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모임득 수필가

위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함이며 해당 칼럼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습니다 /클립아트코리아

스치는 바람결에 단내가 납니다. 꽃을 피워 올릴 훈풍입니다. 2월이 짧은 것은 봄을 빨리 맞이하고 싶어서라지요. 마치 한 해의 시작인 듯 3월의 초입은 두근거림이 있습니다. 대학 새내기가 된 쌍둥이가 입학에 이어 개강을 했습니다. 이제는 고등학생 때와 달리 취향대로 머리모양도 하고 입고 싶은 옷을 골라 입으며 그 시기에 누려야 할 캠퍼스의 낭만을 맘껏 즐길 테지요. 아침 풍경도 달라졌습니다. 졸린 눈 비비며 버겁게 등교 준비를 하던 고등학생이 아니라 거울 앞에서 헤어드라이기로 조금 더 예쁘게 하려고 애쓰는 딸을 보며 저 역시 달뜨게 됩니다. 어찌 보면 가장 걱정이 없는 시기이고 즐기는 자유로움에 비해 책임이 덜 따르는 때 일 것 같습니다.

저 상큼하고 신선한 모습을 혼자보기 아깝습니다. 아이아빠가 잠들어 있는 목련공원에서도 저런 모습이 보일까요? 아이들 대학가는 것을 참 많이 보고 싶어 했습니다. 그때까지만 살게 해 달라고 애원했지만 무엇이 그리 급한지 중학교 졸업식도 못 보게 데려 갔습니다. 눈 감는 순간까지 대학등록금 걱정을 했습니다. '육인회'가 있습니다. 그이 직장 친구들 모임입니다. 투병 중에 등록금 걱정하는 것을 봐 왔던 '육인회'에서 우리아이들 대학등록금에 보태려고 삼 년 기한의 적금을 들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참된 우정을 그들에게서 봤습니다.

엊그제 갈빗집에서 쌍둥이와 만남이 있었습니다. 그이가 없어도 '육인회'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는 친구들이 쌍둥이의 입학축하 덕담과 함께 등록금에 보태라고 봉투를 내밀었습니다. 목울대가 뻐근했습니다. 아이들 아빠가 보태는 등록금이려니 생각하고 받아 들었는데 금액이 좀 컸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저나 아이들 말은 없어도 다 한마음이었을 겁니다.

국공립 대학의 경우는 등록금이 비교적 저렴한 편이지만 사립대학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의대나 이공계, 예술계열 학생들의 경우라면 더욱 그러하지요. 원서를 쓸 때 되도록 국립대를 쓰려고 노력하지만 입시가 내 마음대로 따라주던가요.

예전에는 시골에 계신 부모님이 날마다 쇠죽 쑤어 기르던 소를 팔아서 부쳐주신 등록금으로 대학을 많이 다녔습니다. 소의 뼈들이 그득그득 쌓여있다고 대학을 우골탑이라고 불렀지요. 그 시절이나 지금이나 등록금은 부모에게는 큰 부담입니다.

기실, 좋은 대학을 나왔다고 해서 선호하는 직장에 취업하는 것도 아니고 성적이 우수하다해서 반드시 인재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여태껏 치열하게 경쟁하였습니다. 이제는 선택한 전공분야의 공부를 더욱 파고들어 그 분야의 전문가 되기 위해 노력할 수 있고 폭넓은 교양을 쌓는 지식인이 되는 문턱에 들어섰습니다.

모임득 수필가

똑같은 장애물 앞에서도 누군가는 뛰어 넘지만, 또 다른 사람은 장애물에 걸려 넘어지고 말지요. 그럼에도 다시 도전하는 것이 젊음이고 인생입니다. 봄날의 따스함과 생명력이 넘치는 곳이 3월의 대학가일 겁니다. 행복한 삶을 꿈꾸며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하겠지요. 아이들에게 말합니다. '육인회'같은 친구를 사귀라고요. 새로운 마음으로 대학에 입학하는 아이들의 가슴엔 누구보다 빨리 봄이 찾아와 꽃을 피울 것입니다. 새내기들로 가득한 대학교에 연분홍 봄빛이 깊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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