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경제] 5. ㈜위니온

이동섭 ㈜위니온 대표는 "국내 중소기업의 기술경쟁력을 높이고 소비자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중소기업 제품을 더 많이 이용하고, 사후서비스 체계를 굳건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앞으로 전국에 100개 서비스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100개 센터에 3명씩만 고용해도 300명의 일자리가 창출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섭 대표와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환하게 웃으며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충북 청주에 위치한 사회적기업 ㈜위니온이 성장 변곡점에 섰다. 지난해 중소기업 가전제품 A/S를 맡았던 국내 업체들이 줄줄이 서비스 위탁대행을 포기하면서 전국에 서비스망을 갖춘 ㈜위니온에 일감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2011년 설립해 2014년 사회적기업으로 전환한 ㈜위니온(대표 이동섭)은 7년만에 자체 브랜드 대형TV까지 제조하며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청주시 서원구 남이면 석실리에 위치한 ㈜위니온을 찾았다. / 편집자

中企 불량가전 해결사

이동섭(43) 대표는 대기업 엔지니어 출신이다. 대기업 못지 않은 품질의 제품을 만들고도 사후서비스가 되지 않아 경쟁력을 갖지 못하는 중소기업 상황이 늘 아쉬웠다.

무엇보다 독과점 체계로 운영되는 대기업 서비스에 대한 문제의식이 컸다. 손쉽게 교체할 수 있는 간단한 부품도 내부규정에 의해 일반인에게 판매하지 않는 정책은 소비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 "사후서비스 문제 때문에 도태되는 중소기업이 아쉬웠어요. 기업을 지원하는 주체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죠. 누군가 수리하지 않으면 그 제품들은 고스란히 산업폐기물이 될 테니까요."

열정을 갖고 뛰어들었지만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사후처리 지원을 제안했지만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은 신생기업을 신뢰하지 않았다.

몇몇 기업들이 불량 제품 수리를 의뢰한 것이 사업 확대의 실마리가 됐다. 폐기해야 했던 불량 제품을 재판매할 수 있게 된 기업들은 손실을 줄여 좋았다.

기술력까지 갖춘 ㈜위니온은 빠른 속도로 입소문을 탔다. 수리 과정에서 기술을 익히다보니 제조할 수 있는 역량까지 생겼다. 제품을 제조하자 자연스럽게 서비스망이 필요해졌다.

전국에 47개 협력점을 운영하며 네트워크를 강화했고, 전국 서비스망을 갖춘 위니온에 중소기업들의 사후서비스 위탁 대행 의뢰가 줄을 잇고 있다.

품질+착한가격+서비스

"수준 높은 품질과 착한 가격으로 고객만족 서비스를 실현하고 싶습니다."

㈜위니온의 비전은 품질, 착한가격, 서비스로 요약할 수 있다. 고품질 브랜드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선보이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고객을 만족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수준 높은 품질과 경쟁력은 기술력이 바탕이다. 실제 위니온 브랜드에 가치가 더해진 것도 패널 수리 기술이 알려지면서 부터다.

현재 위니온에서는 55인치와 65인치 등 대형 TV를 OEM으로 생산하고 있다. ㈜위니온은 국내에서 드물게 TV 패널을 수리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지난해 LG소셜펀드 기금을 지원받아 LCD와 LED 패널 리페어 공정 라인을 구축했다. 거품이 많은 TV 시장에서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저가 브랜드 상품을 개발해 소비자들의 마음을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중소기업 제품은 저가 제품이 많은데 수리 비용이 구입 비용만큼 나오면 누가 고쳐 쓰려고 하겠어요. 수리비용도 현실화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착한 가격, 착한 서비스는 사회적기업 ㈜위니온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실천 방법이기도 하다. 가전제품도 유행을 타는 상황에서 쉽게 버려지는 가전제품을 되살려야 한다는 취지가 녹아 있다.

이웃돕기와 자원 선순환

"고장 나지 않았어도 유행 때문에 버려진 가전제품과 고장으로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어 버려지는 가전제품을 수거해서 수리하고 있어요. 사용 가능해진 제품들은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회적기업 ㈜위니온은 매해 중고가전 제품을 수리해 독거노인과 사회적 취약계층에게 제공하는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사회적으로는 산업 폐기물을 줄일 수 있고, 취약계층들은 꼭 필요한 가전제품을 무상으로 제공받을 수 있는 착한 실천이다. 단종 부품도 분리 수거해 수리과정에서 소비자들의 부담을 줄였다.

㈜위니온은 수리가 불가능한 제품에선 소모품과 사용 가능한 부품을 수거, 부품 단종으로 수리할 수 없었던 제품들까지 수리해 사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고장난 중소기업 가전제품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가전제품 명의'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거품 많은 가전제품시장에서 LED TV와 냉장고, 소형가전제품을 제조하고 서비스망까지 구축한 위니온은 올해 사업영역을 확대해 일자리 창출에 정성을 쏟고 있다.

직업훈련 통한 일자리 창출

사회적기업이라고 해서 일자리의 질이 결코 낮지 않다는 점도 증명해보이고 싶다는 것이 이동섭 대표의 포부다.

학력, 성별, 나이 제한 없이 누구에게나 일자리 기회를 주고 싶다는 이 대표는 중소기업 가전제품의 시장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수입가전에 대해서도 사후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연스러운 기술 이전이 국내 기술 경쟁력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건 이미 중국 시장이 증명해보였다.

최근 ㈜위니온은 폭발적으로 늘어난 일감을 소화하기 위해 맞춤형 인력 양성을 준비하고 있다. 직업훈련시설을 마련해 직접 소형 및 대형 가전 서비스 기술을 가르치겠다는 전략이다.

"저희가 하고 있는 이 분야가 대한민국에 제3의 서비스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보다 더 많은 일자리 창출도 가능하다고 확신합니다."

앞으로 전국에 100개 서비스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라는 이동섭 대표는 100개 센터에 3명씩만 고용해도 300명의 일자리가 창출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은 안정적인 서비스망을 확보해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고, 구직자들은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게 될 겁니다."

기업부설연구소를 개설한 ㈜위니온은 최근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물에서 가전제품을 쉽게 운반할 수 있도록 계단 핸드카를 개발해 특허출원했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고 믿는 이동섭 대표는 "국내 중소기업의 기술경쟁력을 높이고 소비자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중소기업 제품을 더 많이 이용하고, 사후서비스 체계를 굳건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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