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경제] 7. 사회적기업 (주)거름

[중부매일 김정미 기자] 거름(대표 하덕천)은 도시재생과 마을만들기 컨설팅을 주력으로 하는 생태환경 사회적기업이다.

하덕천 대표는 "마을은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삶의 터전이 돼야 한다"며 "생태계를 보전하고 주민들의 역량을 강화해 지속가능한 도시와 농촌을 만드는 밑거름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생태환경 사회적기업의 롤모델이 되겠다는 비전을 갖고 회색도시에는 녹색 감성을 불어넣고, 농촌에는 농촌다움을 회복시키고 있는 주식회사 거름을 찾았다. / 편집자
 

생태조경과 생태공동체

창업 초기 사회적기업 거름을 대표하는 사업은 벽면녹화와 생태조경이었다. 거름은 지난 2011년 (사)두꺼비친구들 사업단으로 생태조경사업을 시작했다. 2012년 맹꽁이생태공원과 두꺼비생태공원을 위탁관리하면서 그해 6월 충북형·환경형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받았다.

이후 속리산국립공원에 대한 벽면녹화, 산남동 둘레길 벽면녹화, 파티션 거치대 실용신안을 통해 생태조경 분야에서 독보적인 사회적기업으로 이름을 알렸다.

지난 2013년에는 한화의 친환경사회적기업 지원사업에 선정돼 커피찌꺼기를 이용한 인공토양을 개발해 다시 한 번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생태조경사업으로는 사업 다각화를 꾀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사업방향을 생태조경사업에서 생태공동체 만들기로 전환해 분야를 확대한 것은 2014년부터. 음성군 금왕읍소재지 종합정비사업 지역역량강화사업이 마을만들기 컨설팅 분야로의 사업 확장 및 전환의 물꼬가 됐다. 이후 충북 도내에서 다양한 계획 수립 및 역량강화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역역량강화사업과 2015년부터 진행한 충청북도 행복마을 컨설팅 및 역량강화 사업은 지속가능한 삶의 터전을 건설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지향점이 같다. 이른바 마을공동체 만들기. 생태조경에서 출발한 사회적기업 거름은 이제 마을공동체 활성화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주민의,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마을의 공동체성 회복을 위한 전 과정의 주체는 마을 주민이다. 주민들과 함께 선진지를 견학하고 주민들과 함께 마을을 어떻게 가꿀 것인지 토론했다. 주민들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지속적인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다.

마을은 주민의,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지속가능한 삶의 터전이 돼야 한다는 것이 거름의 컨설팅 원칙이다. 주민들은 교육을 통해 마을만들기 아이디어를 내고 거름은 이를 바탕으로 마을공동체를 회복하기 위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구축을 도왔다.

"마을이 생태공동체이면서 경제공동체가 될 수 있도록 돕고 있어요. 마을 주민들의 수요를 바탕으로 어떤 마을에서는 공간을 마련하고 어떤 곳은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또 어떤 곳은 고령의 소작농들이 수확한 농산물을 가공해 수익을 돌려드리는 경제적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드리고 있습니다."

하덕천 대표는 충북 옥천군의 안터마을과 괴산군의 안민동, 제천시의 도화리 등 충청북도 행복마을 사업을 진행한 마을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주민들의 호응도 높았다.

하지만 농촌 마을에 희망을 불어넣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고령의 원주민과 상대적으로 젊은 귀농·귀촌 세대는 좀처럼 어울리지 못했다. 공동체성을 일깨워주는 것 자체가 마을만들기사업의 핵심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배경이다.

주민 스스로 마을의 미래를 설계하고, 주민들의 적극적 의사소통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는 성숙한 논의 과정을 마련했고, 이러한 물리적 결합은 주민 간 감성적 결합을 촉진하는 동력이 됐다.

하덕천 대표는 공동체 구성원들이 행복해지는 마을만들기는 주민 주도의 사업일 때 지속가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회적경제 네트워크 강화

하덕천 대표는 올해 충북사회적기업협의회장에 선출됐다. 사회적경제 주체 간 연대와 네트워크를 강화해 사람을 위한 경제 환경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사무국도 세우고 사회적경제와 도시재생사업을 연결하는 구상도 구체화 할 계획이다.

"사회적경제 활성화와 도시재생이 문재인 정부의 핵심 사업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사회적경제 주체들이 공동화(空洞化)된 도심 내에 공간을 마련할 수 있다면 도시재생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사회적경제 블록화가 도시재생의 핵심 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 대표는 도시재생이 블록으로 되어 있다는 점에 착안, 도시재생 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원주민과 사회적경제 주체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충북사회적기업협의회의 목표는 사단법인 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 충북지부로부터 독립하는 것이다. 별도 법인화를 통해 사회적기업들의 요구를 적극 수렴해 사업화 할 계획이다.

공동의 이익과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사회적경제가 양극화 해소와 일자리 창출 등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의 대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하덕천 대표는 "사회적 경제는 우리 사회에 없어서는 안 되는 소금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사회적기업을 비롯한 사회적경제 주체들은 경쟁 중심의 사회구조 속에서 인간다운 사람 냄새를 풍기며 우리 경제의 핵심 역할을 담당하는 소중한 자원입니다. 사회적경제 주체들이 안정적으로 기업 활동을 하고 연대를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충북사회적기업협의회가 밑거름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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