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진단] 최동일 부국장겸 정치행정부장

'블루문', '슈퍼문', '개기월식'현상이 모두 일어난 지난달 31일 청주지역에서는 35년 만의 우주쇼 관측이 구름이 많이 낀 날씨 때문에 어려웠다. 청주 도심에서 이날 밤 11시 넘어 구름이 걷히며 개기월식이 끝난 후 부분월식 현상을 관측 할 수 있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9시 40분, 11시 41분, 0시, 0시7분, 0시 9분, 0시 13분에 촬영한 부분월식현상. /김용수

지난달 31일 밤, 달이 주연을 맡은 '슈퍼 블루 블러드문'이라는 진기한 우주 쇼가 펼쳐졌는데 아쉽게도 충청지역에서는 흐린 날씨 탓에 제대로 감상하기가 어려웠다. 이날 밤 하늘에는 한 달에 보름달이 두 번 뜨는 블루문과 연중 가장 큰 달인 슈퍼문, 개기월식까지 세가지 현상이 동시에 나타났다. 월식(月蝕)은 달이 지구에 의해 완전히 또는 부분적으로 가려지는 현상으로 달이 완전히 가려질 때 개기(皆旣)월식이라고 부른다. 이 현상은 달이 지구의 그림자 속을 지나갈 때 발생하기 때문에 달이 태양의 정반대 방향에 위치하는 보름때(만월)만 일어날 수 있으며 그림자속 달의 위치에 따라 개기·부분·반영 월식 등으로 달리 보인다.

이 가운데 달이 지구의 본영(本影) 중심을 지나가는 개기월식때는 지구대기를 통과한 붉은 빛만 달에 굴절·반사돼 희미한 붉은색으로 보이기도 하는데 핏빛을 띤다고 해서 블러드 문(Blood Moon)이라고 부르며 '적월(赤月)', 레드문(Red Moon)이라는 이름도 갖고 있다. 블루문(Blue moon)은 실제 푸른색으로 보이는 달이 아니라 달의 공전 주기와 우리가 쓰는 양력과의 차이로 인해 같은 달(양력)에 두번째로 뜨는 보름달을 말한다. 달에 대해 좋지 않은 이미지를 갖고 있는 서양에서 만월이 한달에 두번이나 뜨는 것을 불길함의 상징으로 보고, 부정적인 표현으로 '블루(blue)'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또한 슈퍼문(Supermoon)은 평소보다 훨씬 가깝게 뜨는 보름달로 가까운 만큼 일반적인 보름달보다 10% 정도 크고 30% 정도 밝다고 한다.

한동안 아무런 진척을 보이지 못하던 개헌논의가 최근 조금씩 탄력을 받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발의'를 꺼낸 뒤로 지방분권 개헌 목소리가 더욱 거세고 빠르게 번지면서 여야 정치권에 대한 압박 효과를 얻어내고 있다. 여야 특위가 가동에 들어갔고 더불어민주당은 당론을 정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특히 요지부동이었던 자유한국당이 2월말까지 당론을 확정하겠다고 밝히는 등 변화된 자세를 연출하고 있다. 이같은 한국당의 자세 전환은 국민적 열망이 분명한 상황에서 뒷짐만 지고 있다가는 개헌정국의 주도권 다툼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아직도 개헌시기와 권력구조에 대한 이견이 개헌논의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은 여전해 전망은 불투명하기만 하다. 그런 만큼 개헌논의에 대한 여야 정치권의 적극적이고 전향적인 자세가 요구되는 것이다.

최동일 부국장겸 정치행정부장

국민적 열망이자 시대적 요구인 개헌은 며칠전 개기월식처럼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고 감춰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날 밤 달은 보기에 따라, 보이는 모습에 따라 완전히 감춰지거나, 일부만 가려지면서 월식(月蝕)의 재미를 보여줬다. 또한 붉은색으로 물들기도 하고, 떡방아 찍는 토끼를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가까이에서 다양한, 제각각의 모습을 연출했지만 그날의 달은 그 전날, 그 다음날 뜬 달과 다르지 않은 달일 뿐이다. 보는 이의 마음에, 눈에 비쳐진 모습과 색깔이 다르듯이 보는 관점과 상황에 따라 달라보여도 본질은 다르지 않은 것이다. 지금의 개헌열기도 보는 관점과 바라는 마음에 따라 달라 보일 수는 있어도 지역 자체적으로, 주민의 의지에 따라 자치를 실현하기 위한 지방분권이라는 본질은 변할 수 없다. 개헌논의의 시작점이 지역의 목소리에서 비롯돼야 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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