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과 경기도는 같은 광역자치단체이면서도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 다.
그 중에서도 문제에 대응하는 정책능력면에서 큰 차이점을 발견하게 된다. 며칠전 경기도의 지역신문과 연합뉴스에는 경기도와 인도네시아의 하비비 센터(The Harbibie Center)와의 옥수수 사료도입협약 체결이 크게 보도된 바 있다. 이 보도를 보면서 필자는 많은 아쉬움이 들었다. 2000년 3월 인도네시아의 전 대통령이면서 재력가이고 하비비센터를 설립한 하비비씨는 충북대학교에서 명예행정학 박사를 받기 위해 충북대에 초청되었고 이어서 도지사를 방문하여 충북 지역을 위하여 협력을 하겠노라고 약속한 바 있었다. 이 과정에는 하비비 전 대통령과 개인적으로 친분관계가 있는 충북대의 어느 교수가 주선을 해 주었고 충북지역의 발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겠다는 뜻이 있었다. 도청 방문후 충청북도는 구체적 협력을 위한 사후조치들을 통보해 주기로 하였으나 1년 동안 아무런 후속조치가 없었고 하비비센터에서는 충북의 의지없음을 확인하고 있던 터에 경기도가 이 사실을 비공식적으로 알게 되어 하비비 센터와 적극적으로 접촉하게 되었다. 경기도에서는 하비비 센터에서 무상으로 제공할려는 7천 5백만명평 땅(최종적으로는 2억 2천 5백만평이며 충북 전체 개간면적 3억평의 약 70%)의 용도를 위해 공무원, 농협직원, 기업대표 등을 십여차례 보내어 사업타당성 분석을 거치는 단계를 밟았다. 그 결과 지난 4월 22일에는 경기도청에서 경기도와 인도네시아 관계자 간에 협약을 체결하게 되었다. 협약내용을 보면 무상임대받은 땅을 이용하여 옥수수 경작을 하게 하고 국제가격보다 20%싼 가격으로 농협과 모 우유회사가 이를 수입하게 하며 매출액의 2.5%는 경기도가 하비비센터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것 외에도 인도네시아에 분유 및 비료, 옥수수 종자를 수출하는 등 부대효과도 기대하게 되었다. 올해만도 최소 3만톤을 수입하게 되어 농가에서는 연 9억원의 수익이 발생하고 경기도에는 하비비 센터로부터 약 1억원의 수수료를 받게 되었다. 이 규모는 향후 약 100만 톤 규모까지 확대될 것이라 한다. 경기도 입장에서는 1원의 사업비 투자도 없이 순전히 행정적 지원활동을 통해 축산농가의 사료 수급 안정과 농가 경쟁력 강화, 소득증대 등에 큰 도움이 되게 되었다. 경기도는 특히 매년 확대될 수수료 수입을 분유수출관련 농가 간접지원, 축산분뇨처리 시설 및 환경개선 지원, 축산관련 연구비 등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러한 경기도의 적극적인 경영화 노력을 보면서 충북과 경기도의 차이점을 발견하게 된다. 첫째, 자치단체장의 적극적 관심과 의지문제, 두 번째, 실무 공무원들의 정책개발의지 및 능력문제를 들지 않을 수 없다. 지역내의 대학교에서 기회를 만들어 주어도 자치단체에서 이를 지역이익으로 연결하지 못하고 전혀 관계도 없었던 타 자치단체에게 기회를 빼앗기는 이러한 모습들이 안타깝게만 여겨진다. 지방분권이 본격적으로 시행된다면 이러한 지방자치단체간 정책능력 차이는 곧 바로 지역의 성패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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