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서병철 국장 겸 제천주재

세명대학교 전경 / 중부매일 DB

瓜田不納履 李下不整冠(과전불납리 이하부정관) 혐의를 받기 쉬운 행동인 '외밭에서 벗어진 신발을 다시 신지 말고, 오얏나무 밑에서 머리를 쓴 관을 고쳐쓰지 말라'는 뜻이다. 세명대가 6·13 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대학 내에 예술의 전당을 건립하자고 제안하자 뜻있는 시민들이 '정치판' 을 의식한 것이 아니냐며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최근 지방선거 출마예정자들이 기자회견에서 앞다퉈 옛 동명초 부지에 복합예술문화센터', '전문복합의료타운', '제천의병운동기념관'을 건립하겠다고 약속해 치열한 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심지어 '백지 상태에서 다시 고민하겠다"는 공약까지 내놨다. 이 같이 예비후보자들이 제각각 제천시의 계획과 다른 계획안을 발표하며, 선거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는 시점에서 세명대가 보도자료를 배부해 시민들의 따가운 논총을 받고 있는 것이다.

제천시 역시 세명대가 사전 협의없이 대학 내에 예술의 전당을 건립하자는 보도문을 언론에 배부한데 대해 황당해 했다. 시민들이 옛 동명초 부지에 계획했던 예술의 전당 건립이 무산된 것으로 혼란스러워할까 우려했다.

서병철 국장 겸 제천주재

이에 해당부서 공무원들이 세명대를 항의 방문했다. 익명의 공무원은 "공무원들이 세명대를 찾아가 항의하니까, 대학 관계자가 '해당 부처에서 일방적으로 보도자료를 낸 것이지 대학 측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고 구구한 변명만 늘어놨다"고 전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올해 초 세명대 하남 제2캠퍼스 건립이 '백지화'되자 이에 따른 보상책(?)으로, 제천시의 의중을 떠보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이 아닐까?"라고 떠들어 대는 소리도 들린다. 세명대의 '속내'가 무엇인지 자못 궁금하기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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