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진 / 중부매일 DB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대기 오염이 최근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올 들어 장기간 고농도 미세먼지가 이어지면서 지난달 수도권은 미세먼지 저감조치까지 취했으며 충청권은 초미세먼지 주의보까지 발령됐다. 거리를 걷는 상당수의 시민들은 마스크를 썼다. 오죽하면 평창동계올림픽 공연장 사전점검 차 강릉과 서울을 방문한 현송월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장이 "왜 이렇게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이 많느냐"고 우리 측 관계자에게 물어 볼 정도였다. 미세먼지는 서풍을 타고 중국 등 국외에서 유입된 오염물질 때문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환경과학원의 관측에 따르면 서풍이 멎었는데도 미세먼지는 짙어졌다. 국내 오염물질 비중이 최고 62%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대기가 정체되자 자동차와 발전소는 물론 공해업체에서 배출된 오염 물질의 화학 반응이 활발해지면서 2차 미세먼지인 질산염을 형성한 것이다.

미세먼지가 확산되면서 대기오염 현상이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청주는 최근 공공기관 차량 2부제 위주의 비상 저감 조치가 발령된 서울 못 지 않다. 청주에는 지난해 상반기에만 6차례의 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렸다. 전국 16개 시·도 39개 권역 중 세 번째로 많았다. 공업도시라고 할 수없는 청주에 미세먼지가 많은 것은 중국발 황사와 자동차 배출가스도 있지만 폐기물처리업체의 환경오염도 무시할 수 없다. 대표적인 사례가 청주 진주산업이다. 이 업체는 다이옥신 배출허용 기준 0.1ng(나노그램)의 5배가 넘는 0.55ng을 배출했다가 지난해 검찰에 적발된 바 있다. 다이옥신은 청산가리보다 1만 배나 강한 독성을 가진 맹독성 물질이다. 이 업체는 또 쓰레기 1만3천t을 과다 소각하면서 15억 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장 인근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거세진 것은 당연하다. 청주시가 환경부의 유권해석을 수용해 어제 진주산업에 대해 허가 취소 처분을 내린 것은 올바른 수순이다.

물론 진주산업으로 부터 저렴한 가격에 열을 공급받아오던 오창산단 여러 기업들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또 진주산업이 환경오염의 주범이라고 할 수도 없다. 하지만 청주가 '공해도시'로 변한다면 시민들의 '삶의 질'은 추락할 수밖에 없다. 발암물질 배출, 불산 배출, 미세먼지 농도, 호흡기질환 사망률등 청주의 각종 환경오염 수치가 최악이라는 것은 이미 수차례 보도된바 있다. 청주 오창은 IT 첨단산업의 전진기지이자 충북의 성장엔진이지만 공해의 진원지 라는 오명도 받고 있다. 흡연처럼 유해물질을 흡입했다고 해서 금방 신체에 이상 징후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잠복기를 거쳐 20년 후에 공장주변 주민들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 2016년 통계청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미세먼지 농도가 높고 최근 7년간 발암물질 배출량 1위를 기록한 충북지역의 호흡기 질환 사망률이 전국 평균보다 30%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난 수치가 말해준다. 청주시가 공해도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지 않으려면 이번 기회에 대기오염을 차단하기 위한 세심한 환경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오염된 환경에서 호흡기질환에 시달리는 도시라면 지역이 성장해도 아무런 의미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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