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단양 만천하스카이워크 / 뉴시스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만 보이던 충북 관광지의 외국인 단체관광객이 달라졌다. 올 들어 베트남, 대만, 일본에서도 관광객이 몰려올 조짐을 보이고 있다. 청주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베트남과 대만 단체관광객들이 처음으로 설 연휴에 충북관광지를 찾았다. 중국 당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로 유커가 크게 감소한 대신 그 자리에 일본·동남아 관광객이 채워지고 있다. 관광시장 다변화 정책이 서서히 빛을 보고 있다.

한 겨울 동남아 단체관광객의 입국은 충북 관광경기 활성화를 위해 의미 있는 징조다. 지난 14일엔 베트남 단체관광객 175명을 태운 비엣젯 항공의 전세기가 하노이에서 출발해 청주공항에 도착했다. 베트남 단체관광객이 전세기를 이용해 충북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4박5일 일정으로 청주고인쇄박물관, 문의문화재단지, 수암골, 성안길 등을 둘러보고 서울 관광도 다녀왔다. 16일에는 대만 단체관광객 156명이 타이베이에서 출발한 원동항공의 전세기로 청주공항에 도착해 단양 만천하 스카이와 도담삼봉을 둘러봤다.

제주와 강원도를 국내 대표적인 관광지로 꼽지만 충북도 단양팔경과 속리산, 월악산, 소백산등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갖춘 관광지가 많다. 또 국내외 관광객의 접근이 용이한 곳이다. 청주국제공항과 호남고속철도 분기역인 오송역, 그리고 경부·중부·중부내륙고속도로등 도로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다. 이 같은 장점 때문에 지난해 충북을 찾은 관광객은 전년보다 436만 명 증가한 2천378만 명이었다. 1년 만에 22% 늘어났다. 특히 단양의 증가율은 눈부시다. 단양 도담삼봉은 지난해보다 99만 명이 늘어나면서 관광객 증가율 도내 1위에 올랐다. 수양개 빛 터널, 만천하스카이워크, 남한강 잔도 등 신설 관광지가 큰 인기를 끌면서 단양을 방문한 관광객이 1012만 명에 달했다. 인구 3만명을 상회하는 작은 기초자치단체인 단양에겐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관광호재다, 또 단양과 이웃인 제천시도 의림지와 월악산, 청풍관광지등을 앞세워 360만 명이 찾았다.

하지만 속빈 강정이다. 체류관광이 많은 외국인들은 외려 줄었다. 지난해 충북을 방문한 외국인관광객은 6만 명에 불과하다. 2016년 16만 명에서 대폭 감소했다. 이 때문에 동남아 단체관광객의 입국은 뜻 깊다. 하지만 지금의 관광환경으로 더 많은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 모으는 것은 한계가 있다. 관광선진국은 외국인 관광객을 안내하는 가이드의 전문성과 매뉴얼 화된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충북은 이런 점이 취약하다. 지역 관광업계가 눈앞의 이익만 추구한다면 외국인들은 두 번 다시 오고 싶지 않을 것이다. 이와 함께 정부의 과도한 규제도 필요에 따라서는 철폐돼야 한다. 관광대국 스위스는 해발 3천m가 넘는 산 정상까지 트램이 다니고 미국 국립공원에는 유황천 주변에도 길이 나있다. 그렇다고 환경파괴라는 말을 듣지 않는다, 철저히 관리하기 때문이다. 환경은 보호하되 노인과 아이 등 온 가족이 절경을 즐길 수 있도록 케이블카도 설치하고 관광시설을 조성해 외국인들을 끌어들여야 한다. '굴뚝 없는 황금산업'인 관광이 충북경제에도 기여하려면 외국인들의 눈높이 맞는 관광전략부터 새로 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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