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40% 우선 인수, 10.75%는 3년 뒤에..아파트 브랜드 호반 베르디움
시공능력 여전하지만 부채 증가 등은 부담..청주, 오송, 세종시에도 호반베르디움 공화국

호반베르디움 이미지 / 중부매일DB

[중부매일 이민우 기자] 시공능력평가 13위로 광주지역 건설사인 호반건설이 3위 대우건설을 1조6천200억원에 인수해 이목이 집중된다.

호반건설 연 매출은 2016년 기준 1조2천억원이다. 호반그룹 건설 계열사까지 확장하면 매출 규모는 6조원 정도로 늘어난다.

호반건설은 현금성 자산이 1조원 이상인 현금 부자로 최근 몇년 간 국내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서 큰손으로 주목 받고 있다.

과거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할 당시에 비해 상당히 저렴한 가격이다. 대우건설 부채는 지난 2005년 말 3조1천756억원에서 2017년 9월 말 7조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31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호반건설을 선정하는 안을 결의했다.

호반건설은 산은이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 50.75%(2억1천100만여 주) 중 40%(1억6천600만여 주)를 즉시 인수하고 나머지 10.75%(4천500만여 주)는 산업은행이 2년 뒤에 호반건설에 매각할 수 있는 풋오션을 제공하기로 했다.

호반건설이 제시한 주당 인수가액 7천600원을 적용해 환산하면 대우건설 지분 50.75%를 사들이는 가격은 약 1조6천200억원이다. 이 가운데 1조3천억원이 산업은행에 우선 지급된다.

대우건설은 과거 대우그룹 해체 이후 2006년 금호산업에 매각될 당시 금액이 6조4천255억원에 달했다. 지금보다 많은 72.1%(2억4천466만여 주)의 지분이 매각됐고, 주당 가격은 2만6천262원으로 당시 주가 1만9천원 선에서 경영권 프리미엄 40% 정도가 추가된 수준이었다.

하지만 인수 금액의 절반 이상(3조5천억원)을 차입해 조달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결국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가 지난 2009년 6월 대우건설을 다시 매각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번 호반건설의 대우건설 인수금액은 당시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라는 점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대우건설의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3위로 건설업계 내 톱3 위상을 지키고 있는 실정이며, 이번 인수가 어떻게 작용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대우건설 노조는 지난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현금 유동성이 7천~8억원 수준인 호반 입장에서는 절반에 가까운 금액을 외부에서 조달해야 한다"며 "호반이 단기적 채무를 위해 구조조정하거나 대우건설 자산을 처분할 위험이 있다"며 매각 중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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