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나경화 충남 논산주재

자신의 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검찰청으로 자진출석하고 있다. 2018.03.10 / 뉴시스

충남 논산은 최근 안 희정 지사의 여비서 성폭행사건으로 인해 대형 쓰나미가 지나간 듯 지역사회가 패닉상태다. 지난 2013년 5월 10일,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이 박근혜 대통령 방미때 현지 인턴을 성추행한 사건과 2016년 10월 박범신 작가의 성추행 이라는 글이 트위터에 올라와 논란이 된 바 있었다. 이들 모두가 논산 출신들이다.

지역주민들이 더욱 실망스럽고 개탄스런운 것은 안 지사가 지역에서 철웅성같은 지지를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정치적 미래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아낌없는 성원을 자양분 삼아 일약 대권주자 반열에 올랐다. 동시에 충청대망론을 독점하는 정치인으로 압축 성장해 온 미래 논산의 큰 자원이었다. 그러나 이런 모든게 일순간에 무너졌고 모래성이 됐다. 안희정표 정치의 조종이 울린 것이고 충청 정치사의 전무후무한 오욕으로 기록되게 됐다.

이러다보니 시민사회는 물론 지역 정가 역시 6.13 지방선거를 3개월여 앞두고 정치권에 거세게 불어 닥친 미투(Me Too) 바람에 여야 예비후보들이 전전긍긍 하고 있다. 꼭 후보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주변 인물 중 한사람이라도 성추 문에 휘말릴 경우 치명적인 타격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논산은 그동안 안지사의 정치적 쏠림현상이 강한 곳이었기 때문에 타 지역에 비해 파장이 클 수밖에 없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나경화 충남 논산주재

안지사의 성폭력 파문 후 지역정가의 일부 예비후보들은 선거운동을 중단하는가 하면 나머지 예비후보들도 안 전 지사 사태 이후 선거일정을 조정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는 후문이다. 지방의원 출마를 결심했던 일부 후보예정자들은 출마 자체를 포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불거진 성추 문이 대부분 당과 연계되면서 더불어 민주당 소속 예비후보들의 술렁임이 크긴 하지만, 야당 후보들 역시 미투 바람에서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 없는 만큼 긴장하기는 마찬가지다. 아무튼 이젠 지역사회는 이성적인 판단으로 안 지사의 정치이력을 지워야 마땅하다.이는 변명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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