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교사 이야기] 청주여자상업고등학교 수석교사 김순옥

위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함이며 해당 칼럼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습니다 /클립아트코리아

계절은 이미 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立春)을 넘기고 있지만, 계속되는 한파는 오늘도 곳곳에 눈을 뿌리며 맹위를 떨치고 있다.

이즈음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긴 겨울방학을 끝내고 개학을 한다. 학생들은 지난 학기를 정리하며 새 학년을 설계하고, 선생님들은 학생부를 마무리하고, 1년을 함께한 제자들이 새로운 학년을 잘 준비할 수 있도록 빈틈없이 지도한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익숙함과의 이별을, 새로움과의 만남을 경험하게 된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어쩌면 늘 '끝과 시작'을 반복하며 사는지도 모르겠다.

다만 주어진 현실에 최선을 다하고, 다가오는 새로운 날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살아가면서 때때로 중대한 결정의 순간을 맞이하며, 그 과정에서 '내려놓음'의 가슴앓이를 하기도 한다. 누구에게나 내려놓음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필자 또한 2017년 겨울, 4년간 수행해왔던 수석교사의 길을 내려놓기로 하였다. 어깨가 가벼워짐 보다는 '더 열심히 잘 했더라면' 하는 후회와, '앞으로 더 잘 할 수 있었을 텐데' 라는 아쉬움이 교차하는 시간을 감내하였다. 돌이켜보면 지난 4년간 교내외로 뛰어다니며 수업컨설팅, 수업개선 강사 활동을 하면서 나름으로는 보람과 행복을 느끼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 과정에 많은 도움을 주신 고마운 분들을 잊지 못할 것이다. 무엇보다 수석교사 정원 외 배치가 실현되지 않은 현실 속에서 특히 사립학교인 필자의 근무지(청주여자상업고등학교, 교장 이화섭)에서는 교장선생님과 교감선생님의 배려, 그리고 동료선생님들의 이해와 협조가 없었다면 결코 수행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해마다 수석교사 공개수업에 함께 참여하여 융합수업을 훌륭하게 해내신 상업, 미술, 역사선생님들께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올리고 싶다. 이 소중한 경험을 바탕으로 필자는 수석교사로서의 임무는 끝났지만, 다시 시작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자랑스런 교사로서 새롭게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청주여자상업고등학교 수석교사 김순옥

"수석선생님! 수석선생님은 끝까지 수석선생님이셔요! 연구부에 오셔서 그 동안 해 오셨던 수업컨설팅, 수업개선연수, 수업나눔동아리, 독서토론 모임 모두 그대로 해 주세요"

오늘 새로이 연구부장에 임명되신 선생님(김ㅇㅇ)의 말씀이셨다. 코끝이 찡해지고, 새로운 힘이 솟았다. 입춘한파를 녹이고도 남을 훈훈함이었다.

더불어 사는 세상! 혼자서는 살 수 없다. 오늘 내가 이 자리에 꿋꿋하게 서 있기까지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도움과 격려가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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