 꼭 허리둘레만 재고 확인을 합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재고는

"어라, 이상하네. 1인치 더 나온 것 같네."

무어 달리 할 말이 없는 저는

"그래, 조금 전에 밥을 한 그릇 먹었더니 그런가."

궁색하게 변명을 하지만 통할 리가 있나요? 나잇살이라고 하지만 점점 나오기만 하고 줄어들지 않는 배를 어찌 할 바 모르겠습니다.

정말 덜 먹고, 운동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을 하지만 이게 쉽질 않습니다.

일본의 근육생리학자이자 보디빌더인 이시이 나오카타 도쿄대 교수는 사람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남성은 몸무게의 40~50%, 여성은 몸무게의 35~40%가 근육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근육은 20~30세에 가장 많아졌다가 40세 무렵부터 줄어들기 시작한다네요. 매년 허리나 다리 등 하체근육을 중심으로 1%씩 줄어든다고 합니다. 이걸 계산해보면 80세에 이르면 40년이니까 무려 40%의 근육이 줄어든다고 하겠습니다. 나이든 노인들의 체구가 왜소해 보이는 이유를 알 수가 있겠습니다.

여기에 문제가 되는 것은 비만입니다. 바로 배가 나오는 것을 말합니다.

뱃속에 줄어든 근육대신 지방이 쌓이면서 볼품없이 배가 나오고 허리가 굵어지는 것이지요. 외양만 모양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장에 지방이 끼는 내장비만으로 온갖 성인병의 온상이 되는 게 큰 문제입니다. 우리가 숨을 쉬고, 심장을 움직이고, 체온을 유지하는 '기초대사 활동' 즉 생명 활동을 할 수 있는 에너지를 근육에서 거의 40% 가량 얻게 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근육량이 줄어들면 기초대사량도 자연히 떨어지게 됩니다. 그럼에도 먹는 것은 줄지 않으니 비만이 되는 것이지요.

비만이 되면 당뇨, 고혈압, 고지혈 등 성인병이 나오게 되고, 관절에 과중한 부담을 주게 되어 퇴행성관절염이 나타나게 됩니다. 과격한 운동을 하게 되는 청소년들에게도 나타나는데 근육이 줄어드는데도 먹는 것은 여전한 성인들에게는 당연히 발생하게 되는 거지요.

또 체중을 줄이고, 근육을 만들기 위하여 운동을 하는 경우, 충격을 흡수해 줄 수 있는 흙이나 우레탄으로 된 운동장에서 해야 하는데 아스팔트나 시멘트바닥에서 운동을 하면 퇴행성관절염의 위험이 크다고 합니다.

그래서 자전거, 수영 등과 스트레칭을 통해 허벅지의 근육에 힘을 주거나 다리를 위 아래로 들어 올리는 운동이 좋다는 것입니다. 특히 수영장에서 걷는 운동이 좋다는군요. 물속에서 땀이 날만큼 걸어야한다니까 쉽진 않을 겁니다.

한범덕 미래과학연구원 고문

솔직히 말해서 요즈음은 얼굴이 예쁜 연예인보다는 맵시 있는 몸매를 가진 운동선수들을 볼 때 더 시선이 갑니다. 허리둘레가 점점 늘어나 늘 포화상태인 제 몸매를 생각하면 멋진 복근 소위 '식스팩' '임금 왕' 근육이 부럽기 짝이 없습니다.

그러나 사실 이러한 복근을 갖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까요? 상상이상으로 시간을 쏟고, 땀을 쏟은 결과 모두가 부러워하는 멋진 복근을 얻을 수 있는 것이지요. 그냥 앉아서 먹기만 해서 얻어질 수는 없습니다. 이러한 이치를 잘 알면서도 제대로 하지 못해 이번에도 1인치 늘어난 허리둘레에 다시 한 번 반성을 합니다.

정말 새해에는 덜 먹고, 더 운동을 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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