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이종률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2018평창동계패럴림픽대회 개막일인 9일 오후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개회식 문화공연이 열리고 있다. 2018.03.09. / 뉴시스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 500m 결승전에서 일본의 고다이라 선수가 이상화 선수를 안아주는 장면이 성공적으로 끝난 평창 동계올림픽의 최고의 포옹장면으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고다이라 선수의 작은 배려가 우리 국민을 비롯해 친구인 이상화 선수에겐 큰 감동으로 오래도록 남아 있을 것 같다. 고다이라는 일본선수지만 훌륭한 인격을 갖춘 선수이며, 더 놀라운 사실은 직업 스포츠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병원에서 스포츠 장애 예방센터의 직원으로 근무하였으며, 이상화와 비슷한 시기에 데뷔하여 러시아 소치 올림픽까지는 늘 벤치를 지키던 무명의 아마추어 선수였다고 한다.

눈앞에 금메달에 대한 기쁨을 뒤로 미루고, 일본인을 싫어하는 한국인들 앞에서 한국 선수를 진심으로 격려하고 안아주는 모습과 인터뷰 내내 언니를 대하듯 깍듯이 고맙다고 연신 반복하는 모습을 보면서 진정한 스포츠맨쉽을 다시한번 생각하게 해 주었다.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의 수많은 감동적인 경기 중에서도 스피드 스케이팅 500m 결승전은 유독 인상적이다. 고다이라 나오 선수가 올림픽 기록을 세우며 1위로 들어 오는 순간 일본인 관중들의 환호와 박수 갈채가 쏟아지자 고다이라 선수는 이상화 선수의 경기가 아직 남아있기 때문에 조용히 해달라고 했다. 이런 장면을 볼 수 있는것 만으로도 평창올림픽은 가치가 있었다.

반면 중국 쇼트트랙 국가대표로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했던 한 선수는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묻는 질문에 "한국 대표팀이 넘어 졌을때"라는 스포츠맨쉽에 어긋나는 발언을 해 큰 논란이 되었다. 그리고 논란이 많았던 쇼트트랙의 킴부탱(캐나다)선수가 여자 500m결승에서 최민정선수의 실격으로 동메달을 딴 직후 최민정을 지지하는 네티즌의 악플 협박에 시달리기까지 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이후 킴부탱 선수는 한국의 네티즌들을 이해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4년전 동계올림픽 개최 준비때부터 정부와 조직위는 "평창패럴림픽의 성공이 올림픽의 완성이다." 라고 한 목소리로 강조해 왔다고 한다.

헌데, 최근 우리 방송계에서는 정치 및 미투운동 등 자극적인 보도만을 중점적으로 다룰뿐 개최국임에도 불구하고 유럽, 미국, 일본 등 뿐만아니라 심지어 중국의 패럼림픽 방송중계시간 대비 45.0%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충격적인 기사를 접했다.

이종률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필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동계 패럴림픽에서도 '이상화와 고다이라 선수'가 보여준 '하나된 우정'과 같은 페럴림픽 선수들의 또 다른 스포츠맨쉽, 올림픽 정신이 돋보이는 경기를 기대해 마지 않는다. 이번 올림픽을 통해 장애인은 도움을 받는 사람들이라는 편견이 깨지고, 장애인과 장애인 모두 구분 없이 서로에게 용기와 꿈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성공적인 패럴림픽에서 느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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