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녘 분주한 경매장… 값 싸고 질 좋은 청과물 낙찰땐 '뿌듯'
새벽녘 분주한 경매장… 값 싸고 질 좋은 청과물 낙찰땐 '뿌듯'
  • 연현철 기자
  • 승인 2018.02.26 20: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침을 여는 사람들] 6. 청주시농수산물도매시장
오전 6시께 청주농수산물도매시장 상인들이 낙찰 받은 채소와 과일을 정리하며 분주하게 하루일과를 시작하고 있다./신동빈

[중부매일 연현철 기자] 지난 24일 오전 6시 싱싱한 채소와 과일 향으로 가득한 청주시농수산물도매시장은 청과물 경매에 참여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새벽부터 경매가 이뤄지는 채소동 중심에는 귤, 감, 딸기, 토마토, 사과 등의 농산물 상자가 가지런히 쌓여져 있다. 중도매인은 매수 가격을 순식간에 제시해 눈 깜짝할 사이에 경매를 진행한다. 사람들의 환호와 아쉬움의 목소리가 동시에 전해온다. 경매가 시작된지 1시간여 만에 청과동 가득 쌓여있던 농산물 상자들이 모습을 감췄다.

청주농수산물도매시장의 경매는 새벽부터 시작된다. 새벽 4시 무, 배추, 상추 등 채소류를 시작으로 오전 6시 과일류의 경매가 이뤄진다.

경매 중개인과 상인들이 경매를 진행하고 있다./신동빈

그렇게 정신없던 경매가 끝나고 각자의 자리로 돌아간 상인들은 손님 맞을 준비를 위해 또 분주히 움직인다. 상회에는 이른 아침식사를 하고 있는 상인들도 여럿 보였다.

채소동 대진상회에서 일하는 윤세웅(27)씨는 이날 도매로 구매한 채소들을 진열하는데 정신이 없다. 윤 씨는 농수산물시장 상인들사이에서 '일 잘하는 사위'로도 익히 유명하다. 주로 사업을 하는 중장년층이 많이 찾는 농수산물시장이지만 대진상회는 그의 젊은 감각으로 전 연령층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이제 4살된 어린 딸을 두고 있는 윤 씨는 결혼과 동시에 장인어른의 일을 돕고 있다.

중도매인이 경매로 낙찰받은 물품을 트럭에 싣고 있다./신동빈

윤 씨는 "매일 아침일찍 일을 나오는 것이 때로는 버겁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남들보다 긴 하루를 보낼 수 있다는 것이 보람"이라며 "부지런히 생활하는 만큼 생활에 활력을 얻고 시간 속에서 인생을 배우고 있어 행복하다"고 전했다.

이어 "신선한 채소가 가정의 식탁에 오를 생각을 하면 절로 힘이 나고 뿌듯하다"고 강조했다.

채소동 도원상회에서 배추와 무를 판매하는 이정희(64·여)씨는 작은 난로에 손을 쬐며 새벽 추위를 이겨내고 있었다. 이 씨는 지난 1988년 11월부터 30년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농수산물시장에서 번 돈으로 그녀는 자식들을 모두 출가시켜 이제는 5명의 손주까지 있다며 자부했다. 하지만 최근 변동스런 날씨로 걱정이 많다. 추위로 얼어붙은 배추와 무에서 물이나와 상품가치가 많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 씨는 "시장에 있는 모든 수레를 끌어올 만큼 배추를 사왔는데 이제는 본전은 커녕 반절도 남기기 힘들 것 같다"고 토로했다.

상인들이 경매에서 낙찰받은 과일을 수레에 싣고 있다./신동빈

그러면서 그녀는 인터넷 결제가 많아지면서 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적어졌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 씨는 "예전과 다르게 이제는 시장에서 먹고 살기가 많이 힘든 시대인 것 같다"면서 "시장을 찾는 사람도 적고 도매시장이 점점 설 곳을 잃어가는 것 같아 속상하다"고 전했다.

이어 "처음 청주농수산물도매시장이 생겼을 때만 해도 교통적으로 위치도 좋아 사람들이 많았다"며 "이제는 사람들이 편리함을 찾다보니 시장이 텅 빈 것 같은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에 위치한 청주농수산물도매시장은 일반시장과는 다르게 수산소매상가, 청주수산㈜, 채소동, 청과동이 구분돼 나란히 줄맞춰 세워져 있다. 때문에 구역별로 나뉜 채소와 과일, 수산물 등을 고객들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청주농수산물시장은 도매시장으로 농수산물의 유통단계가 축소돼 유통비용이 절감되는 장점이 있다. 또 농수산물의 등급검사와 원산지 표시제를 운영하고 농산물 잔류농약검사를 통해 안전성을 확인한 뒤 공급하고 있어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다.

한 상인이 판매할 물품의 원산지를 표기하고 있다./신동빈

청주에서 식당을 운영한다는 윤모(56)씨는 평소에는 배달을 이용하지만 주말에는 직접 방문해 채소들의 상태를 확인해본다고 말했다.

윤 씨는 "아침일찍 농수산물시장에 오면 느끼는게 많다"면서 "새벽부터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서 많은 걸 배운다"고 말했다.

이어 "청주에서 이만큼 사람사는 냄새로 가득한 곳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주농수산물도매시장에는 법인 54명, 중도매인 119명, 산지유토인 87명, 하역인 61명 등 유통종사자 총 321명이 매일 누군가의 밥상을 위한 아침을 열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