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선 현장을 가다 - 대전시장

왼쪽부터 (민주당)이상민 국회의원·허태정 전 유성구청장, (한국당)박성효 전 대전시장·박태우 한국외대 초빙교수, (미래당) 남충희 전 대전시당위원장, (정의당)김윤기 대전시당위원장, (무소속) 염홍철 전 대전시장

[중부매일 김강중 기자] 역대 어느 선거나 대전의 표심은 선거판의 가늠자 역할을 했다.

언제나 중원을 지배하는 자가 민심을 얻고 선거판의 최종 승리자가 됐다.

대전시장은 지난해 말 권선택 전 대전시장의 중도하차로 현직 프리미엄이 사라지면서 무주공산, 군웅할거가 됐다.

민주당의 강세 속에 인물 본위의 선거전도 배제할수 없다는게 선거초반의 분석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 가장 먼저 공식적인 행보에 들어간 후보는 허태정 전 유성구청장이다.

허 전 청장은 지난달 출마선언에 이어 청장직을 사퇴하는 등 배수진을 치고 본격 선거전에 나서고 있다.

최근 서구 월평동에 선거사무소를 마련하고 캠프 진용을 갖추고 도심을 돌며 민심을 다지고 있다.

허 전 청장과 함께 민주당에서 유력 후보군으로 분류되는 인사는 이상민(유성을) 의원이다.

지난해 말부터 시장 출마를 염두에 둔 발 빠른 행보로 주목받아 왔다. 이 의원은 대전의 현안사업에 깊숙이 관여하며 해결사의 면모를 보여줬다.

이 의원은 당분간 출마선언 없이 현직 국회의원 신분을 유지하면서 지역 행사에 참석하면서 주민들과 스킨쉽에 나서고 있다.

박영순 청와대 선임행정관도 최근 출마를 결심하고 청와대에 사직서를 냈다. 박 행정관은 조만간 출마선언을 하고 선거전에 가세할 계획이다.

정국교 전 의원도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 경선 참여를 선언했다.

염홍철 전 대전시장도 후보군 선두주자로 거명되고 있어 조만간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에서는 박성효 전 대전시장이 6일 오후 2시 대전시당에서 '고토 회복'의 출마를 선언했다.

민선 4기 대전시장과 국회의원을 지낸 박 전 시장은 그동안 절치부심하다 유성구갑 당협위원장으로 선출되면서 정치 전면에 나섰다.

대전시장 선거만 네 번째가 되는 박 전 시장은 '민주당 책임론'을 전면에 내세우며 설욕을 벼르고 있다.

최근 출마를 선언한 육동일 충남대 교수도 유성을 당협위원장에 선출되면서 광폭을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시사평론가 박태우 한국외대 초빙교수도 지난달 12일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바른미래당에서는 바른정당 출신 남충희 전 대전시당위원장이 대전경제 살리기를 내걸고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국민의당 출신 김세환 전 대전시티즌 사장도 출마 여부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당에서는 대전지역 현안을 놓고 꾸준히 활동을 펼쳐 온 김윤기 대전시당위원장이 출마할 것으로 전해졌다.

6·13선거가 100일 남은 가운데 10여 명의 인사가 직·간접적으로 출마를 선언하며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재 50%대의 높은 정당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민주당이 우세할 것이라는 데는 여야 모두 이견이 없다.

따라서 대전시장의 경우도 민주당 예선이 사실상의 본선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민주당 후보군 가운데 어느 한 명의 우세를 점치기는 현재 어려운 상황이다.

친안(친안희정)과 친문(친문재인)으로 분류되는 허태정 전 구청장과 박영순 행정관을 비롯해 4선 중진으로 특별한 계파가 없는 이상민 의원까지 경선에 가세해 3파전으로 진행될 경우 혼전 양상을 띨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여당 실세인 박범계 의원의 당심(黨心)이 어떻게 작용하느냐 여부도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경선 후유증을 우려하면서도 치열한 경선이 끝난 직후 승자에 대한 지지도 상승이 나타나고 이 여세를 몰아 '컨벤션 효과'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대전지역 민주당 5선 의원인 박병석 의원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상민, 허태정, 박영순 세 명 모두 대전시장 경쟁력이 있다"며 승리를 장담했다.

다만 경선이 과열돼 계파 싸움으로 비치면 유권자의 비판 여론이 높아지면서 야당 후보들의 경쟁력이 올라갈 수도 있다며 경계를 하고 있다.

반면 야당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중도에 하차한 권 전 시장과 권 전 시장을 공천한 민주당 책임론을 부각하며 표심을 흔든다는 전략이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최근 대전 시정 주요 현안에 대해 논평을 내는 등 비판을 이어가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당 박 전 시장은 최근 열린 유성갑 당협위원장 취임식에서 "대전이 잘 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며 "선거에서 당선된 시장이 법 위반으로 3년 넘게 재판을 받아 오다가 결국 작년에 중도에 하차하면서 시민과 시정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고 권 전 시장을 비판했다.

바른미래당도 국민권익위원회 부패방지 시책평가에서 대전시가 2년 연속 최하위 등급을 받은 것에 대해 논평을 내고 "권선택 전 시장을 공천한 민주당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박근혜 국정농단 사태 이후 중도층이 보수정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면서 민주당 지지율이 올라갔으나 대전의 경우 '대전 시정 실패에 따른 민주당 책임론'이 부각되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역 정가의 한 인사는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높은 지지율 등의 영향으로 민주당 경선 승리가 곧 당선으로 연결된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도시철도 2호선과 유성복합터미널 등 각종 현안의 실정과 안희정 성폭력 등 여당의 돌발변수가 작용하면 대전시장 선거의 승패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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