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김전원 충북인실련 상임대표

위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함이며 해당 칼럼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습니다 /클립아트코리아

최근 들어서 대형화재사고가 너무 빈번하게 일어나 아무 죄도 없는 많은 사람들이 소중한 생명을 잃고 있는데, 제 목숨만 소중히 여기고 안전을 맨 뒤로 미룬 이들은 줄줄이 엮여가면서 탈출구 찾기에 여념이 없다. 천재든 인재든 그 피해자가 사람이니 그런 재해의 안전지킴이도 마땅히 사람이어야 한다. 내 안전은 누가 지켜줄 것인가? 사람은 사람다워야 한다. 사람다운 사람은 사람으로서의 도리를 다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사람으로서의 도리는 보통의 상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어울려 생활하는데 조금도 부끄럽지 않고 정의로우며, 모든 사람과 사물을 사람같이(人格的) 대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다운 것을 인성(人性)이라고 한다.

많은 사람들은 사람답게 살아가려고 무진 애를 쓴다. 그런 이들은 누군가의 존경을 받고 싶어서도 아니고, 떵떵거리며 살고 싶어서도 아니며, 권세를 부리고 싶어서도 아닌 그저 인두겁 값을 하다가 천명 다하면 벗어놓고서 조용히 돌아가고픈 것뿐이다. '인두겁을 쓰고서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을까?' 사람이 다른 사람이나 사물을 대함에 사람답지 못할 때 흔히 하는 말이다. 겉모양은 사람인데 행실이나 바탕이 사람답지 못한 자에게 그나마 인심 써서 베푸는 얕잡은 표현이다. 외형의 인두겁 속에 사람의 도리가 들어 앉아 바른 생각으로 올바른 행동을 할 때 사람(人間)이 되었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그런 사람들과 함께 살고 싶어 한다.

화재뿐만 아니라 어떤 사고든 그 원인은 반드시 사람(業主)의 잘못으로 시작되며, 시작단계에서 확산을 막지 못하는 것도 관계한 사람들의 무책임과 사명감 결여에서 비롯된다. 사후처리의 책임전가에서도 사람다운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자신이 사람임을 망각하거나 포기한 것 같다. 수년째 계속되고 있는 세월호 침몰사고도, 최근의 제천과 밀양 화재사고도, 정권교체 때마다 부정과 비리연루로 엮이거나 엮었던 이의 상황역전도, 집 안팎의 크고 작은 안전사고의 대부분도 그 중심에는 공교롭게도 사람답지 못한 생각(心性)에서 비롯된 행동이 공통분모를 이루고 있다.

김전원 충북인실련 상임대표

그들이 자신의 인두겁을 가면이나 철면피로 여기지만 않았어도, 이해관계보다 자신의 목숨처럼만 여겼어도, 하는 일을 돈(慾心)으로 보지만 않았어도, 저지른 일 뒤에 찾아올 참극을 생각했더라면, 잠시라도 일을 당할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易地思之)했더라면, 어떻게 해야 도움을 줄 수 있을까하는 마음만 가졌어도, 당하는 사람이 내 부모 형제요 내 처자식일 수도 있다는 생각(家族愛)이 스치기만 했어도 참사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사람 우선이 당연한 일임에도 돈과 명예, 편안과 부귀영화, 자기중심과 이기, 사적인 학연과 지연에 혈연까지도 앞세우니 잃어가는 안전감각에 밀려오는 건 재앙뿐인데, 그저 할 말이라곤 언제나 네 탓이다. 그런 이들이 오늘의 저명인사요, 유지요, 고위공직자라면서 그 출세의 본을 받으란다. 거기서 누구의 어떤 뻔(本)을 뜨란 말인가. 개인적으로 자신의 안전을 스스로 지킬 수 없는 상황인 분들 외에는 자기의 안전은 자신이 지킴이 마땅하다. 내가 남의 생명을 아주 소중하게 여겨줄 때 내 목숨도 소중하게 지켜지므로 속이 꽉 찬 인두겁의 명예를 걸고 서로의 안전지킴이로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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