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세상] 유재풍 변호사

평창동계올림픽 대한민국 대표팀 입촌식이 열린 7일 오전 강원도 강릉 올림픽 선수촌 국기광장에서 대표팀 선수와 코칭 스태프 등이 입장하고 있다. 2018.02.07. / 뉴시스

드디어 평창 동계올림픽이 9일 시작되어 25일까지 진행된다. 2전(顚)3기(起)만에 정말 어렵사리 유치했다. 1988년 하계올림픽과 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에 이어 개최하게 됨으로써, 소위 국제스포츠행사의 트리플 크라운(triple crown)을 달성하게 되었다. 개폐회식과 대부분의 설상경기(雪上競技)는 평창에서, 빙상경기는 강릉에서, 그리고 알파인스키 활강경기는 정선에서 벌어진다. 92개국에서 2,925명의 선수단이 참가해 역대 동계올림픽 사상 최대인원이 참가하고, 개폐회식 등에 21개국 26개 정상이 참석할 예정이다.

그동안 올림픽을 유치한 강원도를 비롯하여 조직위원회, 정부 모두 준비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경강고속철이 생겨 서울에서 1시간 40분이면 강릉에 도착한다. 제2영동고속도로와 서울양양고속도로도 개통되었다. 빙상경기가 열릴 강릉도 몰라보게 커졌다. 개폐회식이 벌어지고 스키관련 경기들이 치러지는 평창의 중심 대관령면 횡계리 일대는 면 소재지에 올림픽 스타디움이 건설되고 큰 호텔과 많은 아파트, 도로 등이 건설되는 등, 정말 크게 달라졌다. 오래전부터 조성된 알펜시아 호텔단지 부근에도 프레스센터를 비롯한 많은 건물들이 들어섰다.

무엇보다도 획기적인 것은 북한의 참가다. 대통령 말마따나 불과 두 달 전 까지만 해도 북한의 핵무기 위협으로 인한 한반도 전쟁설 등으로 과연 제대로 올림픽이 치러질 수 있을까 걱정했다. 많은 외국인들이 한반도를 우려의 시선을 보냈지만, 북한의 참가로 그 우려가 불식됐다. 북한선수단과 예술단 등이 참가하여 평화올림픽으로 치러질 수 있게 된 것이다. 여자 하키 단일팀 구성을 놓고 우려와 비판의견도 있었지만, 훈련과정과 시범경기를 통해 오히려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20여 년 막혔던 남북항공로와 10여 년간 막혀 있었던 남북육로가 열려, 적어도 올림픽 기간만큼은 평화분위기 속에서 세계인의 축제를 치룰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제 잘 치루는 것만 남았다. 조직위원회는 리허설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을 잘 살펴서 참가선수들, 외국 정상들, 국내외의 관람객들에게 불편함이 없도록 조치해야 한다. 개회식 날 영하 11도로 예상되어, 1994년 릴리함메르 올림픽 이후 가장 추운 날씨란다. 리허설에 참가했던 이들이 모두 몇 시간 씩 추위에 떨었던 소식이 안타깝게 하니, 이에 대한 확실한 대비를 해야 할 것이다. 파견된 공무원들이나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열악한 처우도 개선하여 기분 좋게 봉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더 이상 알맹이 없는 구호와 애국심에만 호소해서 이렇게 큰 행사를 제대로 치룰 수 없다. 노로 바이러스가 발생으로 위생상태가 걱정 되니, 참가자나 지원자들의 건강에게도 특단의 대책도 필요하다.

유재풍 변호사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적 관심과 응원이다. 이번 올림픽은 문화관광산업의 발전을 위해 이명박 정부 때 유치해서, 박근혜 정부에서 시설 등 기초 준비를 했으며, 문재인 정부에서 테이프를 끊는 행사다. 어느 정파나 정권의 것이 아닌 온 국민의 것이고, 한국인만의 행사가 아닌 전 세계인의 행사다. 이를 가지고 이념논리를 편다거나 6월 지방선거에서 불리해질까봐 성공적인 개최를 욕하는 일이 있다면, 지탄을 면할 수 없다. 얼마 전 한 정치인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남북단일팀 구성을 반대하는 서한을 보내 많은 국민으로부터 비난받지 않았던가. 르몽드나 가디언 등 외국의 저명한 언론이 한반도에 평화가 자리 잡고 있다든가 남북단일팀의 하나의 작은 승리라고 표현한 것처럼, 평화올림픽으로서 잘 치러야 한다.

숙박업소, 음식점, 교통종사자, 안내자는 말할 것 없고, 국민 모두가 관심과 격려로 평창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 세계에 대한국민의 위대함을 보여주자. 마침 설명절도 끼었으니, 이번 설은 가족과 함께 하루라도 평창과 강릉 쪽을 여행하면서 경기장 중 한 군데라도 방문해 올림픽을 즐겨보자. 봉사자들도 격려하고, 참가한 외국선수단과도 교류하자. 아직 겨울 스포츠를 잘 모르는 이라면 더더욱 이 기회에 구경하면서 알아보는 기쁨을 누리자. 개회식 날은 평창 하늘에 올림픽을 축하하는 함박눈이 펑펑 쏟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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