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류시호 시인·수필가

이쓰쿠시마 신사 문 / 클립아트코리아

오래전 대기업에 근무하며 도쿄, 교토, 히로시마를 자주 방문을 했다. 특히 히로시마는 업무 차 자주 가서 주말에 근교를 둘러보았다. 그 중에 시내 중심부에 있는 평화공원 내 원폭 돔과 히로시마 성이 생각난다. 그리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미야지마(宮島)와 이쓰쿠시마 신사를 갔었다. 이쓰쿠시마 신사는 수려한 경관으로 유명하며, 일본인들에게는 평생 꼭 한번 방문하고 싶은 곳으로 손에 꼽힌다.

미야지마에는 해발 530미터의 미센산(彌山)이 있고, 높이 16미터 둘레 10미터의 거대한 도리이(鳥居 신사 입구에 세운 문)가 있다. 이 섬은 마쓰시마(松島), 아마노하시다테(天ノ橋立)와 더불어 일본 3대 비경으로 꼽히는 곳이며, 이쓰쿠시마 신사의 석양은 미야지마의 절경 중 하나이다. 바다에서 하늘로 솟은 도리이와 그 너머로 붉은 해가 지는 모습은 자연의 아름다움과 인간의 창조물이 조화를 이룬 절경이다.

히로시마는 원자폭탄 투하지로 유명하며 핵폭탄 경험을 세계 각지에 전하는 평화공원과 박물관도 있다. 피폭지 가까이 세워진 공원에는 많은 사람들이 종이학을 접어서 나무에 메달아 평화를 기원하고 있다. 이 도시는 오코노미야키의 고장이라 불릴 정도로 히로시마 오코노미야키가 유명한데, 작년에 다녀온 오사카의 오사카 오코노미야키와 더불어 유명하다.

최근에 동생 부부와 부산에서 쾌속선을 타고 쓰시마를 갔다. 교직에 근무할 때 교사 공동연수로 부산에서 배를 타고 일본 후쿠오카를 간적이 있다. 이번 여행 중 일본 대마도의 유명한 작가 니카라이 토스이 기념관(半井桃水館)에 갔다. 나카라이 토스이는 쓰시마 출신의 기자이자 소설가로 춘향전을 일본에 소개한 작가이다. 현재 일본 5000엔 지폐의 주인공인 여류작가 히구치 이치요를 이야기하면서 빠뜨릴 수가 없는 것이 스승과 제자이며 연인이었던 인물이 나카라이 토스이다. 이치요의 일기장에는 토스이를 향한 마음이 그녀가 24세로 요절할 때까지 변함이 없었다. 이 섬은 산림이 전체 면적에서 약 89%나 차지할 정도로 원시림이 많아 국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특히 암 예방에 좋은 편백나무와 삼나무 숲 그리고 슈시강의 단풍길 산책은 휠링에 좋고, 일본인들은 편백나무로 만든 히노끼탕 온천을 좋아한다. 필자의 지인 P가 여러 해전 대마도로 자전거 여행을 다녀와 가보기를 권유했는데, 이번에 가보니 자전거로 여행하는 사람이 많았다. 우리가 먹는 고구마는 250여 년 전 조엄이 일본에 통신사로 가던 중 쓰시마에서 종자를 얻어 동래와 제주도에서 심었다고 한다.

류시호 시인·수필가

일본은 지역마다 문화유적지를 잘 관리하고 스토리를 잘 만드는데 좋은 점은 본 받아야하고 나쁜 점은 버리자. 히로시마와 대마도를 여행하면서 생각나는 것은, 우리는 5천년 역사의 민속신앙과 불교, 유교의 영향으로 다양한 문화를 품고 있다. 평창 올림픽 개막식은 고구려 벽화와 각시탈에서 영감을 받아 연출한 '인면조(人面鳥)'와 메밀꽃밭을 물길 삼아 아이들을 태운 뗏목 등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명장면 연출로 세계의 언론들이 환호했다. 이번에 동계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여 대한민국 국민임을 자부해도 좋다. 우리 모두 새로운 세계를 향하여 힘차게 도약을 하자.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