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 심화, 장기 경제 불황 등 이유

[중부매일 이완종 기자] "설 연휴요 실감 안나요. 모두가 연휴를 만끽한다지만 마음이 불편해서 어쩔 수 없어요."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의 5일간의 설 명절 황금연휴가 끝났다. 명절만큼은 무거운 마음을 내려놓고 재충전을 해야하지만 청년실업 심화, 장기 경제불황 등의 이유로 연휴조차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이들이 있다.

연휴 막바지에 접어든 18일 오전 청주청원도서관에는 수십명 남짓의 청년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들은 연휴 마지막 날임에도 책상에 앉아 취업·수험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대학생 이모(25·여)씨는 올해 설 연휴기간 매일같이 도서관으로 향했다. 올해 졸업예정인인 그녀는 언제부턴가 친척들이 모이는 자리가 불편하게만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씨는 "덕담을 가장한 친척들의 취업·결혼 등의 질문은 오히려 더 큰 스트레스로 찾아 온다"며 "핑계를 대고 도서관으로 도망쳐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서관에 오면 같은 고민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생각에 오히려 마음 한켠이 편해진다"며 "올해는 꼭 취업에 성공해 부모님께 용돈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녀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환경기능사 자격증에 3수째 도전중인 윤모(26)씨도 이번 연휴기간 매일같이 도서관으로 향했다. 희망 기업에 취직하기 위해 이 자격증이 꼭 필요하지만 준비기간이 길어질수록 불안함을 커져만 갔다.

윤씨는 "2차례 시험에 낙방하며 아직까지 취업 준비조차 못했기 때문에 친척들의 얼굴보기가 여간 불편하지 않다"며 "연휴기간 대부분의 시간을 도서관에서 공부를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씨는 "어른들의 걱정은 지금 같은 시기 큰 부담으로 다가 온다"고 강조했다.

긴 연휴기간이 즐겁지 않은 것은 비단 취준생·수험생 뿐 만 아니다. 얼마 전 청주 성안길에 미용실을 개점한 최모씨도 답답한 마음은 마찬가지였다. 이 미용실의 원장인 최씨는 이번 설 연휴 기간 매일같이 매장으로 출근을 했다.

얼마 전까지 일했던 대형 미용실을 나와 개인 매장을 차렸지만 생각했던 황금빛 미래는 열리지 않았다. 이 매장은 상권이 밀집된 청주 시내에 위치하고 있지만 장기 경제 불황으로 매장의 매출이 예년만치 못했다. 여기에 인근에 미용실이 밀집해 있어 경쟁도 심해지며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최씨는 "설 연휴지만 매장 매출을 위해 하루도 빠짐없이 출근 했다"며 "큰집에 올라가 차례상 준비 등을 도와야 하지만 웃어른들께 '사업이 너무 바빠서'라는 이유를 설명하고 귀성·귀경을 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매장 직원들이야 이 기간 휴가라는 생각으로 고향으로 내려갔지만 경영자로서 이들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매일같이 매장으로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통계청에서 발표한 지난 1월 충북지역 경제활동참가율은 60.9%로 지난해 같은 달 대미 1.0% 상승했다. 고용률은 59.5%로 지난해 동월 대비 1.2% 상승했으며 실업률은 2.3%로 지난해 동월 대비 0.5%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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