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여행] 천안 광덕산

[중부매일 송문용 기자] 이번 주말엔 하얀 눈이 수북히 쌓인 겨울산의 정취를 맛보는 것은 어떨까? 눈앞에 펼쳐진 기막힌 설경, 가슴 깊이 스며드는 상쾌한 공기… 산을 즐겨 찾는 이들 중에 겨울 산을 최고로 치는 이들이 많다.

광덕산 설경은 천안 12경중 7경에 속해 있다. 700m에서 단 1m가 모자란 광덕산(699m)은 천안시 광덕면과 아산 송악면에 걸쳐 자리해 있다. 망경산(600m), 설화산(441m), 봉수산(536m) 등 인접한 산보다 높아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사람들은 이 산을 이름 그대로 '넓은 덕이 있는 산' 또는 '산이 크고 풍후해 덕이 있는 산'이라 부른다. 이는 나라에 전란이 일어나거나 불길한 일이 있으면 산이 운다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기 때문이다. 그만큼 충효의 고장에 어울리는 큰 미덕을 갖고 있는 산이다. 광덕산에는 소담한 안양암과 한때 거찰이었던 광덕사 등 볼만한 게 많다.

특히 광덕산 아래로 흐르는 광덕 계곡은 물이 맑기로 유명하다.

광덕산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의 경치가 모두 아름답고 향기롭다. 호두나무·은행나무·소나무·느티나무·잣나무·붉나무·자귀나무·참나무 등 셀 수 없을 정도로 풍부한 수목자원과 계곡 그리고 비록 수천 m되는 높은 산은 아니지만 광덕산의 설경은 천안 12경 중 제7경으로 꼽을 정도로 비경이다.

광덕사 가는 길에는 '이 뭣고'라 적힌 큰 바위가 우리에게 화두를 던진다. 답을 생각하기도 전에 고려 유청신이 광덕에 최초로 호두나무를 가져와 심었다는 것을 기념해 세운 호두나무 전래사적비와 공덕비가 반긴다.

광덕사는 지금으로부터 1370여 년 전 신라 선덕여왕 당시에 자장이 창건하고 흥덕왕 때 진산이 대가람으로 중건한 고찰이다.

효령대군이 광덕 땅을 희사해서일까? 그 당시 소유 토지가 광덕면 전체에 이르렀고 8개의 누각과 9개의 종각, 3층으로 된 천불전, 80칸 장경각 등 국보급 보물을 지닌 충청도와 경기도 지방에서 가장 규모가 큰 사찰이었다고 한다. 임진왜란 때 대부분이 소실돼 지금의 건물들은 근래에 중수했고 대한불교 조계종 제6교구 본사인 마곡사의 말사로 있다.

광덕사의 중요한 국가지정문화재로는 조선 세조대왕이 온양 온천 행 중 이곳에 들러 광덕사와 개천사 스님들의 부역을 면제한다는 감역교지가 있으며 효령대군의 시주로 부모은중경과 장수태골경 합부 친필로 만든 조선사경이 있다. 이는 불교 문화사 및 서지학의 귀중한 자료다. 또 진산이 가져왔다는 불치와 사리는 70년대 도난 당했으며 천불전에 걸려있던 괘불, 노사나불괘불탱은 천불전 화재 시 소실됐다고 한다.

충청남도 유형문화재로는 대웅전과 고려전기에 세운 것으로 추정되는 3층 석탑이 있고 대웅전을 오르는 계단 양쪽으로는 돌로 조각된 석사자 2기가 있다.

대웅전에서 북쪽으로 산신각을 지나면 산기슭에 조선 현종 13년경에 세웠다고 하는 4기의 광덕사 부도가 자리 잡고 있다. 봉우리에는 통일신라시대 승려로 흥덕왕 때에 이 절을 고쳐 지은 진산화상의 사리탑인 광덕산 부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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